
뷔페에 가면 고기 코너 앞에 줄이 생깁니다. 당연한 일입니다. 그런데 정작 몸에 가장 많이 남는 것은 마지막에 집어 든 후식 한 접시일 수 있습니다. 케이크와 떡이 즐비한 디저트 코너에서, 눈길을 살짝 옆으로 돌리면 거의 모든 뷔페에 빠짐없이 놓여 있는 과일이 하나 있습니다. 노란 빛깔에 새콤달콤한 향기, 파인애플입니다. 고기를 실컷 먹은 뒤 파인애플을 먹어야 한다는 말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그 말은 그냥 상식이 아니라 꽤 정확한 과학입니다.

고기 먹고 파인애플, 우연이 아닙니다
파인애플에는 브로멜라인이라는 단백질 분해 효소가 들어 있습니다. 육류와 유제품, 콩 같은 단백질 식품을 먹은 뒤 이 효소가 위와 소장에서 단백질을 아미노산으로 빠르게 분해하도록 도와줍니다. 뷔페에서 고기를 잔뜩 먹고 난 뒤 몰려오는 더부룩함과 복부 팽만감, 파인애플 한 접시가 그것을 상당 부분 해결해줍니다. 그냥 입가심이 아니라 소화기관의 부담을 실질적으로 덜어주는 역할입니다. 뷔페라는 공간에서 파인애플이 후식 코너에 늘 있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파인애플은 비타민 C 함량이 상당합니다. 파인애플 한 컵(165g)이면 비타민 C 하루 권장량의 88%를 채울 수 있습니다. 망간도 풍부한데, 항산화 효과와 신진대사를 돕는 역할을 합니다. 칼륨, 마그네슘, 엽산까지 들어 있어 영양 밀도로 따지면 케이크나 떡과는 비교 자체가 되지 않습니다. 같은 뷔페 값을 내고 디저트 코너에서 무엇을 집느냐에 따라 몸에 남는 것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브로멜라인은 소화 외에도 염증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갑상선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도 있고, 근육 회복과 피로 해소에도 기여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식이섬유가 풍부해 장 속을 청소하는 역할도 하고, 수분 함량이 높아 뷔페 음식으로 쌓인 나트륨을 배출하는 데도 이롭습니다. 열량은 100g당 약 50kcal 수준으로 낮아, 배불리 먹어도 부담이 없습니다. 달면서도 칼로리가 높지 않으니 다이어트 중인 분들에게도 후식으로 손색이 없습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파인애플은 산도가 높기 때문에 위염이나 역류성 식도염이 있으신 분은 많은 양을 드시면 속이 쓰릴 수 있습니다. 공복에 드시는 것도 같은 이유로 피하는 편이 좋습니다. 뷔페에서처럼 음식을 충분히 먹은 뒤 마무리로 드시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타이밍입니다. 입안이 얼얼해질 정도로 많은 양을 드시기보다, 한 접시 정도를 천천히 즐기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뷔페에서 본전을 찾는 방법은 가장 비싼 것을 가장 많이 먹는 게 아닙니다. 좋은 단백질을 고르고, 채소를 챙기고, 마지막에 파인애플 한 접시로 마무리하는 것. 소화효소가 하루 먹은 것을 정리하고, 비타민과 섬유질이 몸을 추스르는 동안, 케이크를 집어 든 옆 사람보다 훨씬 많은 것을 챙겨 나오게 됩니다. 다음번 뷔페에서는 디저트 코너 앞에서 잠깐 멈추십시오. 그리고 파인애플 쪽으로 손을 뻗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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