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이재명 현상' 만든 뉴노멀… 디테일 파고들고 생중계로 공유했다
②국정운영의 '스트리밍 서비스화'...매주 국무회의 생중계
③하루 평균 X 게시글 1.8건...트럼프 닮은 SNS 국정운영

이재명 대통령이 다음 달 4일 취임 1주년을 맞는다. 이 대통령의 취임 후 1년간의 국정 운영 방식은 역대 대통령들과 확연히 대비되며 '뉴노멀'(새로운 기준)의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뉴노멀의 핵심 요소로 전문가들은 28일 ①디테일한 국정 운영 ②각종 회의 생중계 ③왕성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용을 꼽았다. 이런 특징은 정책 수요자인 국민들에게 효능감을 극대화해 '뉴이재명' 현상으로 불리는 지지층 확장을 이끌었다. '국민주권정부'에 걸맞은 공개 행정으로 민주주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도 있다. 다만 시스템이 아닌 대통령 개인기에 의해 국정이 운영되고 있으며, 정제되지 않은 SNS 메시지도 국정 운영에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①관리비, 생리대 등... 디테일 파고든 국정 운영
이 대통령은 굵직한 과제만큼 민생에 직결된 소재들도 놓치지 않았다. 과거엔 "대통령이 직접 나설 일이 아니다"며 거리를 뒀을 만한 사안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아파트관리비와 교복값, 계곡 정비, 생리대 가격 등이 대표적이다. 대통령의 관심만으로 오랜 기간 풀리지 않던 문제가 해소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의 문제 제기 이후 생리대 업체들이 초저가 제품을 잇달아 출시해 품절 사태가 생겼다. 필리핀에서 황제 수감 논란을 빚었던 마약왕 박왕열의 국내 송환도 이 대통령이 직접 상대국 정상에게 요청하지 않았으면 성사되기 어려웠다.
거대 정책도 방향 제시에 그치지 않고 디테일을 파고들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일몰이란 정책을 직접 띄우며 시장에 강력한 신호를 보냈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 온라인 커뮤니티에 자주 들어가 시장 동향과 정부 정책에 대한 반응을 살피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병진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는 "역대 대통령들은 구체적 이슈에 대한 세밀한 관심은 적었는데 이 대통령은 다르다"며 "미국의 빌 클린턴을 연상시키는 현장형 리더십"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만기친람 리더십은 대통령 관심 사안에 포함되지 않으면 필요한 과제도 뒷전이 될 수 있다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들보다 의제 설정 능력이 뛰어나다"면서 "한국이 선진국이 된 만큼 지도자 한 사람이 슈퍼맨처럼 모든 걸 다 해결할 수 없기에 놓치는 과제들이 없도록 시스템을 잘 관리하는 리더십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안병진 교수는 "이 대통령이 통합돌봄이나 교육 문제와 같은 구조개혁 관련 이슈에도 특유의 유능함을 발휘하면 좋겠다"고 했다.

②국정운영의 '스트리밍 서비스화'... 국무회의 생중계
생중계 확대도 빼놓을 수 없는 특징이다. 이전 정부에서 대통령의 모두발언만 공개했던 국무회의는 현 정부 들어 안건 심의를 제외한 전 과정이 생중계된다. 이 과정에서 장·차관이 질책을 듣는 일도 드물지 않아 국무회의가 열리는 화요일만 되면 관가에 긴장이 흐른다. 정부기관 업무보고와 청와대 브리핑도 생중계로 전환됐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출신 유민영 '플랫폼 9와4분3' 대표는 이에 대해 "모든 것을 중계하는 스트리밍 서비스의 시대에 발맞춘 국정운영을 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유 대표는 "이 대통령은 주류가 아닌 아웃사이더 출신으로서 생중계를 통해 기성 언론 등 '레거시'와의 관계도 새롭게 설정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윤희웅 오피니언즈 대표는 "투명한 행정을 통해 전통적 지지층 외에 정치 저관여층에 대해서도 신뢰를 확보하는 효과가 있었다"면서 "그만큼 정치적으로 공격받을 소재도 늘어나는 위험성도 안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생중계 국무회의에서 일선 학교들이 소풍과 수학여행 등을 기피하는 현상에 대해 "구더기 생기지 않을까 싶어 장독을 없애면 안 된다"고 말했는데, "그 구더기가 교사를 전과자가 되게 하는 극악한 상황"(전교조)이라는 반발이 나왔다.

③하루 평균 X 게시글 1.8건... 트럼프 닮은 SNS 활용
역대 대통령들에게 보조적 홍보 수단에 그쳤던 SNS는 이 대통령에게는 가장 확실한 대국민 메시지 발신 수단이다. 취임 후 이날(28일)까지 이 대통령의 엑스(X·옛 트위터) 게시글은 644건(하루 평균 약 1.8건)에 달한다. 부동산 정책의 경우 X를 통해 가장 먼저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스타벅스의 5·18 광주민주화운동 피해자 조롱 의혹, 삼성전자 파업 위기에 대한 의견도 X를 통해 발신했다.
최영재 한림대 미디어스쿨 교수는 "SNS를 통해 민첩한 의제 설정을 주도하고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비슷한 모습"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전 논란이 되거나 수사를 받았던 개인 신상에 대한 글도 X에 자주 올린다. 역대 대통령들에게서는 볼 수 없었던 모습이다. 사실무근으로 확인된 조폭 연루설을 보도한 언론사에 사과와 정정보도를 요구하고, 취임 전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와 흉기 공격, 일부 언론 보도를 '3대 살해 위협'으로 규정한 것이 대표적이다. 다만 대통령 업무와 개인 신상 관련 메시지 창구가 구분 없이 운영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사실관계 확인이 부족한 게시글의 경우 불필요한 오해를 부르기도 한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어린이를 고문한 뒤 옥상에서 떨어뜨렸다고 주장하는 한 영상을 공유하며 "이게 사실이라면 어떤 조치가 있었는지 알아봐야겠다"고 썼다가 2년 전 촬영됐고 시신이었던 것으로 확인돼 이스라엘 측에서 반격하는 빌미가 됐다. 최 교수는 "대통령 메시지의 무게감과 파급력을 감안할 때 참모진과 논의 없이 즉흥적으로 SNS를 올리는 것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우태경 기자 taek0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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