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MBC 기자, 정당한 취재활동 아냐…설전은 본질 아니다"

박소연 기자 2022. 11. 21.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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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김영태 대외협력비서관, 사의 표명…"尹, 도어스테핑 의지 강해…근본적 검토 위해 중단"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취재진과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김영태 대통령실 대외협력비서관(옛 소통관장)이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대통령실이 윤석열 대통령의 출근길 도어스테핑(약식 회견) 잠정 중단을 결정한 배경이 된 지난 18일 MBC 기자와 대통령실 비서관의 고성 설전에 대해 도의적 책임을 지는 차원이다. 대통령실은 고성 설전의 물의를 빚은 MBC 기자의 징계 여부를 놓고 여론 수렴 중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영태 대외협력비서관이 지난 금요일 불미스런 사고에 대해 도의적 책임을 느낀다며 오늘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김 비서관이 강한 의지를 갖고 사의를 표명해 사표가 조만간 수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의를 밝힌 대통령실 인사는 김 비서관 외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성 설전의 당사자인 이기정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은 자리를 지킨다.

언론인 출신으로 쿠팡 커뮤니케이션 총괄 부사장을 역임한 김 비서관은 윤 대통령 취임 직후 국민소통관장으로 대통령실에 합류했다. 이후 대통령실 직제 개편으로 '대외협력비서관'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취재진과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한편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은 도어스테핑 중단 결정과 관련, 도어스테핑에 대한 윤 대통령의 애착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도어스테핑 중단이 더 나은 국민과의 소통을 위한 결단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 부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 대통령은 누구보다 도어스테핑의 의지가 강했다. 그렇게 6개월 동안 여기 계신 언론인 여러분들과 함께 누구도 해본 적이 없는 도어스테핑 제도를 만들어왔다"며 "도어스테핑을 정착시키고 전통으로 만들려 한 것은 스스로 질문 받고 견제 받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윤 대통령의 의지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러나 고성을 지르는 등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본래 취지를 살리기 어려워졌다는 판단이 들었다"며 "오히려 국민과의 소통을 저해하는 장애물이 될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온다. 이에 근본적인 검토를 통해 국민과 더 나은 소통을 위해 부득이 오늘부로 도어스테핑 중단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당시 현장을 본 분들이라면 그 현장이 국민과의 소통의 장이 아니라 고성이 오가고 난동에 가까운 행위가 벌어져 국민 모두가 불편할 수 밖에 없는 현장이었다"며 "재발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도어스테핑을 계속 유지하는 건 국민과 진솔하게 소통하려는 본래 취지를 오히려 위협받게 되고 국민을 불편하게 만드는 도어스테핑을 유지할 이유가 없다는 판단이 선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도어스테핑 당시 물의를 빚은 기자와 매체에 대한 처분에 대해선 "어떤 방식으로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내부 논의가 진행돼 왔다. 여론 수렴 중"이라며 "다만 대통령실에서는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기 보다 기자단과 협의 속에서 자정이 이뤄지길 바랐고, 논의를 진행하기도 했었다. 특정한 걸(징계 등) 염두에 두고 진행하는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이 21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현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앞서 대통령실 중앙기자실 풀기자단(이하 출입기자단)을 대표하는 간사단은 대통령실로부터 해당 기자를 징계할지 여부를 묻기 위해 운영위원회를 소집해 의견을 청취하고자 요청했으나, 간사단은 "이번 사안은 전적으로 대통령실과 해당 언론사가 풀어야 할 문제"라며 의견을 제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 관계자는 이날 질문을 마치고 걸음을 옮기는 윤 대통령에게 질문을 지속적으로 던진 해당 기자의 행위가 정당한 취재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재차 지적했다. 함께 '설전'을 벌였다고 보도된 이기정 비서관의 지적이 정당했다는 취지로도 언급했다.

그는 "대통령은 누구보다 불편한 질문에 많이 답변한 것으로 기억한다"며 "그런데 대통령이 이미 도어스테핑을 마치고 들어가는데 등에 대고 고성에 가까운 소리를 지르면서 같은 얘기를 두 차례나 반복했다. 저는 그게 정당한 취재 활동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일부 언론에서 이를 기자와 비서관의 설전으로 보도했는데, 비서관은 정당한 취재활동이라 보기 어려운 고성과 소란이 재차 반복돼 그것을 지적했다. 설전은 앞에 있었던 문제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하고 이 사안의 본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도어스테핑 재개 여부와 시점에 대해선 "근본적인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더 나은 방식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확신이 서면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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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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