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난 파키스탄, 식량 배급에 인파 몰려 압사사고 잇따라 [영상]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2023. 4. 2.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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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난을 겪고 있는 파키스탄에서 기업이 지급하는 식량 구호품을 받으려다 몰려든 인파에 시민들이 압사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1일(현지시간) AP 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파키스탄 남부 카라치 지역의 산업지구에서 한 기업이 주관한 라마단 구호품 배급 행사에 인파가 몰리면서 40~80세 여성 9명과 10~15세 미성년자 3명 등 최소 12명이 압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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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난을 겪고 있는 파키스탄에서 기업이 지급하는 식량 구호품을 받으려다 몰려든 인파에 시민들이 압사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파키스탄 소비자물가는 최근 사상 최고치를 찍는 등 전례 없는 경제 위기를 겪고 있다.
1일(현지시간) AP 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파키스탄 남부 카라치 지역의 산업지구에서 한 기업이 주관한 라마단 구호품 배급 행사에 인파가 몰리면서 40~80세 여성 9명과 10~15세 미성년자 3명 등 최소 12명이 압사했다.
파키스탄 경찰에 따르면, 배급소는 공장 내부의 비좁은 장소에 설치됐고 배급을 시작하자 순식간에 600~700명의 인파가 몰렸다. 당시 현장엔 줄을 세우는 등 질서 통제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일부 시민들은 인파에 밀려 덮개가 없는 배수구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피즈 부티 파키스탄 경찰서장은 “공장 경영진이 배급소의 입구와 출구를 별도로 마련하지 않아 몰려든 인파에 출입문이 막히면서 내부에서 사람이 쉽게 빠져나가지 못해 배급소의 밀집도가 엄청나게 높아졌다”며 “좁은 통로에서 줄 맨 끝에 서 있던 여성들과 아이들이 밀려 넘어지면서 희생됐다”고 말했다.
현지 경찰은 라마단 구호품 기부 계획을 당국에 미리 알리지 않은 공장 관리자 등 사건 관련자 8명을 관리 소홀을 이유로 체포했다. 경찰은 향후 구호품을 배급하려는 개인이나 단체는 반드시 당국에 사전 통보해야 한다는 명령을 내리고 공표했다.
최근 파키스탄 정부와 기업들은 이슬람 금식 성월인 라마단 기간을 맞아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식량과 자선금 등을 배급하는 구호 활동을 벌이고 있다. 배급을 진행할 때마다 수천 명의 인파가 한꺼번에 몰려 큰 혼선을 빚고 있다. 현재까지 파키스탄 전국에서 이같은 배급소 압사 사고로 발생한 사망자는 최소 23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현지 경찰은 인명사고가 이어지자 1일 북서부 페샤와르 무료 밀가루 보급소에 몰려든 군중을 향해 최루탄을 발사하는 등 통제에 나서고 있다. 구호품을 둘러싸고 사회적 혼란이 지속되면서 일부 지역 배급소에서는 밀가루 수천 포대가 도난당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파키스탄 인권위원회는 지난달 31일 성명에서 배급소의 부실한 관리 행태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정부에 안전 개선을 위한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파키스탄의 혼란이 역대 최악의 인플레이션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1일 파키스탄 통계청에 따르면 파키스탄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35.37% 올랐다. 특히 식품(47.2%)과 운송(54.9%) 가격이 치솟은 영향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파키스탄 통계청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1970년대 월간 인플레이션을 집계하기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물가가 치솟자 파키스탄 시민들은 해외로 이주하는 사례도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키스탄 정부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이민자 수는 전년 대비 3배 이상 늘었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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