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사우디 방어전 참전 검토…엘시시 "요청 오면 즉각 응할 것"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이 후티 반군의 공격을 받는 사우디아라비아를 방어하기 위한 군사 지원 의사를 공식화했다. 이집트 하원은 18일 긴급회의를 소집해 파병 승인 절차에 들어간다.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예멘 후티 반군의 공격을 받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에 군사적 지원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육군사관학교 졸업식 연설에서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이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요청이 있을 경우 즉각 응하겠다고 말했다. 방어 목적의 군사 개입이 필요해질 경우 이를 승인하기 위한 의회 긴급회의 소집도 요청하겠다고 덧붙였다. 국영 나일 TV는 이집트 하원이 대통령의 요구에 따라 18일 오후 1시 긴급회의를 연다고 보도했다.

"선제공격이 아니라 오직 방어를 위한 것"

엘시시 대통령은 "요청이 있을 경우 의회가 긴급회의를 열어 우리에게 권한을 부여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동시에 "우리의 목적은 누군가를 선제공격하거나 싸우려는 것이 아니며, 오직 방어를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집트 헌법상 국외 파병은 의회 승인을 거쳐야 하는 사안으로, 대통령이 직접 긴급회의 소집을 요청한 것은 사안의 무게를 보여준다. 의회 사무처도 성명을 통해 18일 오후 1시 긴급회의 개시를 공식 확인했다.

"리야드 공항까지 때린 후티"

엘시시 대통령의 발언은 후티 반군이 사우디를 겨냥한 공세를 급격히 끌어올리는 가운데 나왔다. 후티는 사우디의 주요 에너지 시설은 물론 민간 인프라까지 표적으로 삼아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잇달아 감행하고 있다. 지난주 리야드 국제공항 공격에서는 13명이 숨졌다. 민간 항공 인프라가 직접 타격을 받으면서 역내 긴장이 한층 고조된 상태다.

"빈 살만의 카이로행이 남긴 것"

후티의 위협이 커지자 빈 살만 왕세자는 지난달 이집트를 전격 방문해 엘시시 대통령과 회담했다. 당시 양국은 안보 위협 공동 대응과 경제·군사 협력 강화를 논의하며 동맹 관계를 재확인했다. 이번 방어 지원 약속은 그 회담의 연장선에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중동의 전통적 군사 강국인 이집트가 실제로 움직일 경우 예멘 전선의 셈법은 크게 달라진다.

이집트 하원의 18일 긴급회의 결과에 따라 아랍권 최대 규모 지상군의 투입 여부가 갈린다. 사우디가 공식 지원 요청을 할지, 이집트가 어느 수준까지 개입할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중동 안보 지형의 변곡점이 될 수 있는 한 주다. (사진 출처=연합뉴스·다음 이미지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