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단은 이제 끝났다”는 말이 나오던 시대에 제네시스가 정면으로 반박했다. 2026 G80은 단순한 연식 변경을 훌쩍 넘어선다. 벤츠 E클래스와 BMW 5시리즈가 수십 년간 지켜온 ‘수입 세단=고급’ 공식을 국산차가 실질적으로 무너뜨리는 순간이다.
이번 모델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운전석 에르고 모션 시트의 기본화다. 장거리 주행에서 체감하는 피로도를 줄이기 위해 척추 지지력과 시트 포지션이 주행 상황에 맞춰 자동으로 조절되는 기능인데, 이를 기본 사양으로 얹었다. 경쟁 모델들이 수백만 원짜리 옵션으로 걸어 놓은 사양을 기본으로 깔아버린 것이다.

디자인 역시 군더더기를 걷어냈다. 차량 후면에서 제네시스(GENESIS) 레터링 외 모든 문자를 제거했다. 브랜드 하나만으로 충분하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여기에 신규 외장 색상 ‘바트나 그레이’와 ‘세레스 블루’를 더해 총 8종의 컬러 라인업을 완성했고, 스포티한 19인치 신형 휠도 선택지에 올랐다.
패키지 구성도 대폭 단순화했다. 기존 두 가지로 나뉘어 있던 파퓰러 패키지를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Ⅰ·Ⅱ, 빌트인 캠 패키지로 구성된 단일 패키지로 합쳤다. 불필요한 선택지를 줄이고, 소비자가 실제로 원하는 조합만 남긴 결과다.

가격은 2.5 가솔린 터보 기준 5,978만 원부터, 3.5 가솔린 터보는 6,628만 원부터 시작한다. 스포츠 패키지는 각각 6,372만 원, 7,179만 원이며, 절제된 블랙 감성을 극대화한 G80 블랙 트림은 8,243만 원(2.5T)~8,666만 원(3.5T)으로 책정됐다.
실제 시승 후기에서도 “E클래스보다 조용하다”, “정숙성만큼은 국산·수입 구분 의미 없다”는 평가가 쏟아지고 있다. 승차감과 정숙성, 가격 경쟁력 세 가지를 한 차에 쑤셔 넣은 게 2026 G80의 진짜 공략법이다.
세단의 시대가 저물었다는 말은 틀렸다. 세단다운 세단이 없었을 뿐이다. 2026 G80이 그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