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복덩이, 아시안게임선 적으로

대전/강우석 기자 2026. 9. 15.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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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국가대표 왕옌청 인터뷰
한화 선발투수 왕옌청./ 스포츠조선

“(팀 동료) 문현빈이 ‘네 공은 무조건 안타를 치겠다’고 하길래 한국말로 ‘해봐’라고 얘기해줬어요. 하하.”

프로야구 한화 왕옌청(25·대만)이 15일 KT전 선발 등판을 끝으로 잠시 한국을 떠난다. 대만 야구 대표팀에 합류해 아이치 나고야 아시안게임에 출전하기 때문이다. 21일 한국과 대만의 조별리그 B조 첫 경기에 선발 투수로 오를 가능성도 있다. 지난 11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만난 왕옌청은 “만약 한국전에 나서게 된다면 가장 왕옌청다운 좋은 투구를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아시안게임 야구 5연패(連霸)를 노리는 한국의 최대 난적은 대만이다. 개최국 일본은 프로가 아닌 실업 야구 선수들로 엔트리를 꾸렸지만 대만은 왕옌청을 비롯해 린위민(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판원후이(필라델피아 필리스) 등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뛰는 강속구 투수들을 대거 차출했다. 왕옌청은 올해 KBO(한국야구위원회) 리그에서 뛰면서 김도영(KIA), 노시환(한화), 김주원(NC) 등 한국 주요 타자들의 장단점을 속속들이 알고 있다. 왕옌청은 “국가대표 경기는 오랜만이라 긴장할 것도 같은데, 한국과 대결하는 것을 특별히 의식하지 않고 멋진 경기를 할 것”이라고 했다.

일본프로야구(NPB) 라쿠텐 골든이글스 2군에서 뛰었던 왕옌청은 올해 아시아 쿼터로 한화에 입단, 처음으로 프로 1군에서 풀타임 시즌을 보내고 있다. 11승 5패 평균자책점 3.75로 한화 투수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올해 129와 3분의 2이닝을 소화하며 시즌 전 유일한 목표로 삼았던 ’150이닝 투구’ 달성도 가능할 전망이다. 왕옌청은 “어릴 때부터 해외를 오가며 사는 게 꿈이라 일본이나 한국 등 해외 무대에 계속 도전했던 것 같다”며 “사실 (이닝이라는) 목표를 세우긴 했지만 막상 마운드에선 모든 걸 잊고 경기에 집중하게 된다”고 했다. 촘촘한 등판 간격과 잦은 원정 이동에 따른 피로 때문에 지난달 말 폐렴에 걸리기도 했지만 “몸 상태는 이제 완벽하다”고 자신했다.

한화 이글스국내 프로야구에서 맹활약하며 아시안게임 대만 국가대표로 선발된 왕옌청(한화)은 “만약 한국전에 등판한다면 최고 컨디션을 유지해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말했다.

왕옌청의 올해 연봉은 단돈 10만달러(약 1억3000만원). NPB 2군에서 뛸 때보단 크게 오른 금액이지만 수십억 원을 받는 팀 동료 오웬 화이트(미국)나 류현진과 비교하면 ‘헐값’이나 마찬가지다. KBO 아시아쿼터 연봉 상한액(20만달러)의 절반이다. 왕옌청은 “사실 구단도 제가 활약하기 전에 가능성을 믿고 계약을 해준 거라 아쉬운 건 전혀 없다”면서도 “솔직히 엄청나게 큰 금액이 아닌 건 사실”이라고 웃었다. 그는 “매일 경기를 치르느라 돈을 쓸 시간도 없다”며 “쉬는 날엔 오재원과 옷을 사러 다니거나 화이트와 카페에 가서 스트레스를 푼다”고 했다.

왕옌청은 고교생 때부터 K팝 걸그룹 트와이스를 좋아했는데, 지난 7월 잠실 LG전에서 시구자로 나선 트와이스 멤버 나연을 만나 잔뜩 긴장해서 사인을 받는 모습이 화제가 됐다. 왕옌청은 “가수 아이유도 좋아하고, 최근엔 ‘흑백요리사’를 아주 재밌게 봤다”고 했다. 삼겹살이나 막창 등 한국 음식도 가리지 않고 잘 먹는다고 한다.

한국뿐 아니라 대만에서도 ‘스타’가 됐다. 대만 팬들이 대전까지 찾아와 대만 국기를 선물하며 응원하고, 대만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도 많다. 정작 왕옌청은 “제가 진짜 대만에서 인기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며 웃었다. 그는 “최근 팀이 9연패를 당하고 경기장을 빠져나가는데 늦게까지 기다려준 팬들이 ‘괜찮다’고 응원해줘 감동했다”며 “이들을 위해서 정말 최선을 다해 야구를 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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