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노동자 잇단 사망에도…‘구급출동 단골’ 된 쿠팡 물류센터

김해정 기자 2024. 10. 21.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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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영하 6도 강추위에 핫팩 하나로 일하던 노동자가 숨진 쿠팡 동탄물류센터에서 올해만 22번의 구급출동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산재로 인정받은 고 장덕준 씨가 일한 쿠팡 대구 칠곡물류센터에서도 같은 기간 구급출동이 13번이나 됐다.

또 1년 넘게 야간근무하다 숨져 산재로 인정받은 고 장덕준 씨가 일한 쿠팡 대구 칠곡물류센터에서는 같은 기간 13차례 구급출동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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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만 동탄 22건·칠곡 13건 등…“쿠팡, 산재 예방 여전히 미흡” 지적
서울 송파구에 있는 쿠팡 본사. 연합뉴스

3년 전 영하 6도 강추위에 핫팩 하나로 일하던 노동자가 숨진 쿠팡 동탄물류센터에서 올해만 22번의 구급출동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산재로 인정받은 고 장덕준 씨가 일한 쿠팡 대구 칠곡물류센터에서도 같은 기간 구급출동이 13번이나 됐다. 쿠팡이 계속되는 노동자 사망사고에도 산업재해 예방 조처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소방청에 받은 자료를 보면, 쿠팡 동탄물류센터에서 올해 1∼9월 22번의 구급출동이 있었다. 구급출동은 질병, 부상 등으로 응급상황 신고 때 119 구급대원 출동을 말한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의 관계자는 한겨레에 “한 물류센터서 한 달에 2∼3번 꼴로 응급환자가 발생했다는 건데, 이례적으로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쿠팡 동탄물류센터에서 2021년 1월 난방시설 없이 일하던 노동자가, 같은 해 12월엔 전산업무를 하던 노동자가 두통을 호소하다 숨진 바 있다. 또 1년 넘게 야간근무하다 숨져 산재로 인정받은 고 장덕준 씨가 일한 쿠팡 대구 칠곡물류센터에서는 같은 기간 13차례 구급출동이 있었다.

택배기사들의 배송 거점지인 ‘쿠팡 캠프’에서도 구급출동이 이어졌다. 지난 8월 2명이서 해야하는 쿠팡 프레시백(다회용 보냉가방) 적재 업무를 홀로 하다가 쓰러져 숨진 고 김명규씨가 일한 쿠팡 시흥2캠프에선 올 들어 9월까지 구급출동이 9번 있었다. 김씨가 숨진지 일주일 뒤 같은 캠프에서 택배 분류작업을 하던 일용직 노동자가 쓰러져 구급대원이 출동해 다행히 목숨을 건지기도 했다.

이처럼 최근 5년 새 사망사고가 발생한 사실이 보도된 쿠팡 물류센터·캠프 11곳에서 올해 119 구급출동은 64번(9월 기준)에 달했다. 연도별로는 2022년 69건에서 2023년 90건으로 늘었고, 올해도 9월 기준으로 2년 전 수치에 근접했다. 더욱이 사망사고가 보도돼 주소가 확인할 수 있는 11곳만을 따진 것이어서, 다른 사업장까지 고려하면 구급출동 건수는 더욱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 김주영 의원은 “최근 과로사가 발생한 일부 캠프만을 파악했는데도 구급출동 횟수가 굉장히 많았다”며 “사고 발생 이후에도 과로사 예방 조처들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안전 대책 마련을 기업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쿠팡 물류센터와 쿠팡 캠프 노동자들은 각각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 소속으로 회사는 다르지만, 보통 일용직·단기 계약직이라는 점에서 고용형태는 유사하다. 쿠팡 물류센터는 쿠팡이 각 업체에서 구매한 물품들을 모아 1차 분류한 다음 각 지역의 쿠팡 캠프로 보내는 거점이다. 쿠팡 캠프는 이렇게 쿠팡 물류센터에서 1차 분류돼 들어온 택배들을 택배기사들에게 배치하는, 배송의 마지막 관문이다.

김해정 기자 se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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