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의 문명을 가졌을지 모를 지구 외 생명체는 반딧불처럼 빛을 깜박이며 소통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미국 애리조나주립대학교 연구팀은 9일 조사 보고서를 내고 그동안 외계 생명체 탐색은 지나치게 전파 흔적에 의존했으며, 오히려 빛을 이용할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류의 외계인 탐색은 1960년대 미국을 중심으로 구체화했다. 유명한 외계 지적 생명체 탐사(Search for Extra-Terrestrial Intelligence, SETI)가 이 무렵 시작됐다. SETI 프로젝트는 외계인이 전파를 사용할 것이라는 전제하에 우주에서 오는 전파를 수신하고 분석하는 데 중점을 뒀다.

SETI 연구 조직은 머나먼 외계행성으로부터 도착하는 전파신호에 집중했다. 외계문명의 증거로 추측되는 구조물 다이슨 구체(Dyson Sphere, 항성의 에너지를 이용하는 이론상의 거대 구조물)가 방출하는 열 탐색도 병행했지만 빛은 평가절하됐다.
애리조나주립대 카메론 브룩스 연구원은 "그간 외계인 탐사는 인간중심적 편향이 있었다"며 "전파나 열 외의 흔적에 눈을 돌린 우리는 빛을 점멸해 동료와 커뮤니케이션하는 지구의 반딧불이에 주목했다"고 말했다.
이어 "반딧불이가 빛나는 것은 동료들과 소통을 위해서이며, 자신들의 존재를 분명하게 알리고 짝짓기 상대를 찾는다"며 "밤의 숲은 달빛이나 다른 벌레들의 빛 등 광해(빛공해)가 많아 반딧불이는 최소한의 에너지를 사용하는 독자적 리듬의 빛 점멸을 개발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쓸데없는 에너지 소비 없이 빛을 이용하는 외계 지적 생명체의 메시지를 찾기 위해 펄서를 분석했다. 우선 지구에서 약 1만6300광년 이내에 있는 펄서 158개의 데이터를 모았다. 펄서는 등대의 불빛처럼 규칙적으로 빛을 발하는 초고밀도 중성자별이다.
이어 연구팀은 반딧불이를 기반으로 뽑아낸 인공적 신호 패턴을 펄서의 빛 데이터에 적용했다. 이 시뮬레이션 결과, 펄서의 빛 중에서 반딧불이의 규칙과 맞는 신호가 확실히 구분됐다.

카메론 브룩스 연구원은 "펄서가 내는 빛은 인공적인 신호에 비해 84%에서 99.78%나 많은 에너지를 낭비했다"며 "반딧불이의 패턴을 도입한 신호는 극히 적은 에너지만 사용하면서 우주에 가득한 천체들의 빛공해에 방해받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연구원은 "지금까지 천문학은 물리학이 중심이었지만, 향후 지구에 사는 여러 생물들의 지혜를 빌리는 생물학 시점에서 봐야 한다"며 "동식물이 만들어내는 소리를 전자적으로 들여다보는 디지털 바이오어쿠스틱스(Digatal Bioacoustics)가 천문학의 발달을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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