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석유공룡 엑손모빌 리튬 사업 가속화…”테슬라, GM에 공급 논의”
미국 석유공룡 엑손모빌이 테슬라, 포드, 폭스바겐 등과 리튬 공급에 대한 논의에 들어갔다고 3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엑손모빌이 전기차 배터리 핵심 원료인 리튬을 공급하기 위해 주요 완성차 업체들과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엑손은 이 밖에도 국내 주요 배터리 제조업체인 삼성SDI와 SK온과도 리튬 납품에 대한 논의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엑손과 자동차 업체들의 논의는 아직 초기 단계에 있으며 엑손은 리튬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세우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엑손은 회사가 석유 및 가스 생산에 대해 갖고 있는 전문 지식과 리튬 추출 사이에서 “자연스러운 시너지가 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회사가 지하에 있는 소금물에서 리튬을 직접 추출하는 방식을 활용할 것이며 이 방법이 전통적인 리튬 추출법보다 저렴하고 친환경적이라고 설명했다. 대런 우즈 엑손 최고경영자(CEO)는 지난주 2분기 실적발표 후 가진 어닝콜에서 “소금물을 처리해 리튬을 추출하는 것은 우리가 정유소와 화학 공장에서 하는 많은 일들과 일치한다”고 말했다.
엑손은 올해 미국 아칸소주에서 12만에이커(약 485㎢)의 매장지를 1억달러(약 1300억원)매입해 최근 리튬 시추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지역에는 탄산리튬등가물 400만톤이 매장된 것으로 추정된다. 엑손은 이곳에서 연간 10만톤의 리튬을 가공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엑손은 리튬을 독자적으로 생산할지 다른 기업과 협력할지는 정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소식통에 따르면 엑손은 리튬 생산 업체인 알버말과 협력 방안에 대해 협의 중이다.
엑손을 비롯한 미국 주요 석유회사들은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리튬 생산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셰브론, 옥시텐탈 페트롤리엄, SLB도 리튬 사업을 이미 추진 중이거나 관련 사업을 고려 중이다. 전기차 업체들도 리튬 채굴 사업에 직접 뛰어들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는 올해 초 리튬 개발업체인 리튬 아메리카스에 6억5000만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전기차 전환 추세와 리튬을 비롯한 배터리 주요 원료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업계에서는 핵심 원료 부족이 가장 큰 불안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벤치마크 미네랄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며 늘어나는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약 60개의 새로운 리튬 광산과 공장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리튬 공급망 구축에 510억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이날 블룸버그의 보도 후 뉴욕증시에서 엑손과 알버말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각각 2.96%, 2.03%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