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현욱, 단 두 작품으로 증명한 대세 가능성
아이즈 ize 한수진 기자
tvN '스물다섯 스물하나'(2022)에서 철은 없지만 주변 공기를 밝게 만들던 '이쁜이' 최현욱이, 웨이브 오리지널 시리즈 '약한영웅'(이하 '약한영웅', 연출 및 극본 유수민)에서는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최하위 계급에 놓였지만 강한 마음을 가진 10대 수호를 연기했다. 동적인 캐릭터와 눈빛에 은근하게 여러 감정을 중첩한 복합적인 얼굴을 한 역할 사이에 놓인 이 배우는 "연기 잘한다"는 칭찬에 몸 둘 바를 몰라했다. 칭찬에 수줍어하는 얼굴 뒤로 본연의 순수함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최현욱은 어디서든 자신의 얼굴을 새겨놓고야 마는 배우다. 단단한 목소리와 흔들리지 않는 눈빛은 결코 잊기가 어렵다. 수줍음과 어색함은 이내 뒤로 한 채 확신이 깃든 무게감으로 자기 자신과 연기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약한영웅' 액션신에서 상당한 노련함이 보였어요. 연습을 많이 했을 듯해요.
"액션을 3개월 정도 배웠어요. 액션스쿨을 다니면서 자세 교정부터 배웠죠. 그걸 토대로 연습을 반복했어요. 처음에는 이렇게 빡센 액션을 소화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는데 수호라는 역할이 격투기 선수 출신이다 보니 능숙하게 보여줘야 한다는 일념으로 열심히 노력했어요."
수호라는 인물을 어떻게 구축하고자 했나요?
"시은이(박지훈)와 범석이(홍경)와는 다른 텐션을 가지려고 노력했어요. 그래야 더욱 케미스트리가 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현장에서 텐션을 높이려고 노력했어요. 아무래도 수호가 아르바이트를 하고 치열하게 사는 현실적인 면이 나오잖아요. 그런 부분에 이입을 하면서도 학교에서는 또 다른 면을 보여줘야 하니까. 또 수호가 범석이 때문에 변하게 되고, 시은이도 변하는 과정이 있다보니까 그 과정에서 얽혀있는 인물간 관계에서 느끼고 발전시키려고 한 게 커요."
수호의 미세한 감정톤을 캐치하는 게 어려웠을 듯해요. 환경적으로 어려움이 있긴 했지만 남들이 보지 못하는 부분을 볼 줄 아는 사람이기도 한데, 연기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 있다면요?
"아무래도 범석이와 시은이보다 수호의 가정사나 서사들이 많이 보이지 않잖아요. 그냥 직관적인 설정에서 운동선수 출신의 스포츠맨십이 단단하게 묻어나올 거라고 생각했어요. 시은이와도 대비되게 시원시원하게 보여야 더 성숙해 보이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 부분을 염두에 두고 신경쓰면서 연기했어요."
가장 치열하게 존재했던 장면을 꼽자면요?
"아무래도 후반부 체육관 장면이요. 싸움 상대가 전직 UFC 선수에다가 그 친구와 지난 서사도 있으니까. 액션 합들도 치열하게 짰고 리허설도 많이 하면서 정말 거의 모든 체력을 쏟아부을 정도의 액션을 했던 기억이 나요."
청춘물에 연달아 출연하고 있고, 그 안에서 늘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요. 불완전한 청춘을 겪어내고 되고 싶은 어른 그리고 배우의 모습은 뭘까요.
"모토로 삼는 어른은 없고 '스물다섯 스물하나'와 '약한영웅'은 좀 결이 다르긴 하지만 계속해서 배워나가는 점이 공통됐다고 생각해요. 단단함을 가진 친구의 모습 속에서 많이 배웠고, 긍정적이 요소도 저한테 좋게 작용이 돼서 도움을 많이 받고 있어요. 그리고 촬영할 때 친구들한테도 긍정적인 기운을 전달할 수 있으면 했어요."
'약한영웅'을 찍으면서 배우로서 성취감을 느꼈을 때가 있나요?
"수호가 그냥 저 같다는 말을 들었을 때 정말 감사했어요. 결과물을 보면서 정말 여운이 깊이 남았거든요. 계속 돌려보면서 촬영 순간 순간들이 다 기억에 남았어요. 감정선을 깊이 다룬 작품인 만큼 배우들 사이도 깊었어요. 저도 이런 감정은 처음 느껴봐요. 드라마를 끝내고 너무 애틋해서 마음이 요동치고 있어요. 이런 감정들이 처음이라 신기하면서도 마음에 많이 와닿았어요. 홍경 형이랑 박지훈 형도 사랑하게 됐고 또 보고싶어요. 촬영장에서도 이런 감정을 느꼈지만 끝나고 난 후에도 이어진다는 게 되게 의미가 깊은 작품이었구나 싶어요. 많은 작품을 한 건 아니지만 왜 이 작품이 유달리 마음 한 구석을 파고드는지 모르겠어요."
아직 보여줄 모습이 많은 무한함을 지닌 나이인데 어떻게 나아가고 싶나요?
"사실 맡은 역할에 대해서 막 모험을 하고 싶다거나 잘하는 것만 고집한다거나 그런 건 없어요. 항상 다른 면을 보여드리고 싶고 변해가는 걸 좋아해요. 그래서 많은 역할을 연기해보고 싶고, 모험이라면 모험일 수 있는 도전들을 해나가고 싶어요."
유수민 감독이 "나이답지 않게 유연하다"는 말을 했어요. 원래 그런 성격일까요 아니면 노력하는 건가요?
"노력이 많이 들어갔던 것 같아요. 지금도 너무 부족하지만 더 부족했던 경험이 있었거든요. 처음에는 많은 걸 배워가려고 했고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지 고민도 많이 했어요. 그래서 많은 배우 선배님한테 고민상담을 하면서 이야기를 나눴어요. 지금도 계속 배워나가야 하는 시기지만 그런 부분들이 성장에 있어 더 빠르게 달릴 수 있도록 하지 않았나 싶어요."
배우로서 꾸준히 배워나가고자 하는 열정을 갖게 하는 원동력이 있다면요?
"연기를 좋아하는 마음 같아요. 하면 할 수록 더 좋아지고 새로운 것들을 발견하게 돼요. 화면에 계속 담기고 싶어요. 그게 원동력이지 않을까 싶어요. 저도 처음에는 작품에 출연한 저의 얼굴을 아예 못봤어요. 너무 부끄럽고 민망하고 그랬는데 지금은 다 보거든요. 자신감을 가지고 연기를 한다면 그만큼 자신감 있게 보여지는 것 같아요. 점점 잘 나아가고 있구나를 느껴요. '약한영웅'을 보면서도 그랬어요. 나를 계속 채워나가고 배워나가고 있다는 걸요. 성장이 사소하게라도 보이니까 더 자신감을 가지게 되고 열심히 하게 돼요."
어떻게 나이드는 배우가 되고 싶나요?
"제가 지금 가지고 있는 생각들이나 작년에 가진 생각들이 다 달라요. 하루하루 다르죠. 한때는 제 자신이 성숙하다고 생각하던 때가 있었어요. 그런데 돌이켜보니 한 없이 어리고 부족하더라고요. 어차피 제가 가진 생각이 바뀔 걸 잘 알아서 무언가를 정해두지 않고 그저 열린 마음으로 저를 만들어가려고 해요. 스스로에 대한 고민은 많이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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