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기업 기살리기 프로젝트]미생물 활용해 폐수처리…온실가스 저감효과까지

(15)대기·수질관리 전문기업 ‘큐바이오텍’

화학공학·생물학 전공한
박용석 대표 2000년 창업
업체 맞춤형 미생물 생산
최적 처리시설 만들어내
해외 겨냥 기술개발 박차
그린수소 생산도 모색중

대기·수질관리 전문기업인 ‘큐바이오텍’ 박용석 대표가 석유화학공정에서 발생한 폐수를 미생물로 처리하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석유화학은 울산의 주력산업 중 하나다. 석유화학 공정에서는 황화합물, 질소화합물 등이 발생하는데 이를 처리하기 위한 설비·과정이 꼭 필요하다.

 울산 남구 부곡동에 자리한 기업 ‘큐바이오텍’은 미생물을 활용해 석유화학 등 각종 산업활동에서 발생한 폐수와 대기오염물질을 관리하는 전문기업이다.

 큐바이오텍은 업체별로 시료를 받아 가장 최적화된 미생물과 처리 과정을 확보한 후 이를 실제 폐수 처리과정에 적용할 수 있게 관련 설비를 설계하고, 가동을 위한 미생물을 생산해 공급한다. 업체의 폐수 처리 설비를 위탁받아 직접 가동하기도 한다.

 큐바이오텍은 화학공학과 생물학을 전공한 박용석 대표가 지난 2000년 창업했다. 10여년간 직장생활을 하며 석사과정을 마친 박 대표는 연구활동으로 개발한 기술이 실제 현업에 적용되지 못하고 사장되는 것에 아쉬움을 느껴 미생물 활용 폐수 처리 기술을 현업에 적용하기 위해 창업에 나서게 됐다. 박 대표는 미생물을 키우고, 폐수처리 공정에 적용하는 것까지 관련 노하우를 쌓아왔기에 기술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다.

 큐바이오텍 본사에는 업체별로 폐수 처리를 위한 미생물을 생산하는 설비와 업체별 폐수 처리 모델 개발을 위한 실험실을 갖추고 있다. 업체별로 폐수에 포함된 각종 유기물의 종류와 구성비가 다른 만큼 적절한 처리를 위한 최적의 상태를 도출해 내 실제 설비에 적용한다. 폐수 처리를 위해서는 타깃 물질의 먹이가 되는 미생물과 온도, 산소농도 등을 최적의 조건으로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폐수의 종류에 따라 미생물 처리 전·후로 이를 보완할 물리·화학적 처리를 하기도 한다.

 미생물을 활용해 폐수를 처리하게 되면 기존 처리방식인 소각 등에 비해 탄소 발생을 줄일 수 있어 온실가스 저감에도 효과가 있다. 실제로 울산의 한 석유화학업체는 큐바이오텍이 설계한 폐수처리시설을 도입하면서 폐수 처리시설의 소각로 2기 가운데 1기만 가동해 탄소배출량을 50% 이상 줄였다.

 갈수록 환경 기준이 까다로워지면서 질소·인 등 높아진 불순물 처리 규정에 맞춰 기존 폐수처리장을 고도화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 큐바이오텍은 새로운 미생물과 설비 운전방법 등을 개발해 폐수 처리를 고도화하는 작업도 맡고 있다.

 최근에는 석유화학 공정에서 발생하는 폐수 처리 관련 기술을 중국 등 해외에 적용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오염물질 처리에 대한 인식과 관심도가 높아지고 관련 법 등 기준이 까다로워지면서 각국에서 경제성 있는 비용으로 제대로 처리하기 위한 노력이 한창 진행 중이다. 큐바이오텍은 이를 겨냥해 해외시장을 위한 기술개발도 꾸준히 진행 중이다.

 석유화학 공정에서 발생한 폐수 처리 외에도 사업화 모델을 추가로 발굴하고 있다. 박 대표는 폐수 처리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을 포집해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방안도 고심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천연가스를 개질한 ‘그레이수소’가 많이 활용되고 있고, 수전해를 통한 그린수소로 전환을 위해서는 풍력·태양광발전 등을 이용한 재생에너지가 필수적인 만큼 메탄을 활용한 수소 생산이 경제성이 있다고 보고 사업화를 구상 중이다.

 박용석 큐바이오텍 대표는 “이제는 중국 등 해외에서도 폐수 등 환경문제를 방치할 수 없어 폐수 처리 관련 시장이 지속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전북 정읍에 마련한 폐기물 처리공장을 테스트베드 형태로 활용해 폐수를 경제성 있게 활용하는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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