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교훈+현금 1.5억짜리 트레이드, 손아섭 2군 타율 0.278로 반등, 1군 복귀 언제?

4월 14일, 두산이 손아섭을 데려온 날의 논리는 단순했다. 통산 2622안타. KBO 역대 최다안타 기록 보유자. 타선이 막혀 있을 때 경험 많은 베테랑 타자를 붙여 넣으면 뭔가 달라질 것이라는 계산이었다.

트레이드 당일의 숫자는 그 기대를 뒷받침했다. 첫 경기 인천 SSG전에서 홈런 포함 1안타, 2볼넷, 2타점. 두산이 원한 장면 그대로였다. 그러나 이후 한 달이 그 하루를 지워버렸다.

1군 12경기 타율 0.111. 장타율 0.222. OPS 0.417. 득점권 타율 0.125. 수치만 놓고 보면 트레이드 명분을 한 줄도 충족시키지 못한 성적이다. 4월 29일, 손아섭은 2군으로 내려갔다.

문제는 2군에서도 초반 흐름이 좋지 않았다는 점이다. 5월 7일 울산전까지 퓨처스리그 타율 0.167. 숫자보다 더 우려스러웠던 건 타구의 질이었다. 땅볼이 지나치게 많았다. 강한 타구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은 타격 메커니즘 자체가 흔들려 있다는 신호다. 이 상태로 1군에 복귀해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는다.

두산도 그걸 알고 있었다. 김원형 감독은 5월 12일 손아섭에 대한 질문에 "지금 타격 밸런스가 좋아지고 있다는 건 알고 있다"고 답했다. '좋아지고 있다'는 표현은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말의 다른 버전이다. 구체적인 콜업 일정도 함께 공개하지 않았다.

5월 8일부터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다. 울산전 2루타를 시작으로, 9일과 10일 SSG 퓨처스전에서 이틀 연속 2루타 포함 멀티히트. 그리고 13일 상무전에서는 1회 무사 1·2루 상황, 상무 선발 최현석을 상대로 중담 스리런 홈런. 3타수 1안타 4타점 2볼넷 2득점. 결과적으로 최근 4경기 연속 장타가 터져 나왔다.

퓨처스리그 타율은 이날 기준 0.278로 올라왔다. 장타율 0.472, 출루율 0.409. 수치의 방향이 바뀌었다.

중요한 건 단순히 타율이 올랐다는 게 아니다. 땅볼 대신 장타가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같은 안타라도 타구 방향과 질이 다르다. 4경기 연속 장타는 배트 스피드가 돌아오고 있다는 신호이거나, 타이밍이 다시 맞기 시작했다는 증거다. 두산이 성적 자체보다 타격 메커니즘의 안정을 우선 기준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이 추세는 콜업 판단의 실질적인 근거가 된다.

손아섭 본인도 자신의 경쟁력에 대한 인식이 명확하다. 올해 초 방영된 '야구기인 임찬규'에 출연해 그는 "냉정하게 아직 버겁진 않다. 버겁다고 느끼면 다음을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은퇴를 전제로 한 발언이 아니다. 현역으로서 자신의 위치를 계속 검증하겠다는 선언이다.

두산의 현재 1군 타선 상황도 콜업 판단에 변수로 작용한다. 팀 득점력의 기복이 크고, 컨디션이 처진 선수들이 혼재해 있다. 한 자리가 비는 순간, 손아섭이 채울 수 있는 위치는 명확하다.

그러나 두산이 콜업 시점을 서두를 가능성은 낮다. 한 번 보내놓고 다시 올렸다가 또 내려보내는 구조는 선수에게도, 팀에게도 비효율적이다. 13일 경기 이후 김원형 감독의 책상에 올라간 리포트는 결과보다 메커니즘에 초점이 맞춰져 있을 것이다. 4경기 연속 장타라는 수치는 분명히 긍정적인 방향이다. 하지만 리포트의 최종 문장이 "올릴 때가 됐습니다"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손아섭의 트레이드 영입 자체가 잘못된 결정이었는지, 아니면 시기와 상황이 맞지 않았던 건지의 판단도 아직 이르다. 38세 타자가 팀을 바꾼 직후 타격감을 유지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환경이 바뀌고, 투수 데이터가 부족하고, 새 팀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시 설정해야 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 시간을 2군에서 보내는 중이다. 방향은 바뀌었다. 이제 속도가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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