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도피범 느는데…‘경찰·중국 공안 MOU 폐기’ 청원

강한들 기자 2025. 8. 31.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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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 등 감시 빌미’ 사실일까
윤 정부 ‘초국경 범죄 대응’ 체결
청원인 “한국민 인권 침해” 주장
경찰·전문가들 “어리석은 요구”
5만명 동의 넘어…국회 의안 상정

‘한국 경찰이 중국 공안과 맺은 모든 양해각서(MOU)를 폐기하라’는 청원이 5만명 이상 동의를 받아 국회로 넘겨진다. 청원인은 중국 공안부와 한국 경찰청이 맺은 MOU 때문에 한국 국민의 인권 침해가 발생한다고 주장했는데, 경찰과 전문가들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지난 30일 ‘중국 공안과 경찰청의 MOU 전면 폐기 요청 청원’은 5만2874명 동의를 받고 종료됐다. 5만명 이상 동의를 받은 청원은 국회법에 따라 법률안 등 의안에 준해 처리된다. 청원 요지는 ‘경찰청이 중국 공안부와 체결한 MOU를 전면 폐기하고, 앞으로도 MOU 체결을 금지해달라’는 것이다. 청원인 손모씨는 “(중국) 공안이 한국에 거주하는 탈북민, 중국 출신 인권운동가 등을 감시·협박할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알고 보니 이 MOU는 윤석열 정부였던 지난해 5월 개정 체결된 것이었다. ‘초국경 범죄에 대한 대응’ ‘인적 교류 재개’ ‘운전면허 상호 인정 협정 추진’ ‘해외 도피 사범 송환 협력’이 주요 내용으로 담겼다. 처음 체결된 때는 1996년이었다.

경찰과 전문가들은 “황당하고 어리석은 요구”라고 했다. 경찰청은 중국 공안부를 포함해 베트남 공안부, 일본 경찰청 등 32개국 수사기관과 MOU를 맺고 있다. 특히 중국은 보이스피싱, 마약 범죄 등 대응에 협력해야 하는 국가다. 지난해 8월 1900명 이상 피해자로부터 1500억원 이상을 빼앗은 보이스피싱 조직 총책 검거에도 중국 공안과의 공조가 빛을 발했다.

경찰은 각국에서 일어나는 한국 국민에 대한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MOU가 필요하다고 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타국 경찰과의 협력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데 필요하다”고 했다. 김면기 경찰대 교수도 “국제 공조를 단절하자는 것인지, 중단하고 나면 초국경 범죄는 어떻게 하자는 것인지 논의도 없는 무리한 주장”이라고 했다.

중국 공안과의 협력이 ‘한국에 거주하는 탈북민 등에 대한 감시의 빌미를 제공한다’는 주장도 현실성이 없다고 봤다. 경찰은 중국 공안이 한국 거주 탈북민 등을 감시·협박한다면 이는 오히려 ‘주권 침해 행위’로 별도 대응이 필요하다고 했다.

MOU는 각국의 법률, 규정과 수사기관의 권한 범위 안에서 ‘선의를 바탕으로 협력하겠다’는 양해각서다. 경찰 관계자는 “MOU는 구속력이 없다”며 “MOU가 법률을 벗어나 한국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주장은 논리적이지 않다”고 했다.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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