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 연락이 무서워요.." 요즘 5060대 여자들 사이에 퍼지는 이상한 분위기

예전에는 며느리가 연락을 자주 하지 않아 서운하다는 시어머니 이야기가 많았다. 그런데 요즘은 오히려 며느리에게 전화가 오면 순간 긴장된다는 50대와 60대 여성들의 이야기도 들린다.

며느리가 싫어서도, 사이가 나빠서도 아니다. 자식 부부에게 도움이 필요할 때마다 부모가 자연스럽게 해결사가 되는 일이 반복되면서 연락 자체가 부담으로 느껴지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갑자기 연락이 오면 부탁부터 떠오른다

평소에는 각자 바쁘게 지내다가 며느리에게 갑자기 전화가 온다. "어머니, 이번 주 토요일에 혹시 시간 되세요?"

예전 같으면 반가웠을 말인데 이제는 그다음 문장부터 예상하게 된다. 손주를 몇 시간 봐줄 수 있는지, 병원에 데려가 줄 수 있는지, 며칠 동안 아이를 맡아줄 수 있는지부터 생각난다.

물론 손주를 봐주는 것이 싫은 것은 아니다. 문제는 한 번 도와준 일이 어느 순간 언제든 부탁할 수 있는 일이 되어버릴 때다. 거절하면 야속한 시어머니가 될 것 같아 결국 자기 약속부터 취소하는 경우도 생긴다.

돈 이야기가 나올까 봐 마음부터 불편해진다

"요즘 전셋값이 너무 올랐어요.", "애들 학원비가 정말 많이 들어가네요." 며느리는 단순히 힘든 사정을 이야기한 것일 수도 있다. 그런데 이미 자식의 결혼과 집 마련, 손주 교육비 등에 여러 번 돈을 보탠 부모라면 이런 말을 듣는 순간 마음이 무거워질 수 있다.

도와주고 싶은 마음과 내 노후를 지켜야 한다는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기 때문이다. 특히 퇴직 이후에는 부모도 예전처럼 다시 돈을 벌어 채우기 어렵다. 자식에게 한 번 건넨 목돈이 부모에게는 앞으로 10년, 20년을 살아야 할 생활비의 일부일 수도 있다.

거절하는 순간 나쁜 시어머니가 될까 봐 무섭다

결국 가장 힘든 것은 부탁 그 자체보다 "안 된다"고 말하지 못하는 마음이다. 며느리가 손주를 부탁하면 몸이 힘들어도 받아준다. 자식 부부가 경제적으로 어렵다고 하면 자신의 노후자금부터 꺼낸다. 명절에 이번에는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도 혹시 며느리가 서운해할까 먼저 음식을 준비한다.

그러면서 속으로는 힘들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입으로는 늘 같은 말을 한다.

"괜찮아."
"엄마가 해줄게."
"돈 걱정하지 마."

이런 일이 반복되면 어느 순간 며느리의 전화가 반가운 연락이 아니라 또 무엇을 해줘야 할지 모르는 연락처럼 느껴질 수 있다. 며느리가 무서운 것이 아니라, 며느리에게 싫다고 말하지 못하는 자신의 마음이 점점 부담스러워지는 것이다.

좋은 시어머니가 된다는 것이 며느리의 부탁을 모두 들어주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마찬가지로 좋은 부모가 된다는 것도 성인이 된 자식의 문제를 끝까지 대신 해결하는 것은 아니다.

손주를 봐주기 힘든 날에는 힘들다고 말해도 된다. 노후자금에 부담이 되는 부탁이라면 이번에는 어렵다고 이야기할 수도 있다. 처음에는 서로 조금 서운할 수 있어도 그런 선이 있어야 관계도 오래 편안하게 이어질 수 있다.

자식 부부에게도 부모에게도 각자의 생활이 있다. 서로 사랑하면서도 상대의 시간과 돈, 체력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는 관계가 필요하다.

나이가 들수록 좋은 가족은 부탁을 전혀 하지 않는 가족이 아니라, 부탁을 거절해도 사이가 달라지지 않는 가족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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