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위기 극복 손잡자" 韓日협력 새 시대
日, 반도체 수출규제 전격해제 … 韓, WTO 제소 취하
◆ 한일 정상회담 ◆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6일 오후 도쿄에서 한일정상회담을 하고 12년 만에 양국 정상 간 셔틀외교 복원 신호탄을 올렸다. 동시에 양국 수출관리 당국은 일본 측의 수출규제 조치 해제와 한국 측의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취하에 합의하며 한일관계 정상화의 물꼬를 텄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도쿄 임페리얼호텔에서 열린 재일동포 오찬간담회에 참석해 "세계적인 복합 위기, 북핵과 미사일 위협 등 엄중한 안보 상황은 자유, 인권, 법치의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 간에 보다 더 강력한 연대와 협력을 요구하고 있다"며 "특히 이웃 일본과의 연대와 협력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강제징용피해 배상 문제 해법을 선제적으로 발표한 이유가 한일 협력의 중요성 때문이라고 밝힌 윤 대통령은 "한일 양국은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출발점에 서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국 대통령의 일본 방문은 2019년 6월 4년 만이다. 양국 정상 간의 셔틀외교 목적으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2011년 방일 이후 12년 만이다. 두 정상은 양국 외교장관 등이 배석한 소인수회담에서 북한 미사일 도발 등 안보 현안에 대해 논의한 데 이어 경제부총리, 산업부 장관 등이 배석한 확대회담에서 경제협력 방안에 대해 대화했다.
윤 대통령의 방일에 맞춰 한국과 일본 정부도 수출규제 현안 원상 회복을 위한 협의 결과를 발표했다. 일본 정부는 한국의 3개 품목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를 3년8개월 만에 해제했다. 한국 정부도 WTO 제소를 취하하기로 했다. 일본은 2019년 한국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판결 이후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불화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 불화수소 등 3개 품목에 대한 수출규제를 실시한 바 있다. 한일 양국은 '국가 카테고리(화이트리스트)' 조치에 대해서도 조속히 원상 회복되도록 긴밀히 논의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도쿄 현지에서 브리핑을 하고 "양국의 합의는 단순히 수출규제 조치 해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양국 신뢰 구축의 첫발을 내딛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도쿄/박윤균 기자 / 서울 송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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