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전 쐐기골’ 故유상철 묘 찾은 히딩크 “용감한 친구, 고마웠어”

이혜진 기자 2024. 4. 18.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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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룬 거스 히딩크 전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고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의 묘를 찾아 애도를 표했다. /tvN 방송화면 캡처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룬 거스 히딩크 전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고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의 묘를 찾아 애도를 표했다. 히딩크 감독은 당시 주역이었던 유 전 감독을 비롯해 박지성 선수 등을 하나하나 언급하며 영광을 떠올렸다.

17일 방송된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 240회에 네덜란드 출신의 두 거장 2002월드컵 4강 신화의 주인공 거스 히딩크 감독과 서울시립교향악단 얍 판 츠베덴 음악감독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일본 J리그에서 뛸 때 처음 박지성을 발견했다는 히딩크 감독은 박지성 선수의 발전에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히딩크 감독은 “잘 알려져 있진 않아도 훌륭한 선수들을 스카우트 하려고 했고, 박지성은 그중 하나였다”며 “내가 보는 가능성대로 발전한다면 정말 어마어마한 선수가 되겠다고 생각했다. 박지성은 그걸 증명해냈다”고 했다.

히딩크 감독은 2002년 당시 “한국 축구가 매우 폐쇄적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더 개방적일 필요가 있었다. 감독과 선수들이 매주 연습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렇게 환경을 바꿔나갔다”라며 “실패라는 결과에 대해서는 잘 생각하지 않는다. 실패를 받아들이고 다시 일어나서 도전하면 된다. 그게 한국에서 경험한 것들”이라고 했다.

그는 자신의 별명이 ‘오대영(5대 0·월드컵을 앞둔 평가전에서 부진한 성적을 냈다는 의미)’ 감독이었다고 언급하며 “그 당시에는 힘든 길을 가야만 했다. 월드컵까지 1년 반 남은 시점이었고 대한축구협회에서는 16강은 가야 한다고 했었다. 어려운 길을 갈 수 밖에 없었다”며 “초반에는 비난을 많이 받았다. 당시 제 별명도 알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길을 갈 뿐이고 팀을 만들기 위한 여정이었고, 맞서 싸우는 정신을 키우는 중이었고, 월드컵에서 증명했다”고 했다.

2002년 월드컵 폴란드전 당시 첫 골을 넣은 황선홍. /tvN 방송화면 캡처

히딩크 감독은 2002년 월드컵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으로 폴란드전을 꼽았다. 이을용의 어시스트로 황선홍이 첫 골을 넣었고, 유상철의 두 번째 쐐기골로 첫 승리를 거두면서 2002년 월드컵의 첫 승리이자 대한민국 역사상 월드컵 첫 승리로 기록됐다. 그는 “2002년 월드컵 성공스토리에서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전 경기를 떠올리겠지만 저에겐 첫 경기인 폴란드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라며 “이을용의 어시스트를 받은 황선홍의 골 장면이 아직도 생생하다. 처음 승리한 중요한 경기였다. 첫 경기에 이기면서 두 번째 경기도 무난하게 할 수 있다. 이후의 경기는 감독에겐 중요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고 유상철 전 감독을 떠올리며 “유상철이 병으로 세상을 떠나서 너무 슬프지만 (유상철의) 두 번째 골로 첫 경기에서 이길 수 있었다. 정말 의미 있는 경기였다. 큰 한걸음이었다. 팀에게도. 저에게도”라고 말하며 잠시 눈시울을 붉혔다.

이후 고 유상철의 묘를 찾은 히딩크 감독의 모습도 담겼다. 그는 “좋다. 여기 참 좋은 곳이네”라며 “친구 저 멀리 세상 좀 보렴.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말이야. 너와 함께해서 너무 감사했어. 용감한 친구 고마웠어”라고 감사를 표했다. 고 유상철 감독은 지난 2021년 췌장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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