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뜻밖에 "India를 벗어나지 마세요" 경고가 붙은 이유

오역 외국인 안내문 해프닝
'인도'(人道)가 'India'로 오역된 안내문. / '노마딕 인디안'(Nomadic Indian) 유튜브 캡처

22일 한 인도 여행 유튜버가 부산을 다녀온 후 올린 영상에서 우리 지자체의 엉터리 번역이 논란이다.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가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했는데, 엉터리 번역이 잇따라 알려지며 한국의 위상을 해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170만의 구독자를 보유한 채널 '노마딕 인디안'(Nomadic Indian)을 운영하는 디판슈 상완은 영상에서 감천문화마을에서 한 안내문을 보고 황당함을 표했다.

영상에 담긴 안내문에는 ‘위험하오니 사진 촬영 시 펜스를 넘지 마시고 안전하게 인도 쪽에서 촬영하시길 바랍니다’는 글이 한국어, 영어, 중국어로 각각 번역돼 있었다. 그런데 영어로 번역한 문구 중 보행자 도로를 의미하는 '인도'(人道)가 'sidewalk'가 아닌 국가 인도를 뜻하는 'India'로 잘못 적혀있었다. 해당 유튜버는 오역된 글을 보고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인지 모르겠는데, 이걸 찍으러 인도에 갈 사람이 누가 있냐”고 말하며 웃었다.

육회를 'Six times’으로 오역한 한 식당의 메뉴판.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메뉴판, 안내문 등에 오역이 많아 비웃음을 산 사례는 과거부터 여러 차례 있었다. 육회를 'Six times'로, 곰탕을 'Bear soup'으로, 동태찌개를 'Dynamic stew' 등으로 번역하자 2016년 문화체육관광부는 관계 기관과 협의해 한식 메뉴판 등을 바로 잡기로 했다.

하지만 안전과 직결된 공공표지판에서 오역이 발견되는 등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공공표지판 중 안전 관련 사항은 한글로만 적힌 경우가 많고, 번역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도 제대로 번역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공공표지판 외국어 번역 표준 비교. /행정안전부

이 같은 논란이 지속되자 지난해 정부는 대중교통, 관광지, 공사장 등에 설치된 공공표지판에 정확한 외국어가 표기될 수 있도록 지난해 외국어 번역 표준을 제시했다. 그러나 여전히 부족하다는 반응이다.

민간 여행산업 전문 독립 연구기관 야놀자리서치가 발표한 '2024년 상반기 대한민국 인바운드 아웃바운드 관광 보고서’를 보면 2024년 상반기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는 770만1407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4% 증가한 수치다.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 상반기와 비교하면 91% 수준까지 회복된 수준이다.

/이소연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