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산 155㎜ 포탄, K방산 '수출 효자'로…연 20만~25만발 생산 능력 추정

155㎜ 포탄은 한 번 팔고 끝나는 무기가 아니다. 훈련과 평시 비축을 위해 계속 보충해야 하는 소모품이라는 점이 한국 방산의 수출 구조를 떠받치고 있다.

155㎜는 포탄의 지름을 뜻하며 미국과 유럽 등 서방권 포병이 널리 쓰는 표준 구경이다. K9 자주포 같은 플랫폼과 묶여 팔리는 데다, 쏜 만큼 다시 채워야 해 반복 수요가 발생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2022년부터 수요가 급증했지만 각국이 단기간에 부족분을 메우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탄약 생산 기반을 꾸준히 유지해 온 한국이 대안 공급처로 떠오른 배경이다.

"하루 5만발이 사라지는 전장"

2023년 초에는 러시아군이 하루 약 5만발, 우크라이나군도 최대 6000~7000발의 포탄을 쏜 것으로 전해질 만큼 소모량이 많았다. 우크라이나 지원 물량이 늘면서 각국의 비축용 포탄 수요까지 동시에 뛰었다. 미국과 유럽이 생산량을 늘렸지만 부족분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미국·독일·영국·프랑스도 155㎜ 탄약을 만들 기술과 설비를 갖추고 있으나, 전시 수준의 수요를 감당할 만큼 생산 기반을 유지해 온 나라는 많지 않았다.

"1977년에 시작된 국산화"

한국이 155㎜ 포탄 생산 기반을 갖출 수 있었던 것은 1970년대 자주국방 정책 덕분이다. 1977년 KH179 견인 곡사포 개발로 포병 전력의 국산화가 시작되면서, 탄약생산업체였던 풍산이 같은 해 155㎜ 포탄 개발에 나섰고 그해 하반기 초도 양산에도 성공했다. 당시에는 미국산 포탄을 참고했지만 약 50년이 지난 지금은 완전히 국산화된 상태다. 표준 포탄 한 발은 길이 약 80㎝, 무게 약 40㎏ 수준이다. 생산량은 군사 기밀이라 공개되지 않지만 업계에서는 연간 20만~25만발 수준으로 추정한다.

"장약·신관까지 몸값이 올랐다"

표준 155㎜ 포탄 한 발 가격은 과거 200만~30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으나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공급 부족으로 크게 올랐다. 탄체뿐 아니라 장약과 신관까지 공급망 전체의 몸값이 상승했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3년 11월 영국 BAE시스템즈와 1759억원 규모 장약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스웨덴과도 2024년에 이어 2025년 10월 약 1500억원 규모 추가 계약을 맺었다. 미국 아칸소주에는 약 22억달러(3조원)를 투입해 추진장약 생산 공장 건설도 추진한다.

글로벌 시장의 포탄 개발 경쟁은 '더 멀리, 더 정확하게' 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한국은 사거리를 30% 이상 늘린 신형 155㎜ 사거리연장탄의 체계 개발을 2023년 마치고 양산에 들어갔으며, 내년까지 3754억원이 투입된다. 포탄도 플랫폼처럼 단순 수출을 넘어 현지 생산으로 공급망 안에 들어가려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사진 출처=조선비즈·풍산, 다음 이미지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