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시술제품 생산기업 울트라브이가 상장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하며 본격적인 기업공개(IPO) 절차에 착수했다. 당초 2020년까지 기술특례 트랙으로 상장에 나섰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일정이 지연됐다. 이번에 대표주관사를 교보증권으로 교체하며 스팩 합병으로 새롭게 도전하는 만큼 완주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울트라브이는 3월26일 교보13호스팩과 합병하기 위해 한국거래소에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울트라브이가 교보13호스팩을 흡수합병하는 소멸 방식이다. 일정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7월 주주총회를 거쳐 9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다.
울트라브이는 합병가액을 1만1047원으로 제시했다. 교보13호스팩과의 합병비율은 1대0.1810446이다. 합병가액 산출 과정에서 울트라브이의 기업가치(영업가치+비영업자산가치)는 1006억원으로 평가됐다.
세부적으로 보면 울트라브이는 2029년까지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되는 순현금흐름의 현재가치를 325억원으로 제시했다. 이를 영구현금흐름의 현재가치 649억원과 더해 영업가치 974억원을 산출했다. 여기에 비영업자산과 이자부부채를 더한 뒤 발행주식 총수로 나눈 수익가치는 주당 1만4304원이다.
이 수익가치를 자산가치와 1.5대1 비율로 가중산술평균하면 본질가치(합병가액) 1만1047원이 나온다. 합병신주 등을 고려해 최종적으로 추산된 상장 이후 시가총액은 817억원 정도다.
2012년 설립된 울트라브이는 미용의료기기·의약품, 화장품을 제조하는 회사다. 국내 최초로 '녹는 실'을 개발해 리프팅 사업 분야에서 입지를 키웠다. 대표 제품은 PDO(Polydioxanone) 성분의 콜라겐 주사제 울트라콜이다. 현재 아시아와 유럽, 남미, 중동 등 전 세계 50여개국에서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다.
울트라브이는 2017년경부터 상장을 추진했다. 당시 대신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상장 작업에 돌입했다. 하지만 실적성장세를 반영해 기업가치 제고를 노리며 상장 일정을 미뤘다.
이후 2020년에는 KB증권과 유안타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기술특례상장을 준비했다. 울트라콜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 허가를 받은 만큼 기술을 앞세우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미용의료기기 시장이 급격히 위축됐고 상장 일정도 지연됐다.
이번에는 교보증권과 손 잡고 스팩 상장에 도전했다. 회사는 지난해 4월 자회사 울트라브이팜을 합병하며 상장 채비에 나섰다. IPO 추진에 앞선 정지작업의 일환이다. 합병 과정에서 울트라브이팜의 현금과 매출채권, 재고자산 등을 신규 자산으로 편입했다. 또 울트라브이팜이 취급하던 건강기능식품, 식음료제조업이 울트라브이의 새로운 사업목적으로 정관에 추가됐다.
몸값 눈높이를 낮춰서라도 공모절차 없이 상장이 가능한 스팩을 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벤처업계 관계자는 “투심이 약하고 시장이 어려울 때는 수요예측을 거치지 않고 증시에 입성할 수 있는 스팩이 나을 수도 있다”며 “오랜 상장준비 과정에서 쌓인 피로감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