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증상 없는 간·췌장암, 복부초음파 조기 검진이 중요

간암과 췌장암은 소리 없이 다가와 생명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암이다. 별다른 증상이 없어 뒤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많은 데다 발생률 대비 사망률도 높다.
이러한 질환을 비교적 빠르게 발견하기 위해선 장기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복부초음파 검사를 주기적으로 받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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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창범
· 내과 전문의
· 소화기내시경 세부전문의
· 365잘봄내과의원 대표원장

최근 우리나라의 간·췌장암 유병 실태는 어떤가?
2022년 기준 간암은 한국 전체 암 발병률 가운데 7위를 차지했다. 특히 40~50대에서는 간암이 암 사망 원인 1위를 기록했다. 간암에 이어 현재 우리나라에서 여덟 번째로 많이 발병하는 암이 췌장암이다. 최근 환자가 조금씩 늘고 있는데, 2040년에는 2017년보다 2.3배 증가한 1만6000명에 이를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구화된 식습관, 운동 부족, 당뇨, 비만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현재 간·췌장암의 생존율은 어느 정도인가?
간암과 췌장암 모두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암이 상당히 진행된 후에야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간암은 이미 한참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될 뿐 아니라 다른 질환도 동반하기 때문에 예후가 좋지 않은 암에 속했지만, 최근 치료 기술이 크게 발전하면서 5년 생존율이 38%로 증가했다. 반면 췌장암은 발견하기 어려운 만큼 치료율이 낮고, 사망률은 높다. 췌장암 진단을 받은 뒤 5년 생존율은 약 10%다.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겠다
그렇다. 검진 목적의 검사로 우선 고려할 수 있는 것이 복부초음파다. 복부초음파는 방사선 노출이 없고, 비교적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복부초음파 검사에서 암이 의심될 경우 복부 CT, 해당 장기 MRI 등 추가 검사를 진행해 암을 확진하고 병기, 전이 여부를 판단한다. 간암은 증상이 없더라도 복부초음파를 통해 비교적 쉽게 진단할 수 있다. 췌장은 몸속 깊이 위치해 복부 CT, MRI 등을 이용해야 진단이 더 정확하지만, 아주 미세한 병변이 아니라면 초음파로 어느정도 관찰이 가능하다.

복부초음파 권장 시기나 주기가 있나?
40대부터는 소화기계 질환이 발병할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복부초음파 검사를 주기적으로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2년에 한 번씩 받는 국가 건강검진 주기에 맞추면 편리하게 검사를 받을 수 있다. 만약 복부초음파에서 이상이 발견됐다면 6개월에서 1년 뒤에 추적 관찰을 하는 것이 안전하다. 40대 미만이어도 복통, 소화불량, 복부팽만, 체중감소, 황달 등의 증상이 있다면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간암, 담낭암, 췌장암 등 소화기 암 가족력이 있거나 간질환 위험성이 높은 B형간염 보균자라면 반드시 검사를 받을 것을 권한다.

복부초음파를 통해 발견할 수 있는 질환에는 어떤 것이 있나?
간암과 담낭암, 담도암, 췌장암, 신장암은 물론 지방간, 간경변, 간낭종, 간혈관종, 담낭결석, 담낭용종, 담도암, 췌장혹, 비장비대, 신장낭종, 신장결석 등 다양한 질환을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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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부초음파의 정확도는 어느 정도인가?
민감도를 정확하게 수치로 표현하기는 어렵다. 장기에 따라 정확도가 달라지는 것은 사실이다. 간은 정확도가 높고, 담낭은 체형에 따라 잘 보이지 않는 경우가 있어 의료진의 테크닉이 필요하다. 췌장의 경우 몸속 깊숙한 곳에 위치하고, 위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모든 부분을 완벽하게 관찰하기는 조금 어렵다. 췌장에서 이상 소견이 의심될 경우 CT 등의 추가 검사를 병행하는 이유다.

복부초음파를 받기 전 준비해야 하는 것이 있나?
6시간 이상 금식해야 한다. 이때 물도 마시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물을 마시면서 공기도 같이 삼키기 때문에 검사의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다. 또 본인이 현재 겪고 있는 소화기계 증상이나 가족력, 기존에 갖고 있던 병력을 의료진에게 미리 알리는 것이 좋다.

간·췌장암 진단을 받으면 어떤 치료를 받게 되나?
간암은 암이 얼마나 진행했는지를 나타내는 TNM 병기, 간 기능 정도를 보여주는 차일드 퓨 등급, 전반적인 몸 상태를 고려해 수술 방법을 결정한다. 암이 많이 진행되었거나 간 기능, 전신 상태가 좋지 않을 때에는 간경변증의 합병증이나 통증에 대한 치료를 시행한다. 간암 자체에 대한 치료가 가능하다면 간절제술, 간이식, 에탄올 주입술이나 고주파 치료술 등을 시행한다.
반면 췌장암은 수술이 가능한 경우가 20%에 불과하다. 절제가 가능한 위치에 있으며, 전이가 없어야 하고, 췌장을 둘러싼 혈관을 자를 수 있어야 수술이 가능하다. 수술이 어려운 환자들은 항암치료를 받는다. 만약 암의 상태가 두 사례의 중간 단계라고 판단되면 항암치료를 먼저 하고 수술을 진행하기도 한다.

간·췌장암 의심 증상은 무엇인가?
우측 위쪽 배에 통증이 생기거나 덩어리가 만져지는 경우, 체중이 급격하게 줄어들거나 위약감, 소화불량, 황달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간암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췌장암의 경우 식욕 저하, 체중감소, 소화불량, 황달 등과 함께 명치 부근 상복부 통증이 발생하거나 등허리로 뻗치는 듯한 통증이 발생한다.

간, 췌장 건강을 위한 생활 습관을 알려달라
간 건강을 지킬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간염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하는 것이다. 간암 환자 중 75%가 B형간염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항체가 없다면 반드시 예방접종을 맞아야 한다. B형간염 바이러스 보균자라면 간초음파, 간암 종양표지자 피검사 등 정기검진을 받고, 40대 이상에서는 복부초음파 검사를 받는 것을 권한다. 그뿐 아니라 간과 췌장 모두 절주, 금연, 체중 관리가 이루어져야 하며, 당뇨 환자라면 혈당 관리를 잘해야 한다.


ㅣ 덴 매거진 2024년 10월호
에디터 김보미 (jany6993@mcircle.biz)
사진 송승훈 포토그래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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