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금 몰리는 데이터센터…건설사들이 새로운 먹거리로 선정한 이유는?

최근 국내 부동산 시장에서 ‘데이터센터’가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경기침체 우려로 부동산을 비롯한 다양한 투자 시장이 위축됐지만, 데이터센터와 관련된 투자는 오히려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리얼캐스트가 알아봤습니다.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새로운 먹거리 ‘데이터센터’

데이터센터(Data Center)는 기업의 방대한 정보저장을 위한 서버, 네트워크 회선 등을 제공하며,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통합·관리하는 인프라 시설을 의미합니다. 통신기기인 라우터와 수많은 서버, 안정적인 전원 공급을 위한 UPS(Uninterruptible Power Supply, 무정전 전원 장치) 등으로 구성되며, 인터넷과 연결된 데이터를 모아두었다는 의미로 ‘IDC(Internet Data Center)’로 불리기도 하는데요.

그동안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은 SK브로드밴드, KT, LG유플러스 등 통신사를 주축으로 이뤄졌습니다. 정보기술(IT) 기업이라는 특성을 이용해 일찍이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여 시장을 선점했죠. 실제로 국내 이동통신 3사가 점유하고 있는 데이터센터만 30개에 이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데이터센터가 부동산 업계에서 독립된 자산 및 섹터로 떠오르면서 통신사가 독점하던 데이터센터 시장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자산운용사, 사모펀드, 디벨로퍼 등 신규 투자자가 증가하면서 데이터센터에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죠.

지난해 10월,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카카오 서비스 장애 역시 데이터센터에 대한 높은 수요를 불러 일으켰습니다. 현재 데이터센터를 갖춘 기업들은 화재 등의 재해를 대비해 복수 데이터센터에 정보를 저장하는 이중화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번 카카오 사태를 계기로 안정적인 재해 복구시스템 구축을 검토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연평균 6.7% 성장률 기대…데이터센터가 주목받는 이유

미국 시장조사업체 아리즈톤에 따르면,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 규모는 앞으로 연평균 6.7%씩 성장세를 기록하며, 2027년에는 약 8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는 지난 2021년 39억 달러(약 5조300억원) 대비 50% 이상 상승한 수치인데요. 데이터센터의 개수 역시 2021년 177개에서 2023년에는 202개까지 늘어날 곳으로 예상됩니다.

데이터센터 사업이 이처럼 주목받게 된 이유는 ‘클라우드 서비스’의 폭발적인 성장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IT 인프라 시장이 클라우드 서비스 중심으로 변화하면서 데이터센터에 대한 기업들의 수요가 대폭 증가했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미국 시장조사업체 가트너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전 세계 클라우드 시장 규모는 3,069억달러(약 350조원)에 육박합니다. 이는 전 세계 IT관련 지출 중 무려 1/3에 달하는 금액이죠.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가 발표한 자료만 봐도 국내 클라우드 시장 역시 2025년까지 연평균 15%의 성장률을 보이며 2조2,189억원의 매출 규모를 이룰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데요. 이에 따라 데이터센터 투자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주택시장 침체에 사업 다각화…데이터센터 사업에 뛰어드는 ‘건설 업계’

한편, 국내 건설사들 역시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데이터센터 사업에 주목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기준금리와 원자재값 상승으로 인해 주택시장이 위축되면서 과거 시공에만 그쳤던 데이터센터 사업을 지분투자, 운영 등의 영역까지 확장하고 있는 추세인데요.

가령 GS건설은 경기 안양시 동안구에 지하 3층~지상 9층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조성하고 있습니다. 영국계 사모펀드 액티스·파빌리온자산운용과 함께 지분 투자를 통해 개발 사업에 참여 중이죠. 그동안 국내 건설사들이 데이터센터를 시공한 경험이 있었지만, 개발 단계부터 참여한 것은 GS건설이 처음입니다. 특히 GS건설은 지난 2021년, 데이터센터 운영에 특화된 자회사 ‘디씨브릿지’를 설립하기도 했습니다.

작년, 6월 가산아이윌 데이터센터 신축공사 수주에 성공한 DL건설도 이번 사업을 발판으로 디벨로퍼 사업자로 변환을 꾀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가산아이윌 운영사로서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KT클라우드와 MOU까지 체결했는데요. DL건설은 향후 KT클라우드와 함께 자체 또는 외부 인터넷데이터센터(IDC) 개발 사업을 위한 부지 발굴 및 프로젝트 개발, 기술 협력 등을 추진한다는 방침입니다.

보성산업은 미래전략사업으로 데이터센터 사업을 선정하고, 경쟁력 확보를 위해 ‘데이터센터 파크팀’을 신설했습니다. 보성산업이 전남 해남에 개발 중인 솔라시도 기업도시 내 대규모 데이터센터 조성을 위해 ▲국내외 빅테크 기업의 투자유치 업무 ▲전력·통신망 등 데이터센터 인프라 조성 ▲정부 및 지자체 관련 정책 업무에 집중할 예정입니다.

다만, 건설사들의 경우 데이터센터 시공 능력은 갖췄지만 운영할 수 있는 전문 인력과 기술이 전무하다는 점은 문제점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데이터센터 시공에만 그쳤던 건설사들이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IT와 밀접하게 연관된 특수 영역이다 보니 한계가 존재할 것”이라며 “자체적으로 데이터센터를 운영할 수 있는 IT기업들이 시장에서는 더 유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