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생명, 요양사업 시기 '고심'…"올해도 불투명"

서울 서대문구 NH농협생명 전경 /사진 제공=NH농협생명

NH농협생명의 요양사업 진출이 올해도 불발될 듯하다. 농촌 기반의 '지방 거점'이라는 정체성과 수도권에 국한한 '수익성' 등 고려할 요소가 많아 단기간 내 결정을 내릴 수 없다는 전언이다.

2일 보험 업계에 따르면 농협생명은 신사업추진단에서 요양사업을 포함한 신규 사업 전반을 검토하고 있지만, 기존에 구성했던 '요양사업 태스크포스(TF)'는 올해 들어 가동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일본 디지털요양사 젠코카이 산하 젠코종합연구소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윤해진 당시 농협생명 대표가 일본 현장을 직접 방문하는 행보를 보인 것과 대비된다.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 계열 생명보험사 가운데 요양사업 자회사를 보유하지 않은 곳은 NH농협생명과 최근 우리금융에 편입된 동양생명뿐이다. 다만 동양생명은 새로 출범한 뒤 시니어 특화전략을 내세우며 요양사업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KB라이프생명은 자회사인 KB골든라이프케어에 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고 KB골든라이프케어는 이 자금을 활용해 사업 확장에 나섰다. 같은 달 하나생명은 자회사 하나더넥스트라이프케어를 설립했으며, 신한라이프케어는 지난해 말 첫 요양시설인 분당데이케어센터를 개소하며 본격적인 출발을 알렸다.

업계 관계자는 "요양사업은 간병 수요 증가와 맞물려 헬스케어·간병보험 등과의 연계 가능성이 높은 분야"라며 "정체된 생보사의 신성장 영역으로 주목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농협생명이 요양사업 추진에 소극적인 것은 지역 기반의 특수성에 기인한다. 요양사업은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운영해야 수익이 난다. 수익성만 보고 수도권에만 요양시설을 설립하면 농협 브랜드의 특성상 수도권 집중에 대한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또 다른 관계자는 "요양시설은 입지에 따라 수익성에서 큰 차이를 보여 (인구가 적은) 지방에서 운영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수익성이 있는) 수도권에 진출하면 지역사회 기여에 소홀하다는 비판도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욱이 요양사업은 용지 확보, 시설 임대 등 초기 투자비용이 커 자본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사실상 유지하기 어렵다. 하나생명도 올해 순이익이 흑자전환해 요양 자회사 설립을 구체화할 수 있었다.

반면 농협생명은 자본여력이 상대적으로 넉넉하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경과조치 전 신지급여력제도(K-ICS) 비율은 253.9%로, 업계 평균인 184.2%를 크게 웃돈다. 그러나 자본확충과 별개로  농협생명 내에서는 요양사업을 당장 추진하기 어렵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생명 관계자는 "올해 요양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그렇다고 손을 완전히 뗀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박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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