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약은 3초, 취소는 30분?”…소비자 울리는 ‘이것’ 뭐길래
소비자원 “전형적인 다크패턴…제도 개선 시급하다”
제주 지역 렌터카 업체 상당수가 예약은 간편하게 할 수 있도록 설계하면서도 취소는 복잡하고 번거로운 절차를 거치게 해 소비자의 권익을 침해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예약은 간편, 취소는 복잡…“소비자 권익 침해”
한국소비자원은 지난 5~6월 제주에서 단기 렌터카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 중 차량 보유 대수 기준 상위 14개 업체를 선정해 예약 및 취소 절차를 조사했다.
10일 조사 결과에 따르면 13개 업체가 웹사이트나 모바일 앱을 통해 손쉽게 예약을 진행할 수 있었다. 이 중 9곳은 취소나 변경 시 전화 통화나 홈페이지 게시판 등을 통한 별도의 문의 절차를 요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매·계약 시 사용한 방식과 다른 방식으로만 해지·취소가 가능하도록 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는 전자상거래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소비자가 클릭 몇 번으로 예약은 가능하지만, 취소하려면 불편한 절차를 거치도록 유도하는 방식은 다크패턴으로 분류된다.
조사 대상 업체 중 5곳은 예약 시 취소 수수료 기준을 명확히 고지하지 않았다. 2개 업체는 ‘대여약관’과 ‘문의 게시판’ 등 안내 위치에 따라 서로 다른 수수료 기준을 고지하고 있었다.
소비자원은 “소비자가 예약 취소 규정을 명확히 인지할 수 있도록 표시하고, 예약과 취소 절차를 동일한 경로로 제공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공정거래 질서 훼손”…전문가들 제도 개선 촉구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가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을 방해하는 구조적 문제라고 지적한다.
한 공정거래 전문가는 “예약은 단 몇 번의 클릭으로 가능하지만, 취소는 복잡하고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소비자가 원하지 않는 서비스를 그대로 이용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자상거래법 취지에 어긋날 뿐 아니라 공정한 거래 질서를 심각하게 훼손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렌터카 사업자는 취소 절차에도 예약과 동일한 수준의 편의성을 제공해야 한다”며 “취소 수수료 기준 역시 명확하고 일관되게 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와 지자체의 지속적인 모니터링, 다크패턴 규제 강화, 플랫폼과 사업자 간 책임 구조 명확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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