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기술 노하우 절실한 사우디 … 韓중기 성장 적극지원"
中 신뢰 떨어지고 日 성장 정체
산업생태계 살아있는 韓 기업
사우디의 미래 비전에 더 부합
◆ 사우디에 韓 중기산단 ◆
"사우디아라비아는 모든 산업군에서 필요로 하는 자원의 80%를 보유하고 있다. 세계적 기술력을 갖춘 한국의 강소기업들과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나선 사우디가 서로 '윈윈'하는 상징적인 첫 사례가 될 것이다."
매일경제신문과 만난 파이살 압둘아지즈 사우디국제산업단지회사(SIIVC) 대표(사진)는 "한국 중소기업들이 사우디를 거점으로 중동 시장에 진출해 중견·대기업으로 성장하도록 물심양면으로 돕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SIIVC는 사우디얀부왕실협회(Saudi Yanbu Royal Commission)와 공식 협약을 통해 '사우디·한국 산업단지 프로젝트(SKIV)' 추진을 지원받고 있는 곳이다. SKIV는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석유 중심 경제 구조에서 탈피하기 위해 추진하는 국가 프로젝트 '비전 2030 프로젝트' 중 하나다.
압둘아지즈 대표는 "사우디는 한국의 최대 원유 공급국이자 해외 건설 수주국으로서 지난 60년간 한국과 견고한 신뢰 관계를 맺어왔다"며 "비즈니스 관계로 만나더라도 서로 솔직하고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이라는 점에서 한국이 가장 매력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신뢰도가 떨어진 중국이나 성장이 정체된 일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산업 생태계가 살아 있는 한국 기업이 사우디의 비전에 더 부합했다는 것이다.
50년 전 건설 근로자로 왔던 한국인이 이제는 첨단 기술의 대명사인 자동차와 휴대폰 등을 들고 와 사우디인들을 매료시키면서 한국의 뛰어난 산업화 경험을 배워야 한다는 인식도 작용했다. 압둘아지즈 대표는 "한국은 매년 비약적인 속도로 기술력을 고도화하고 있는 전 세계에서 몇 안 되는 국가"라며 "전기차와 바이오, 로봇 등 한국의 제조 기반 시설을 사우디에 현지화하면 우리도 노하우를 습득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사우디 내 높은 실업률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우디 정부는 친환경 에너지, 엔터테인먼트, 첨단 기술 등 미래 산업을 중심으로 경제 구조를 재편하겠다는 구상을 내놓고 글로벌 기업과 인재 유치에 나서고 있다. 2024년부터 사우디 내에 지역본부를 두지 않은 회사와는 계약하지 않는다는 방침도 내놨다. 반면 중동 거점을 사우디로 옮겨 오는 회사에는 자국민 의무 고용 면제, 세제 감면 같은 혜택을 제공한다. 이 같은 구상의 일환인 SKIV 프로젝트는 2021년 사우디얀부왕실협회와 SIIVC 사이에 '사우디·한국 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구체화됐다.
압둘아지즈 대표는 "사우디·한국 산업단지에 입주하는 한국 중소기업들이 중동 최대 시장인 사우디를 거점으로 걸프협력회의(GCC) 국가에 진출해 향후 중견기업과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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