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들 성공했구나" 부모님도 단번에 알아보는 이 세단의 '블랙' 카리스마

솔직히 말하자면, 제네시스 G80를 향한 수입차 오너들의 시선은 오랫동안 곱지 않았다. "국산 고급차"라는 표현 자체가 어딘가 모순처럼 들리던 시절이 있었고, 필자 역시 그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그런데 2025년형 이후 제네시스 G80 블랙 3.5T AWD를 들여다보면서 그 생각을 조금씩 고쳐 잡게 됐다.

제네시스 G80

제네시스 G80는 브랜드의 정체성을 가장 잘 대변하는 핵심 모델이다. 현재 3세대까지 진화했으며, 국내 준대형 세단 시장에서 꾸준히 가장 많이 팔리는 자리를 지키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 아우디 A6가 표면적 경쟁 상대로 꼽히지만, 실제로는 그랜저에서 한 단계 올라서려는 국내 소비자들이 자연스럽게 선택하는 모델이기도 하다. 많이 팔린다는 것은 곧 길에서 흔하다는 뜻이기도 한데, 제네시스가 이 문제를 풀기 위해 꺼내든 카드가 바로 'G80 블랙'이다.

제네시스 G80

전면 크레스트 그릴에 다크글로시 크롬을 적용하고, 이중 메시 구조 위에 블랙 컬러를 더하니 실물에서 뿜어내는 존재감이 예사롭지 않다. 측면의 전용 20인치 블랙 유광 휠과 플로팅 캡, 다크 메탈릭으로 통일한 후면 레터링까지 디테일 하나하나에 공을 들인 흔적이 역력하다. 과거 일부 브랜드가 블랙 에디션이라는 이름 아래 색깔만 바꿔 가격을 높였다가 소비자들의 원성을 산 것과는 분명히 다른 접근이다.

제네시스 G80

실내는 손이 닿는 모든 면에 친환경 블랙 나파 가죽을 사용하고, 센터 콘솔과 도어 트림에는 오픈 포어(Open Pore) 리얼 우드를 적용해 절제된 고급스러움을 구현했다. 2026년형부터는 에르고 모션 시트, 헤드업 디스플레이,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패키지가 기본으로 제공된다. 이전까지 별도 비용을 지불해야 했던 사양들이 기본화되는 흐름은 소비자 입장에서 반가운 변화다.

제네시스 G80

주행 성능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ESC의 거동이다. 과거 연속 조향 상황에서 지나치게 강하게 개입하며 주행 흐름을 뚝 끊어버리던 모습이 2025년 생산 모델에서는 확연히 달라졌다. 공식 발표는 없지만 결과는 데이터로 분명히 드러났다. G80의 가장 강력한 경쟁력인 정숙성도 여전하다. 80km/h 이하의 일반 도심 환경에서는 세계적인 준대형 세단과 견주어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제네시스 G80

다만 고속 영역에서 차체가 다소 불안하게 느껴지는 부분과 스티어링의 직진 안정성은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다. 제네시스가 진정한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려면 반드시 넘어야 할 벽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5년형 이후 G80는 조용하지만 의미 있는 진화를 이루고 있다. 소비자의 목소리가 제품 개선으로 이어지는 흐름은 건강하고, 제네시스는 적어도 지금, 그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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