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중'이라더니 황제 관람? JTBC 김 여사 보도에 문체부 '발끈'

정철운 기자 2024. 10. 4.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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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 "KTV가 영부인 위한 공연 기획한 것처럼 명예 훼손" 법적 대응 예고
JTBC "KTV 내부 공문, '대통령 내외' 참석자 반복 언급" 야당 "여사만을 위한 공연"

[미디어오늘 정철운 기자]

▲JTBC 뉴스룸 3일자 보도화면 갈무리.

김건희 여사가 이번엔 '황제 관람' 의혹에 휩싸였다.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한국정책방송원이 운영하는 KTV가 '무관중' 국악 공연을 준비했는데 알고 보니 김건희 여사가 참석했던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KTV가 거액의 예산을 들여 영부인을 위한 공연을 기획한 것처럼 KTV 및 문화체육관광부의 명예를 심각히 훼손했다”며 JTBC를 상대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야당은 “이제는 나랏돈으로 황제 관람까지 하는 것이냐”며 공세에 나섰다.

JTBC는 지난 3일 '뉴스룸' <무관중 녹화라던 8600만 원 국악 공연장…꽃장식 관객석에 '김 여사' 있었다> 리포트에서 “지난해 10월31일 청와대 관저 뜰에서 국악 공연이 녹화됐다. 일회성 공연으로는 KTV 사상 가장 많은 8600만 원 예산이 투입됐다. KTV는 별도의 청중은 없었다고 했다”고 전한 뒤 “복수의 공연 관계자들은 김건희 여사가 공연을 관람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행사 전에 이미 대통령 내외가 관람하는 이른바 'VIP 행사'라고 전달받았고, 당인엔 김 여사만 왔다”고 단독 보도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JTBC 보도에 설명자료를 내고 “KTV 특집방송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얼쑤! 신명 나는 우리 소리'는 부산 엑스포 유치 공감대 확산과 국악 진흥 및 발전, 청와대 대국민 개방 1년을 기념하기 위해 기획되었고, 당초 주한 외국 대사 등을 초청할 예정이었으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발발 후 무관중으로 사전 녹화해 방송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영부인은 녹화 현장 중간에 국악인 신영희 선생과 인사를 나누기 위해 들렀다 끝까지 남아 출연자를 격려했고, 영부인 관련 사적 지인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문체부는 “프로그램 녹화 현장에 방송사 고위 관계자 또는 외부 인사가 격려차 방문하는 일은 흔히 있는 일”이라며 “JTBC는 KTV의 방송 프로그램 녹화 현장에 영부인이 단순 방문한 사실을 마치 KTV가 거액의 예산을 들여 영부인을 위한 공연을 기획한 것처럼 시청자가 오해할 수 있는 보도를 함으로써 KTV 및 문화체육관광부의 명예를 심각히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즉각적인 정정 보도에 응하지 않을 시 민형사상의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경고했다.

▲김건희 여사(왼쪽). ⓒ연합뉴스

JTBC는 4일 '뉴스룸'에서 문체부 반박을 재반박했다. JTBC는 “공연 출연자들은 취재진에 공연 시작부터 김 여사가 있었다고 답했다”고 했으며 “KTV 내부 공문에서 '대통령 내외'는 반복적으로 참석자로 언급돼 있다”고 보도했다. 또 “문체부가 무관중으로 사전 녹화해 방송하기로 결정한 사안이었다고 설명했으나 복수의 문화계 인사로부터 참석 섭외 연락을 받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JTBC는 “KTV 측이 '무관중 녹화용 공연'이란 점만 강조한 채, 김 여사 참석 사실 자체를 처음부터 밝히지 않았던 점이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국민의 알권리를 바탕으로 언론으로서 공개 질의를 한 것”이라며 보도의 공적 목적을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4일 논평에서 “KTV가 8천여만 원을 들여 준비한 무관중 공연을 김건희 여사와 수행원 등만 직접 관람한 사실이 드러났다. 김 여사가 공연을 단독 관람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황정아 대변인은 “KTV는 김 여사가 갑자기 들렀다고 해명했지만, 공연 관계자들은 행사 전에 이미 'VIP 행사'라고 전달받았고 내부 문건에도 김 여사가 참석자로 여러 차례 등장했다고 한다”면서 “국민 혈세로 김건희 여사만을 위한 공연을 만드는 게 말이나 되느냐”고 주장했다. 김병주 민주당 최고위원도 같은 날 최고위 회의에서 JTBC보도를 언급한 뒤 김 여사를 향해 “이제는 나랏돈으로 황제 관람까지 하는 것이냐”며 “황제 조사에 이어서 황제 관람”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JTBC는 “KTV 내부 공문에 따르면 KTV 원장을 제외한 최종 결재자는 최재혁 당시 방송기획관으로, 현재 용산 대통령실에서 홍보기획비서관을 맡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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