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이 더 길게 자숙" 김건희 '한강 시찰'에 정치권 비판 잇따라

장수현 2024. 9. 12.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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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명품가방 수수 사건에 대해 검찰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 불기소 처분 권고를 받은 직후 공개 활동을 재개한 것을 두고 야권뿐 아니라 여권에서까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12일 YTN라디오 '뉴스파이팅'에서 김 여사가 지난 10일 '세계 자살 예방의 날'을 맞아 현장 시찰을 한 것과 관련해 "연예인도 이거보단 길게 자숙한다"며 "영부인이라는 분이 범죄에 가까운 행동을 하는 걸 전 국민에게 동영상으로 보여줘 놓고 이렇게 빨리 복귀하는 것은 너무 염치없고 얼굴 두꺼운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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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람 "공직자·공직자 가족 윤리 기준 퇴보 우려"
박찬대 "통치자 같은 모습…V1 누구인지 분명해"
여권도 "처신 조심해달라"·"조금 과했다" 문제제기
김건희 여사가 지난 10일 ‘세계 자살 예방의 날’을 맞아 서울 마포대교에서 생명의 전화에 대한 설명을 청취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명품가방 수수 사건에 대해 검찰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 불기소 처분 권고를 받은 직후 공개 활동을 재개한 것을 두고 야권뿐 아니라 여권에서까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12일 YTN라디오 '뉴스파이팅'에서 김 여사가 지난 10일 '세계 자살 예방의 날'을 맞아 현장 시찰을 한 것과 관련해 "연예인도 이거보단 길게 자숙한다"며 "영부인이라는 분이 범죄에 가까운 행동을 하는 걸 전 국민에게 동영상으로 보여줘 놓고 이렇게 빨리 복귀하는 것은 너무 염치없고 얼굴 두꺼운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천 원내대표는 수심위가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를 불기소 권고한 데 대해서도 "많은 국민이 의구심을 가지고 있고, 지금까지 우리가 강화해 왔던 공직자와 공직자 가족의 윤리 기준, 부정부패에 대한 방지책이 퇴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가지고 있다"며 "개인적으로도 굉장히 심각한 문제라고 본다"고 밝혔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같은 날 국회 정책조정회의에서 "(김 여사가 현장 시찰을 하며) 경청, 조치, 개선 같은 단어를 쓰는 모습이 마치 통치자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용산에 V1(VIP 1)과 V2가 있다는 이야기가 끊이지 않았다"며 "대통령실이 공개한 (마포대교 방문) 사진과 언론 보도를 보니 V1이 누구인지 분명해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어 "3년 가까이 반복되는 무능과 실정, 대통령 부부 합작으로 빚은 국정농단 의혹을 세 치 혀로 감출 수 있다고 생각하면 커다란 착각이다. 최순실보다 더한 국정농단이란 국민 분노가 폭발 직전"이라고 꼬집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김 여사가) 대통령이다. '김건희 대통령-윤석열 영부남' 딱 맞는다"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대통령실 참모들도 수준 이하 바보들이다. 이 판국에 국민 염장 지르면서 사진을 18장이나 올려놨다"고 지적하며 "추석 밥상에 계속 김 여사가 올라 윤 대통령의 지지도가 더 떨어지는 것은 다행"이라고 말했다.


"결정 권한 없어서 무죄 받았는데 공무원에 지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 7월 10일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미국 워싱턴 D.C. 앤드루스 합동기지에 도착해 공군1호기에서 내려 환영인사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워싱턴=왕태석 선임기자

여권 인사들도 김 여사의 성급한 공개 행보를 비판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김 여사가 자살 예방의 날 현장을 방문해 말을 하고 이런 걸 보고 '제발 좀 가만히 계시면 안 되나'(라고 생각했다)"라며 "지금 국민들께서 본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두려움이 약간이라도 있다면 좀 처신에 조심해주면 안 되겠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김경율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도 이날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김 여사의 활동이 "조금 과하지 않았나"라며 "김 여사가 디올백 사건과 관련해서 무죄 혐의를 받을 수 있었던 건 본인이 공직이 아니어서, 어떤 의사 결정 경로에 있어서 직접적 권한이 없기 때문에 공직자윤리법에 저촉될 여지가 없어서였다"고 짚었다. 하지만 "(공개된 사진 중 김 여사가) 직접 현장 공무원들에게 지시하는 장면도 있었다. 김 여사가 문제 되는 상황에서 이런 행보들이 국민 시각엔 어떻게 비쳤을까"라고 우려를 제기했다.

앞서 김 여사는 지난 10일 세계 자살 예방의 날을 맞아 119특수구조단 뚝섬수난구조대, 한강경찰대 망원치안센터, 용강지구대를 방문했다. 그는 마포대교 난간을 살펴보며 "자살 예방을 위해 난간을 높이는 등 조처를 했지만 현장에 와보니 아직 미흡한 점이 많다"며 "한강대교의 사례처럼 구조물 설치 등 추가적인 개선이 필요할 것 같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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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hankookilbo.com/News/Read/A2024091023190000221)

장수현 기자 jangsu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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