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유가 100달러·국채금리 4%, 이란戰 장기화 버틸 체력 있나

논설위원실 2026. 9. 12.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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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의 격화·확전 위험이 커지면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고 국채금리가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5%에 근접하고 30년물이 19년래 최고로 오르는 등 글로벌 '금리 발작'이 현실화하면서 11일 한국 국고채 3년물 금리는 2년 10개월 만에 4%를 돌파했다.

고유가·고금리가 덮친 한국 경제가 다시 복합위기 파고에 직면했다. 중동발(發) 고물가 장기화로 금리 인상 압력이 커지면 가계·기업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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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국제 유가가 표시돼 있다. 뉴스1

이란 전쟁의 격화·확전 위험이 커지면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고 국채금리가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10일 뉴욕 시장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보다 6.7% 치솟아 5월 이래 최고치인 102.48달러를 기록했다. 호르무즈해협이 봉쇄된 와중에 친이란 반군 세력인 후티가 홍해 길목을 장악해 글로벌 원유·물류 공급망이 이중으로 막힐 우려가 커진 탓이다. 공급망 불안과 인플레이션 압력이 증폭되자 금융시장도 요동치고 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5%에 근접하고 30년물이 19년래 최고로 오르는 등 글로벌 ‘금리 발작’이 현실화하면서 11일 한국 국고채 3년물 금리는 2년 10개월 만에 4%를 돌파했다.

고유가·고금리가 덮친 한국 경제가 다시 복합위기 파고에 직면했다. 중동발(發) 고물가 장기화로 금리 인상 압력이 커지면 가계·기업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 경우 대출 부실화에 따른 금융 불안이 실물경제로 전이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석유 가격을 통제하고도 3%대로 진입한 물가 상승률을 정부가 언제까지 누를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대로라면 전쟁은 장기 소모전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백악관 내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2029년 1월까지 전쟁이 지속될 가능성이 거론된다고 한다. 언제 진정될지 모를 유가를 붙잡아두느라 마냥 재정을 투입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은 10일 올해 두 번째 정책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내년 말까지 물가 목표치 2%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고 예고했다.

전쟁 장기화와 글로벌 긴축, 미국의 관세 조치 등 경제를 위협하는 대외 불안 요인에 대비하려면 튼튼한 재정이 뒷받침하는 경제 기초 체력을 갖춰야 한다. 반도체 호황 덕에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뛰고 세수가 늘었다고 허투루 돈을 풀었다가 성장의 불씨를 살릴 재정 여력마저 바닥나면 지속 가능한 성장은 물론 잠재적 위기 대응이 어려워진다. 그런데도 정부가 45조 원 규모인 미래대응기금의 절반을 취지에 맞지 않는 현금성 지원 등에 투입한다면 국가 경제를 지킬 최후의 보루를 스스로 허무는 것이나 다름없다. 장기화하는 글로벌 불확실성을 버텨내려면 든든한 재정 방파제를 쌓고 금융·실물경제 리스크 대응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논설위원실 opini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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