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 사라진 조미김… 식품사 M&A·합작 잰걸음

/사진=게티이미지 뱅크

조미김이 K푸드 상위품목 가운데 유일하게 대미 관세면제 혜택을 받으면서 수출확대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국내 식품사들은 합작법인 설립과 인수합병(M&A), 연구개발(R&D) 협력 등 전략적 행보를 가속하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

15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조미김에는 통관일 기준 지난달 13일부터 대미 관세가 적용되지 않는다. 같은 달 백악관이 발표한 상호관세 관련 공동 설명자료(팩트시트)에 수산물 중 유일하게 조미김이 무관세 품목으로 명시된 데 따른 것이다.

기존 15%였던 관세가 0%로 낮아지면서 조미김의 북미 수출은 날개를 달 것으로 보인다. 수입 원가 부담이 줄어 가격경쟁력이 강화되는 것은 물론 추가 투자여력도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조미김은 현지에서 건강한 이미지와 바삭한 식감을 앞세워 감자칩 대체 스낵으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올해 11월까지 김 수출액이 10억1500만달러로 사상 처음으로 10억달러를 넘어선 가운데 대미 수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15.3% 증가한 2억2000만달러에 달했다.

국내 기업들은 지자체 등 공공기관 및 협동조합과 손잡고 사업 기반을 키우거나 M&A로 산업에 신규 진출하며 늘어나는 수요에 맞추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오리온은 최근 어업회사법인 ‘오리온수협’에 출자했다. 수협과 50%의 지분율로 총자본금 600억원을 들여 설립되는 이 법인은 조미김 등 수산물 세계화에 방점을 두고 있다.

수협은 김 원물을 공급하고 오리온수협은 이를 가공해 오리온에 납품하는 구조다. 오리온은 자체 글로벌 가공·마케팅·유통역량을 활용해 제품을 국내외에 판매할 계획이다. 첫 사업으로 마른김 기반의 김 제품 생산에 나서며 조만간 조미김 공장 건설까지 추진하기로 했다.

풀무원과 대상은 실내 수조에서 김을 기르는 육상양식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두 기업은 올해 5월 해수부가 주관하는 '김 육상양식' 국책과제 사업자로 선정돼 전남·전북·충남 지역 지자체와 학계·산업계가 참여하는 협력체계에서 향후 5년간 김 종자 개발 프로젝트에 35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풀무원은 지난해부터 전북 새만금에 전용 R&D센터를 조성하며 업계 내 선두주자로 나서고 있다.

삼천리그룹은 사모펀드(PEF) 운용사 어펄마캐피탈의 성경식품 지분 100%를 약 2000억원에 인수하는 방안을 최종 조율하고 있다. ‘지도표 성경김’으로 국내에서 입지를 다진 성경식품은 현재 북미를 비롯한 전 세계 20여개국에 조미김을 수출하고 있다. 도시가스공급업을 해온 삼천리그룹은 조미김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지켜보며 사업다각화의 일환으로 성경식품 인수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원F&B도 글로벌 M&A에 공을 들일 계획이다. 현재 5% 수준인 연결 매출 내 조미김 등의 수출 비중을 내년에 6%까지 끌어올리고 대표 브랜드인 '양반'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미국 내 조미김 생산공장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식품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미 관세 면제로 조미김의 가격경쟁력이 한층 높아지면서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기업들의 투자가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며 "국내 김 업체 간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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