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달러=1555원인데…韓선 1USDT가 1507원
24시 거래에 수수료 적은 USDT
환율 오르면 매수세 나타나지만
수요 못따라가 역프리미엄 발생
송금절차 등 각종 규제도 걸림돌
“코인시장 투자자 이탈 신호” 분석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555원 선을 오르내리는 상황에서 국내 가상화폐거래소의 달러 스테이블코인 테더(USDT) 가격이 1510원 안팎에 머물고 있다. 이론상 1USDT는 1달러와 같은데 단기간에 환율이 치솟은 반면 국내 코인거래소의 유동성이 이를 받쳐주지 못하면서 가격 괴리가 발생하는 것이다. 환율이 상승하면 달러 스테이블코인 수요가 몰려 국내 가격이 더 높은 상황이 일반적인데 최근 시장이 위축돼 코인 수요가 줄다 보니 반대의 현상이 나타나는 셈이다.
8일 국내 최대 가상화폐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이날 오전 한때 업비트 USDT 프리미엄은 -3%를 넘어서며 최근 2년간 최고 수준의 역프리미엄을 기록했다. USDT 프리미엄이 마이너스라는 것은 국내 거래소 가격이 글로벌 시세보다 낮다는 뜻이다.

이날 오후 1시 20분 기준 원·달러 환율이 1540원대로 내려오면서 역프리미엄 폭도 -2.3% 수준까지 축소됐지만 글로벌 시세와의 차이는 여전하다. 업비트와 빗썸의 USDT 가격 모두 1510원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어 글로벌 USDT 평균가 대비 30원 이상 낮게 거래되고 있다.
USDT는 달러와 1대1로 연동되는 스테이블코인이다. 현재 USDT는 가상화폐 시황 중계 사이트인 코인마켓캡 기준으로 글로벌 평균가 1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국내 거래소의 유동성이다. 원·달러 환율이 갑자기 치솟은 상황에서 유동성이 부족하면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사례가 생긴다. 2024년 12월 비상계엄 사태 당시에도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국내 거래소에서 USDT 역프리미엄이 커진 바 있다.
여기에 가상화폐 시장의 수급 악화가 한몫했다.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이에 따른 매수세가 유입돼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한 셈이다. 빗썸의 한 관계자는 “평소 강달러 국면에서는 달러를 직접 매수하기보다 달러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을 매집하려는 수요가 몰리면서 오히려 USDT에 프리미엄이 붙는 경우가 많았다”며 “최근에는 이러한 수요가 환율 상승 속도를 받쳐주지 못하면서 일시적으로 역프리미엄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스테이블코인은 은행 환전에 비해 절차가 간편하고 24시간 거래가 가능한 데다 수수료 부담도 적어 통상 환율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경우가 많다.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이어졌던 올해 2월에도 업비트 USDT 프리미엄은 3%대를 기록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국내 가상화폐 시장의 거래 부진이 심화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코스피 상승세가 이어지며 개인 투자자 자금이 증시로 이동한 데다 내년 가상화폐 과세 시행을 앞두고 신규 투자자 유입도 둔화됐다. 국내 주요 가상화폐거래소들은 1분기 거래 대금 급감 여파로 매출이 절반 이상 감소한 상태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김치프리미엄(국내 시세가 글로벌 시세보다 높게 형성되는 현상)이나 역프리미엄 발생 자체는 환율 급등에 따른 일시적 현상일 수 있지만 이 같은 가격 괴리가 장기간 지속된다는 것은 시장 침체나 자금 이탈의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국내 매수 수요가 충분하지 않더라도 차익 거래를 노린 저가 매수세가 활발히 유입된다면 가격은 비교적 빠르게 조정될 수 있다. 하지만 국내 가상화폐 시장에서는 이러한 가격 조정 기능 역시 원활하게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외에 있는 자금을 다시 국내로 들여와 USDT를 매수하는 과정에서 실명계좌와 송금 절차, 자금 이동에 따른 비용 등 각종 제약이 많아 차익 거래가 쉽지 않은 구조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내 시장의 시장 조성자(MM·마켓메이커) 부재도 역프리미엄 현상을 장기화하고 있다. 시장 조성자는 국내외 거래소에서 동시에 거래하며 차익 거래를 통해 가격 괴리를 줄이는 역할을 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관련 제도가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김 센터장은 “국내에서는 시장 조성자가 공식적으로 인정되지 않고 있으며 사실상 시장 조성자 역할을 해온 개인 트레이더들의 거래도 크게 줄어든 상태”라며 “국내외 가격 차이가 발생하더라도 이를 빠르게 해소할 주체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김정우 기자 wo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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