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 소형 아파트도 평균 8억 돌파… "작아도 서울은 서울?"

대출 규제와 가격 부담 속에서 강북 소형 아파트가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매매가 8억원을 넘어선 강북 소형 아파트, 지금 시장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요?

강북 소형 평균 아파트값 통계 이래 처음 8억 돌파

KB부동산이 발표한 올해 2월 기준 주택가격통계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서울 강북 14개구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이 8억1,459만원을 기록했습니다. 강북 소형 평균 가격이 8억 원을 넘어선 것은 통계 집계 이후 처음입니다.

1년 전인 지난해 2월(6억9,854만원)과 비교하면 1억1,604만원, 상승률로는 16.61% 오른 수치입니다. 같은 기간 강북 전용 60㎡ 초과 85㎡ 이하의 중소형 아파트 평균 가격이 11억1,884만원으로 14.35% 오른 것과 비교하면, 소형 아파트의 상승률이 국평(국민평형)을 포함한 중소형 평형을 웃돌고 있는 거죠.

강남권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달 강남 11개구 소형 아파트 평균 가격은 11억6,971만원으로 1년 전보다 무려 26.43% 상승했습니다. 중소형 역시 올랐지만 상승률(24.34%)은 소형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서울 전역에서 '작은 집일수록 더 많이 올랐다'는 공식이 숫자로 확인된 셈입니다.

재건축 기대감이 불 지폈다! 노원·은평에서 소형 신고가 행진

실거래 현장에서도 소형 강세는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재건축 기대감이 맞물린 단지에서는 상승 속도가 더욱 가파릅니다.

노원구 '미륭·미성·삼호3차(미미삼)' 아파트는 지난 달 여러 평형에서 최고가 거래가 잇따랐습니다. 전용 50㎡는 9억8,000만원, 전용 51㎡은 9억7,000만원, 전용 59㎡는 11억원에 각각 손바뀜됐습니다. 특히 전용 59㎡는 지난달 10일 11억원에 거래되며 직전 실거래가보다 1억4,000만원 높은 가격을 새로 썼습니다.

상계주공5단지도 재건축 추진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호가가 급등했습니다. 전용 31㎡ 최저 호가가 6억 9,000만원 이상으로 형성돼 있습니다. 가장 최근 실거래인 지난해 12월 22일 거래가도 6억9,000만원이고요. 지난해 9, 10월 5억,000원대 거래되던 것과 비고하면 단기간에 1억원 이상 오른 셈입니다.

은평구 불광동 '북한산힐스테이트7차' 전용 59㎡도 지난달 28일 10억8,000만원에 신고가를 경신했습니다. 불과 한 달여 전인 1월 31일 실거래가(10억3,500만원)보다 4,500만원 상승한 가격입니다. 재건축 기대감과 실수요가 겹치는 곳마다 소형 가격이 계단식으로 올라서고 있는 모습입니다.

3040이 소형을 택하는 이유는… 대출 규제가 바꾼 내집마련 공식

왜 소형일까요? 답은 대출 규제와 가격 현실에 있습니다.

현재 서울 전역은 투기과열지구로 묶여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40% 수준으로 제한됩니다. 예를 들어 10억원짜리 아파트를 살 때 대출로 조달할 수 있는 금액은 최대 4억원, 나머지 6억원은 자기자금으로 마련해야 합니다. 같은 대출 비율이 적용되더라도 주택 가격이 낮을수록 필요한 총 자금 규모가 줄어드는 구조입니다. 이 현실이 3040 실수요자들을 소형 아파트로 이끌고 있습니다.

청약 시장의 숫자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 1~2월 수도권 신규 분양 7개 단지에서 접수된 청약통장 1만2,403건 가운데 75%인 9,252건이 전용 59㎡ 이하에 집중됐습니다. 신규 분양에서도 소형이 압도적인 선택을 받고 있습니다.

디딤돌대출·보금자리론 등 정책금융도 이 흐름을 가속시키고 있습니다. 정책대출은 일반 주택담보대출보다 금리가 낮고 요건에 따라 우대금리가 적용되지만, 적용 가능한 주택 가격 기준과 한도가 있어 비교적 가격대가 낮은 소형 아파트와 맞물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소형이라도 서울에 들어올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강북권 소형 아파트에 대한 매수 문의가 꾸준하다"며 "3040 실수요자들 사이에서 매물을 구하기도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구조적 변화인가, 일시적 현상인가… 5월 변수와 장기 전망은

소형 강세가 일시적 현상에 그칠지, 구조적 흐름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시각도 존재합니다.

주목해야 할 변수는 오는 5월 9일 종료되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입니다. 유예가 끝나면 다주택자의 세금 부담이 커지면서 매물 흐름과 거래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현지 공인중개사들은 "5월까지 팔리지 않으면 매물을 거두겠다는 다주택자 문의가 많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유예 종료 이후 매물이 줄어들면 소형 아파트 가격이 다시 오름세를 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장기적으로는 가구 구조 변화가 소형 수요를 뒷받침하는 구조적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2021~2024년 전국 3인 이하 가구는 7.53% 증가한 반면, 4인 이상 가구는 11.52% 감소했습니다. 1~2인 가구 중심의 가구 구조 변화가 소형 주택 수요를 구조적으로 떠받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작을수록 더 비싸다'는 이 흐름이 서울 부동산 시장의 새로운 공식으로 자리잡는 것인지, 아니면 규제와 정책 변화에 따라 다시 반전될 것인지는 결국 5월 이후 매물 변화와 정책 방향이 분기점이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