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 달 서울에서 한 일본 감독을 직접 만날 수 있게 됐습니다. 그의 이름 앞에는 언제나 같은 수식이 붙습니다. 칸 국제영화제 최고상을 받은 감독이라는 설명입니다.
피가 섞이지 않은 사람들의 집
그 수식을 만든 작품이 2018년작 '어느 가족'입니다. 낡은 집 한 채에 여러 사람이 모여 삽니다. 겉으로 보면 3대가 함께 사는 평범한 가족 같지만, 이들은 피가 섞이지 않았습니다. 각자의 사정으로 흘러들어 와 서로를 가족이라 부르며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영화는 이 공동체가 함께 밥을 먹고 바다에 가고 불꽃놀이 소리를 듣는 일상을 따라가다가, 가족이란 무엇으로 만들어지는가라는 질문을 조용히 꺼내 놓습니다.

제71회 칸이 선택한 작품
이 작품은 2018년 제71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았습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그전에도 여러 차례 칸 경쟁 부문에 초청받았지만, 최고상은 이 작품으로 처음 받았습니다. 수상 이후 감독의 이름은 국내에서도 크게 알려졌고, 그의 전작들까지 다시 찾아보는 흐름이 만들어졌습니다. 지금도 그를 소개하는 기사에는 이 작품의 제목이 빠지지 않고 등장합니다.

설명하지 않는 연출
이 감독의 영화가 오래 회자되는 이유는 설명을 아끼기 때문입니다. 인물의 과거를 길게 늘어놓는 대신 밥상 앞의 표정, 방 안의 소리, 누군가 잠시 머뭇거리는 순간으로 상황을 전합니다. 관객은 중반이 지나서야 이 사람들이 왜 여기 모였는지를 알게 되고, 그 시점부터 앞서 본 장면들의 의미가 달라집니다. 보고 난 뒤에 더 많은 이야기를 하게 되는 영화입니다.

10월 8일 개봉하는 신작
감독의 신작은 '룩백'입니다. 2026년 10월 8일 국내 개봉이 확정됐고, 함께 만화를 그리며 꿈을 키우는 두 소녀의 사계절을 담은 작품으로 소개됐습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연출과 각본, 편집을 맡았고 그의 필모그래피에서는 처음인 청춘 영화라는 점이 눈길을 끕니다. 개봉을 앞두고 보도 스틸이 공개되며 기대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관객과 만난다
무엇보다 반가운 소식은 내한입니다. 감독과 주연 배우들은 신작 개봉에 맞춰 10월 8일부터 10일까지 서울을 방문해 관객과 만나는 자리를 갖습니다. 신작을 보기 전에 그의 대표작을 먼저 복습해 두면, 같은 감독이 사람과 관계를 바라보는 방식을 비교하며 볼 수 있습니다. 가을에 어울리는 영화를 찾는다면 이번 주에 꺼내 볼 만한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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