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2월의 일이다. 한 엔터테인먼트 회사 주가가 4,605원까지 떨어졌다. 종이 한 장 값이었다.
당시 시장 분위기는 이랬다.
"K-pop 거품 곧 꺼진다." "중국 한한령 풀려도 늦었다." "엔터주는 한 번 망하면 못 일어선다."
증권사 게시판마다 비웃음이 가득했다. 박진영이 무리하게 신인 그룹을 띄운다고 했다. 그게 트와이스였다. 데뷔 4개월밖에 안 된 시점이었다. 아무도 이 그룹이 어디까지 갈지 몰랐다.
7년 뒤. 같은 회사 주가는 146,600원이 됐다. 31.8배다.
4,605원에 1,000만원을 넣었다면 — 3억 1,800만원이 됐다. 비웃던 개미들은 두 번 충격을 받았다.
첫 번째는 31배 올랐을 때. 두 번째는 "그때 살걸"이라는 후회가 들 때.
정체 공개 — JYP 엔터테인먼트 (035900)

JYP엔터테인먼트. 박진영이 1997년 설립한 한국 4대 엔터테인먼트 기획사 중 하나다.
트와이스, 스트레이키즈, ITZY, NMIXX, 니쥬, NEXZ — 글로벌 톱 IP들을 보유한 K-pop 우량주다.
코스닥 57위. 시가총액 2조 2,563억원. 현재가 63,500원이다.
4,605원 시기에 무슨 일이 있었나

2016년 초. 한국 엔터 산업은 위기의 한가운데에 있었다. 한한령이 본격화되며 중국 시장이 막혔다. SM·YG도 주가가 빠지고 있었다. JYP는 그중에서도 특히 외면받던 종목이었다.
이유가 있었다. 회사 주력이었던 미쓰에이가 활동을 줄이고 있었다. 2PM과 GOT7도 정점을 지났다는 평가였다. 박진영이 새 걸그룹 트와이스에 회사 자원을 집중 투입하는 것을 두고 시장은 회의적이었다. "신인 걸그룹 하나에 회사 운명을 거는 도박"이라는 말이 나왔다.
그 도박이 통했다. 트와이스가 일본을 뚫었다. 빌보드 200에 진입했다. 월드투어를 시작했다. 그 뒤를 스트레이키즈가 받았다. ITZY, NMIXX, 니쥬가 이어졌다.
4,605원이 146,600원이 되는 데 7년 6개월 걸렸다.
비웃던 개미들이 따라산 자리 — 14만원

2023년 7월 28일. JYP엔터가 146,600원을 찍었다. 시가총액 5조원을 돌파했다. K-pop 4대 기획사 중 시총 1위에 올라선 적도 있었다.
이 시점에 들어온 매수자들이 누구였을까. 4,605원에서 비웃던 개미들이었다. "이렇게까지 오를 줄 알았으면 그때 살걸"이라는 후회 끝에 — 14만원에서 따라 들어온 사람들이 많았다. K-pop 글로벌화에 대한 확신이 그 시점에 정점이었다.
그리고 주가는 거기서 무너졌다. 트와이스 멤버 일부의 7년 차 재계약 우려, 신인 그룹 데뷔 비용 폭증, 일부 K-pop 거품론이 겹쳤다. 주가는 1년 반 만에 -60% 빠졌다. 14만원 매수자는 큰 손실을 떠안았다.
저점에서 비웃던 개미들도 울었고, 고점에서 따라산 개미들도 울었다.
그런데 지금 다시 — 실적이 폭발했다

2025년 2분기. 모두가 잊고 있던 사이 JYP에서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이 나왔다.
- 매출 2,158억원 (+126% YoY)
- 영업이익 528억원 (+466% YoY)
- 영업이익률 24.5% (+14.8%p)
- MD 매출 669억원 (+356% YoY) — 사상 최대
이게 뭘 의미하는가. 트와이스/스트레이키즈 재계약을 마치고도 영업이익률이 24.5%까지 올라갔다. 시장이 가장 우려했던 "재계약하면 수익성 악화"가 빗나간 것이다.
스트레이키즈 3차 월드투어가 결정적이었다. 55회 공연, 220만 명 모객 예상. 회당 수익성이 이전 대비 3배 개선됐다.
거기에 트와이스 빌보드 자체 최고 순위 달성, 니쥬 일본 자체 최대 규모 투어, 중국 보이그룹 CIIU 데뷔까지 — 모멘텀이 쌓여있다.
가격 매력 — 우량주인데 저평가다
JYP의 현재 PER은 14.05배. 동종 엔터 업계 평균 25배 대비 절반 수준이다. 추정 PER은 17.37배로 여전히 낮다.
K-pop 4대 기획사 중 가장 안정적인 IP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다. 트와이스 10년 차, 스트레이키즈 6년 차, ITZY, NMIXX, 니쥬, NEXZ. 한 그룹이 흔들려도 다른 그룹이 받쳐주는 구조다. 이건 SM·YG·하이브 어디에도 없는 강점이다.
지금 63,500원은 — 고점 146,600원의 43% 수준이다. 4,605원의 13.8배다. 4,605원에서 비웃던 개미는 지금도 늦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14만원에서 따라산 개미가 있다면 — 본전 회복까지 +131% 상승 여력이 남아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반대 의견 — 이것도 알고 투자해야 한다
엔터주는 개인 리스크가 가장 크다. 멤버 한 명의 사고나 논란이 회사 시총을 흔든다. 트와이스, 스트레이키즈 멤버 모두 인기 절정에 있는 만큼 그만큼 리스크도 비례한다.
스트레이키즈 재계약 우려가 시장에 남아 있다. 2분기 실적은 좋았지만 — 인세 분배율 상승으로 인한 수익성 둔화 우려가 완전히 해소된 건 아니다.
3분기 실적 일시 둔화가 있었다. 주요 아티스트 컴백·팬미팅 비용이 일시적으로 집중되며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하회했다. 이런 분기 변동성은 엔터주에 상존한다.
LS증권은 최근 목표주가를 하향했다. MD로 수익성 방어가 가능하지만 기저 부담이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모든 애널리스트가 무조건 강세를 보는 건 아니다.
저점 4,605원에서 13.8배 올랐다. 이미 충분히 오른 자리다. "지금이 저평가"라는 말이 맞아도 — 14만원처럼 다시 폭발하려면 글로벌 K-pop 사이클이 한 번 더 와야 한다. 그 사이클이 언제 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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