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기 소리 죄송” 사과편지 쓰자 아랫집은 아기 선물 보내왔다
“실컷 뛰고, 걷고, 기어다니라고 해주세요. 저희는 괜찮아요.”
귀여운 분홍색 메모지에는 또박또박한 손글씨로 이렇게 적혀 있었다. 이사 후 돌이 채 안 된 아들의 보행기 소리가 민폐일까 노심초사 편지를 썼던 젊은 부부는, 아랫집에서 보내온 이 답장에 ‘아직 살만한 세상’임을 느꼈다고 했다.
이웃 간 갈등이 끊이지 않는 일상 속, 훈훈함을 담은 이 사연은 네티즌 A씨가 6일 트위터에 친구 B씨의 경험담을 대신 올리며 전해지게 됐다. 이에 따르면 B씨는 최근 이사를 마친 뒤 아랫집에 보낼 편지와 빵을 준비했다고 한다. 생후 8개월 된 아들의 보행기 소리가 거슬리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에 미안함을 담아 쓴 편지였다.
그렇게 얼마 뒤 B씨 집에 쪽지 한 장이 붙었다. 생각지도 못했던 답장과 정성 가득한 선물을 받게 된 거였다. 보낸 사람은 아랫집에 사는 10살 초등생. 아이는 한 글자 한 글자 꾹꾹 눌러 쓴 편지에 다음과 같은 내용을 담았다.
“안녕하세요. 저는 ○○○에 사는 10살 아이예요. 저희 윗집으로 이사 오신 것을 축하드려요. 그리고 저희 선물 정말 감사해요. 8개월 아기가 한창 걸어 다닐 나이가 되어서 실컷 뛰고, 걷고, 기어다니라고 해주세요. 저희 집은 괜찮아요. 저희도 선물 감사해서 아기가 잘 때 무섭지 않도록 하트 모양 등을 선물할게요. (뒤에 스위치 있어요.) 2023년 6월 5일 월요일. 아래층 사는 아이.”
A씨는 친구의 이야기를 전하며 “세상은 아직 살만하구나”라고 썼다. 다른 네티즌들 역시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이 아름답다”는 댓글을 남겼다. 이 게시물은 하루 만에 142만 조회 수를 넘겼고 2만4000회 이상 공유됐다. 현재 ‘하트’를 눌러 공감을 표시한 사람도 1만6000여명이나 된다.
최근 층간소음으로 각종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종종 들려오는 따뜻한 사연들은 매번 네티즌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앞서 지난 3월에는 인천 서구의 한 아파트에서 “시끄럽게 해 죄송하다”며 쓴 윗집 꼬마들 편지에, 아랫집 노부부가 “조심하지 말고 신나게 놀아야 한다”는 답장을 쓴 이야기가 전해진 바 있다.
또 지난해 11월에도 한 네티즌이 “윗집에서 가끔 이런 걸 두고 간다”며 문 앞에 걸린 선물 봉투 사진을 공개해 눈길을 끈 적 있다. 그는 “윗집에 젊은 부부와 남자아이 2명이 있다. 가끔 마주칠 때면 ‘아이들 때문에 정말 죄송하다’는 말을 자동으로 하신다”며 “부모님이 주의를 줘도 어린 아이들이 말을 잘 듣겠나. 나도 답례로 와인과 황금향을 선물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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