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모를 원화가치..구매력, 10년전 수준 곤두박질

윤명진 기자 2022. 9. 28.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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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전 서울 외환시장에선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40원을 또다시 돌파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격히 오르면서 원화 가치(구매력 기준)는 이미 10년 전 수준으로 곤두박질친 것으로 분석됐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26일 장중 1435.4원을 돌파한 뒤 이틀 만에 다시 급격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기준연도 수준을 크게 밑돈 유럽(90.1)과 일본(58.7)보다 양호한 수준이지만 원화의 실질실효환율이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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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쇼크  : 28일 오전 원·달러 환율이 연고점을 뚫고 코스피가 2200 밑으로 다시 내려간 가운데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1437.7원으로 뛴 환율과 2174.9로 떨어진 코스피 지수가 나란히 표시돼 있다. 김동훈 기자

■ 환율 장중 1440원 돌파

통화가치 보여주는 실질실효환율

8월 100.21… 2012년이후 최저

美 긴축기조에 9월 더 떨어질 듯

미국 증시, 국채금리 상승에 혼조

28일 오전 서울 외환시장에선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40원을 또다시 돌파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연고점 경신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코스피 역시 다시 2200선이 붕괴됐다. 미국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경기침체를 각오한 인플레이션과의 전쟁 지속’ 의지를 밝힌 뒤 긴축 기조가 늦춰질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한 시장의 공포 때문이다. 향후 1∼2년까지 예측되고 있는 미국의 긴축 기조 유지에 시장의 모든 지표는 개선될 요인을 찾기 힘들 전망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격히 오르면서 원화 가치(구매력 기준)는 이미 10년 전 수준으로 곤두박질친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과 영국의 경제 상황이 급격하게 악화하고 있는 사실도 악재로 작용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26일 장중 1435.4원을 돌파한 뒤 이틀 만에 다시 급격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435원을 넘은 건 2009년 3월 17일(1436.0원) 이후 13년 6개월여 만이다. 원화의 실질 구매력은 바닥을 모른 채 추락하고 있다.

실질실효환율은 세계 60개국의 물가와 교역 비중을 반영한 환율로 각국 통화의 실제 가치를 보여주는 지표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원화의 8월 실질실효환율은 100.21(2010년=100)로 나타났다. 이는 2012년 9월(99.71) 이후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지난 7월 101.33이었던 것과 비교해 1.12포인트 하락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기준연도 수준을 크게 밑돈 유럽(90.1)과 일본(58.7)보다 양호한 수준이지만 원화의 실질실효환율이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나온다. 원화의 실질실효환율은 1년 전과 비교해 4.99% 하락했다.

문제는 9월에 더 큰 폭으로 감소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26일 하루 만에 원·달러 환율이 22원 급등하는 등 가파르게 상승하는 상황에서 9월 실질실효환율은 더욱 빠르게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원화 가치는 8월을 지나면서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의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8월 1일∼9월 12일 사이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5.9%나 떨어졌다.

이날 오전 11시 20분 현재 코스피는 전날보다 56.07포인트(2.52%) 내린 2167.79를 나타냈다. 장중 연저점 경신은 물론 2020년 7월 이후 2년 2개월여 만에 최저 수준이다. 애플이 수요 부진을 이유로 올해 아이폰 생산을 늘리려는 계획을 취소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경기 우려가 부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애플이 새 아이폰 증산 계획을 뒤로 미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관련 종목을 중심으로 매물이 출회되며 한국 증시가 하락했다”며 “경기 우려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높아지며 달러화가 강세 폭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가스관 ‘노르트스트림-1’ ‘노르트스트림-2’의 가스 누출 사고도 유럽 경기침체 이슈를 부각하며 금융시장에 불안을 더하고 있다.

간밤 미국 증시는 반발 매수세로 상승 출발했으나 국채금리가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혼조세로 장을 끝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25.82포인트(0.43%) 하락한 29134.99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7.75포인트(0.21%) 떨어진 3647.29로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26.58포인트(0.25%) 반등한 10829.50으로 장을 마감했다.

윤명진 기자 jiniey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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