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사진을 보라. 해외 나가서 지하철 타본 후기인데 대부분 외국과는 다르게 우리나라 지하철 에스컬레이터 속도가 느리다는 반응이 많다. 유튜브 댓글로 “지하철 에스컬레이터 속도가 외국보다 왜 느린지 알아봐달라”는 의뢰가 여러번 들어와 취재해봤다.

결론부터 말하면 안전 문제 때문에 최대 속도를 못 내고 있는건데, 규정상 허용치는 국제표준에 맞춰서 외국과 같지만 에스컬레이터를 실제로 운행할 때 최대허용속도의 70%도 안되는 속도로 운행하고 있어서 외국보다 느리게 느껴진다.

‘에스컬레이터 설치에 대한 안전 표준’을 보면, 설치기준을 세세하게 규정하고 있는데 경사도 30도 이하 이게 우리가 이용하는 에스컬레이터인데 초당 0.75m/s(분당 약 45m)까지 속도를 낼 수 있다고 돼 있다. 예외적으로 설치 높이가 6m 이하고, 속도가 초당 0.5m/s 이하인 에스컬레이터는 경사도를 35도까지 올릴 수도 있다.

하지만 지하철 에스컬레이터의 경우엔 실제 운행은 이렇지 않은데 ‘교통약자 이동 편의 증진법’에 따라 분당 25~30m 속도로 더 느리게 운행하기 때문.
서울교통공사 홍보실
“교통약자 편의 증진법에 따라 분당 30m 이하로 운행을 하고 있거든요. 최근에 안전 사고 같은 위험이 있었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안전상의 이유로 조금 더 속도를 낮춰가지고 분당 25m로 지금 그렇게 설치하고 있습니다”

지하철 역사 내 에스컬레이터 속도를 조절하기 시작한 것은 2015년. 어르신들이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다 다치는 사례가 속출하면서 65세 이상의 이용객이 20% 이상인 역사 내 에스컬레이터의 속도부터 줄이게 된 것. 서울의 경우 전체 지하철 역 354곳 중 동묘앞 역과 청량리역 등을 포함한 16곳부터 운행속도를 분당 30m에서 25m로 줄여 느리게 운행하기 시작했다.

에스컬레이터의 속도별 승객 수용능력 시뮬레이션 내용도 있는데 예를들어 발판의 폭 1m짜리 에스컬레이터를 초속 0.75m/s로 운행하면 1시간에 최대 8200명이 이동할 수 있지만 지금처럼 초속 0.5m/s로 운행하면 1시간에 6000명으로 줄어드는 것으로 나온다. 이건 무게가 실리지 않았을 때를 뜻하는 공칭속도 기준이고 사람들이 탈 경우엔 시뮬레이션의 75% 정도를 태울 수 있다고 한다. 어쨌든 이렇게 속도가 느리면 당연히 수송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지하 땅 속 깊이 지하철이 있거나 출퇴근길 복잡할 때 지하철 에스컬레이터 속도를 높이자는 얘기가 꾸준히 나오는 거다.

하지만 다른 공공시설이나 민간빌딩의 경우 반드시 초속 0.5m/s 속도로 운행하지는 않는다. 공항처럼 유동인구가 많은 공공시설에 설치됐거나 민간 빌딩의 경우에는 분당 35m 39m 45m 등으로 여러 옵션들이 있고 현장의 요청에 따라 속도를 다양하게 운행하고 있다.
그래서 지하철에 있는 에스컬레이터보다 더 빠르게 느낄 수는 있다. 다만 사전에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할 때는 운행속도를 승강기안전공단에 신고하도록 돼 있는데 이를 설치 후에 변경할 수는 없다.

반면 일부 교통전문가들은 지금과 같이 안전을 우려해 에스컬레이터 속도를 그냥 낮추는 것보다는 오히려 속도를 높이는 것이 에스컬레이터 본래 기능도 살리고, 엘리베이터도 효율적으로 쓰는 방법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사람들이 느린 에스컬레이터 대신 지하철 엘리베이터로 몰리다보니 정작 엘리베이터 이용이 필요한 교통약자들이 일반 승객에 밀려 제때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 교통약자를 배려하는 차원이라면 교통약자들은 엘리베이터를 타도록 유도하고, 에스컬레이터는 속도를 높여 이동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현재 지하철에 설치하기 위해 발주하고 있는 모든 에스컬레이터 역시 분당 25m 속도여서, 지하철 내 에스컬레이터의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은 별로 없을 것 같다.
서울교통공사 홍보실
“현재 최근 만들어지는 에스컬레이터에는 25m가 적용이 되는 건데요. 기존에 있었던 거는 속도를 바꿀 수 있는 감속 기능 장치가 있는 경우에는 25m로 바꾸지만 그런게 없는 것도 있거든요. 그러면은 그거는 30m 인거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