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 대표나 개인사업자가 업무용 차량을 사면 절세가 된다는 건 알고 있다. 그런데 막상 세무신고 시즌이 되면 '운행일지 없으면 불인정', '한도 초과로 추징'이라는 말을 듣고 당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2026년 기준으로 바뀐 규정을 제대로 파악해 두면 수백만 원이 달라진다.
업무용 차량 비용처리의 핵심 구조
법인차 비용처리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감가상각비(차량 원가를 나눠서 비용화)와 유류비·보험료·수리비 등 유지비 항목이다. 이 두 가지를 합쳐서 '업무용 차량 관련비용'이라 부르며, 연간 인정 한도와 조건이 별도로 정해져 있다.

감가상각비의 경우, 법인은 차량 1대당 연간 약 800만 원까지만 손금(비용)으로 인정받는다. 이 한도를 초과한 금액은 이월해 다음 해에 공제받을 수 있지만, 차량을 바꿔버리면 이월분이 사라진다. 가격이 비싼 수입 고급차일수록 이 한도 문제가 크게 작용한다.
운행일지, 진짜 써야 하나
결론부터 말하면 '써야 한다'가 정답이다. 업무 사용 비율이 100%임을 증명하지 못하면, 비용 인정 자체가 줄어든다. 운행일지가 없으면 국세청은 업무 사용 비율을 낮게 적용해 비용처리 금액을 대폭 삭감한다. 반기별로 인정 여부가 결정되므로, 한 달이라도 일지 작성이 끊기면 그 기간 전체가 문제가 될 수 있다.

운행일지에는 날짜, 출발지·목적지, 주행 목적, 주행거리를 기록해야 한다. 스마트폰 앱을 활용하면 GPS 기반으로 자동 기록이 되어 편리하다. 중요한 건 '사후에 몰아 쓰는' 방식은 세무조사 시 인정받지 못한다는 점이다. 실시간 기록이 원칙이다.
다만, 개인사업자는 법인과 달리 운행일지 제출 의무가 없는 경우도 있으나, 과세 당국이 실사용 여부를 물어올 때 입증자료가 없으면 불리하다. 정확한 판단은 담당 세무사와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2026년 달라진 점
2025년 세법 개정으로 2026년 신고분부터 일부 조정이 있다. 법인·개인사업자 모두 업무용 차량 관련비용 한도가 차량 가격·용도에 따라 세분화됐다. 특히 고가 차량(취득가액 8,000만 원 초과 기준 등)에 대한 감가상각비 한도 적용이 더 엄격해진 부분이 있어, 프리미엄 법인차를 운용 중이라면 반드시 담당 세무사에게 최신 기준을 확인해야 한다. 정확한 수치는 국세청 홈택스 또는 세무사를 통해 확인하는 것을 권장한다.
리스 vs 구매, 절세 측면에서는
리스는 리스료 전액을 운용리스 방식으로 비용 처리할 수 있어 초기 자본 부담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구매는 감가상각 한도 내에서만 비용처리가 가능하지만, 차량 자산이 남고 매각 시 처분이익도 고려된다. 어느 쪽이 유리한지는 법인 규모·차량 가격·사용 기간에 따라 다르다. 단순히 '리스가 유리하다'는 말을 그대로 믿기보다는, 구체적인 시뮬레이션이 필요하다.

흔히 실수하는 3가지
첫째, 비업무용 부분을 과도하게 비용처리하는 것이다. 직원이 개인적으로 쓴 연료비, 주말 이용분 등이 섞이면 추징 대상이 된다. 둘째, 차량을 대표자 개인 명의로 등록해 법인 비용으로 처리하는 경우다. 이는 명백한 오류로 수정신고나 가산세가 따라온다. 셋째, 취득세·등록세 등 초기 취득 비용을 전액 당기 비용으로 처리하는 것인데, 이 역시 감가상각 자산 취득원가에 포함해 나눠서 처리해야 한다.
체크리스트 — 법인차 절세를 제대로 챙기려면
운행일지를 매달 꼼꼼히 작성하고 있는지, 차량 취득가액 대비 감가상각 한도를 계산해 이월분이 없는지, 리스 계약서에 '운용리스' 여부가 명시됐는지, 개인 명의 차량이 법인 비용으로 처리되지 않는지를 점검하는 것이 기본이다. 이 네 가지만 잡아도 불필요한 추징을 막을 수 있다.

법인차 절세는 제도를 정확히 알고 기록을 남기는 것이 전부다. G90 한 대를 사더라도 운행일지 하나가 연간 수백만 원의 차이를 만든다. 이미 차를 굴리고 있다면, 지금 당장 운행일지 앱이라도 깔아보는 것이 먼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