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해수욕장에 생긴 ‘하늘 자전거’? 바다 위를 나는 스카이바이크 정체는

사진: 대천해수욕장

모래사장 위를 걷다 문득 바다를 바라봤다. 어디선가 바퀴 도는 소리가 들리는 듯해서 눈을 들었고, 나는 그 순간 믿을 수 없는 장면을 보게 됐다. 자전거가 바다 위를 달리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바다 위 공중에 설치된 레일을 따라 사람들이 하늘을 향해 페달을 밟고 있었다.

그곳은 충청남도 보령, 대천해수욕장이다. 매년 여름이면 수많은 피서객들로 북적이는 이 해변에, 지금은 새로운 이정표가 생겼다. 이름도 낭만적인 ‘해상 스카이바이크’. 나는 더는 망설이지 않았다. 티켓을 끊고, 그 바퀴 위에 몸을 실었다.

하늘과 바다 사이, 스카이바이크를 만나다
사진: 대천해수욕장

2.3km에 이르는 공중 레일은 대천해수욕장에서 대천항까지 이어진다. 바다와 하늘 사이, 정확히 그 경계에서 자전거는 움직인다. 레일 높이는 약 8~15m. 페달을 밟을 때마다 바다는 점점 가까워지고, 어느 순간 두려움보다 설렘이 앞서기 시작했다.

바람이 코끝을 스쳤다. 발 아래엔 넘실대는 서해, 옆으로는 푸른 수평선. 나는 그 풍경 속에서 완전히 새로운 감각을 느꼈다. 단순한 자전거가 아니라, 하늘을 걷는 느낌.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건 체험의 ‘순수함’이었다. 모터도, 핸들이 따로 움직이지도 않는다. 그저 함께 탄 사람과 페달을 나란히 밟으며 나아간다. 서로 호흡을 맞추고 웃음을 나누는 시간, 그 자체가 추억이 된다.

누구나 함께, 아이도 어른도 반하는 경험
사진: 한국관광공사

이 스카이바이크는 2인에서 최대 4인까지 탑승이 가능하다. 직접 페달을 밟는 구조지만, 속도가 빠르거나 무서운 기계음이 없어 아이들과 함께 타기에도 무리가 없다. 나처럼 커플 여행으로 찾은 이들도 많았고, 부모와 아이가 함께 탄 모습도 종종 보였다.

운영은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데, 성수기인 6~8월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그 외 계절엔 한 시간가량 짧아진다. 날씨에 영향을 받으니, 비 예보가 있다면 미리 확인하고 가는 게 좋다. 예약은 따로 받지 않으며, 현장 발권만 가능하다.

바다 위에서 만난 노을, 그 순간을 기억한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사실 가장 황홀했던 순간은 해가 질 무렵이었다. 붉게 물든 하늘 아래, 바다는 금빛으로 반짝였고, 나는 그 사이에서 자전거를 타고 있었다. 말로는 설명이 안 된다. 자전거 바퀴가 아닌, 시간의 테두리를 밟고 있는 느낌이랄까.

가격도 부담이 없다. 2인은 22,000원, 4인 탑승 기준도 30,000원이다. 무엇보다 보령시민이나 폐광지역 주민이라면 신분증 제시 시 할인도 받을 수 있어 주중에 찾는 지역민들에게 특히 반가운 체험이다.

안전과 배려도 잊지 말자
사진: 대천해수욕장

체험 전에는 반드시 안전 수칙을 숙지해야 한다.

음주 후 탑승은 금지이며, 임산부나 고령자, 심장 질환자 등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또 하나의 팁, 주차 공간이 협소하니 대중교통 이용이나 도보 접근이 훨씬 수월하다.

그래서, 나는 다시 대천으로 향한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대천해수욕장은 오랜 시간동안 서해안의 대표 여행지로 손꼽혔지만, 지금은 ‘스카이바이크의 도시’라는 새로운 별칭이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하늘과 바다를 동시에 담을 수 있는 여행이니까.

아마도 올여름, 다시 그 페달 위에 오를 것 같다. 그리고 또다시 노을을 바라보며 이렇게 속삭이겠지.

"여긴 정말, 자전거를 타기엔 너무나 멋진 바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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