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너무 사랑한 일본 감독이 만든 올해 최고의 걸작

영화 <괴물> 후기

싱글맘 사오리(안도 사쿠라)는 아들 미나토(쿠로카와 소야)의 행동에서 이상 기운을 감지한다. 용기를 내 찾아간 학교에서 상담을 진행한 날 이후 선생님과 학생들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흐르기 시작하고. 한편 사오리는 친구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고 있는 미나토의 친구 요리(히이라기 히나타)의 존재를 알게 되고 자신이 아는 아들의 모습과 사람들이 아는 아들의 모습이 다르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깨닫는데…

이제는 말이 필요 없는 거장이자 작년에 개봉한 한일 합작 영화 <브로커>를 선보여 일반 대중에게도 친한파 감독으로 잘 알려진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신작 영화다. 국내에도 많은 팬을 확보한 감독인 만큼 그의 영화의 성향과 정서를 잘 아는 이들은 많을 것이다.  그점에서 본다면 <괴물>이라는 제목과 줄거리를 들었을 때 이게 이 감독의 영화가 맞나 싶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괴물>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기존 작품의 정서에 이전에 보기 힘든 정서까지 더해진 더 완벽한 그의 작품이라 할수 있으며, 故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과 류이치 사카모토로 대변되는 일본 대중 문화에 대한 헌사적 의미가 담긴 의미 있는 결과물이다. 

<괴물>은 시작만 놓고 봤을 때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초기작의 정서를 느끼게 한다. 어느 날 갑자기 이상한 행동을 하는 싱글맘의 아들, 문제의 발원지인 학교의 불합리한 현실, 싱글맘을 바라보는 오해의 시선 등 교육 문제와 사회의 현실을 비판하는 작품인가 생각하게 한다. 이것만 놓고 봤을 때 이 영화가 싱글맘과 학교라는 거대 권력의 싸움이라는 사회파 영화가 될 것이라 예상했지만…

다음 순간 영화는 악역이라 생각한 아들 미나토의 담임교사의 시선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진행하며 뜻밖의 이야기를 진행하게 된다. 피해자라 생각한 미나토는 너무나 미스터리한 존재였고, 피의자라 생각한 담임교사가 오히려 희생양처럼 느껴진다. 이 부분을 보자니 갑자기 매즈 미켈슨이 출연한 2013년 영화 <더 헌트>와 같은 상황이 연상된다. 한 아이가 언급한 거짓말이 전염병처럼 퍼지면서 한 성인이 억울한 누명을 쓰게 되는 현실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여기까지 봤을 때 이 영화의 스타일이 구로사와 아키라의 <라쇼몽>의 방식을 차용했음을 눈치채게 된다. 똑같은 이야기지만 다른 이의 시선에서 지속적으로 전혀 다른 이야기가 진행되는 작품임을 인지시키면서 예측불허의 방향으로 흘러가게 될 것임을 암시한다. 

그럼에도 여기까지 보자면 이 영화는 교육 문제에 대한 광범위한 이야기를 진행하는 사회파 드라마가 될 것이라 생각했는데, 마지막 세 번째인 미나토의 시선에서 진행되는 이야기를 하게 되면서 뜻밖의 이야기를 선보인다. 세 번째 이야기는 왜 이 영화의 제목이 <괴물>인지 보여준 대목으로 사회에 소외된 이들을 이야기하는 고레에다 히로카즈만의 시선과 이를 따스한 포용의 메시지로 담고자 한 아름다운 이야기를 선보이며 깊은 여운이 담긴 감동을 선사한다. 

타인의 아픔과 상처를 오해하게 만드는 사회 시스템과 이를 만들어 내는 대중의 정서를 비판적으로 담고 있던 영화는, 이 사회에 '괴물'로 불리는 이들을 향해 위로와 자유의 메시지를 담고자 한 것이다. 어찌보면 꽤 씁쓸한 결말로 볼수 있는데,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이 마지막 장면에서 얼마전 세상을 떠난 위대한 음악인 故 류이치 사카모토의 유명한 대표곡을 배경 음악으로 장식해 그의 작품중 가장 아름답고 따뜻한 엔딩을 완성했다. 영화가 지닌 본연의 메시지와 류이치 사카모토의 음악의 정서를 떠올려 본다면 엔딩은 영화 내내 느껴진 아픔, 답답한 현실에 대한 치유와 힐링의 여운을 담고 있어 스크린 밖의 관객에게도 아름다운 선물로 남겨질 것이다. 

<라쇼몽>의 헌사처럼 느껴진 뛰어난 영화적 완성도, 배우들의 여운이 담긴 연기의 향연, 인간애가 담긴 아름다운 메시지, 그리고 故 류이치 사카모토가 남긴 아름다운 음악의 정서만으로도 <괴물>은 영화팬들에게 올해를 장식할 또 하나의 걸작으로 다가오기에 충분한 작품이다. 

<괴물>은 11월 29일 개봉한다. 

평점:★★★★☆

괴물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출연
안도 사쿠라, 나가야마 에이타, 쿠로카와 소야, 히이라기 히나타, 타카하타 미츠키, 카쿠타 아키히로, 나카무라 시도, 다나카 유코
평점
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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