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몸을 무너뜨리는 만성 염증, 음식이 답이다
유튜브 채널 ‘지식한상’에 출연한 통합 암 치료의사 김진목 원장은 만성 염증이 다양한 질병의 뿌리이자, 건강을 위협하는 조용한 파괴자라고 말한다. 그는 염증의 본질과 위험성, 그리고 이를 줄이기 위한 실질적인 식이요법과 생활습관 개선법을 자세히 설명했다.
염증은 신체의 방어 작용 중 하나다. 외부 침입에 맞서 싸우거나 손상된 조직을 회복하는 생리적 반응이다. 급성 염증은 열, 통증, 부기, 고름처럼 뚜렷한 증상으로 드러난다. 하지만 만성 염증은 다르다.
고혈당, 고혈압, 미세먼지, 식품첨가물, 스트레스 같은 요인들이 반복적으로 신체를 자극하면 염증성 단백질이 소량씩 생성되며 체내에 축적된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미세한 염증이 바로 만성 염증이다. 급성 염증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사라지지만, 만성 염증은 별다른 자각 증상 없이 오랫동안 지속되며 신체를 서서히 망가뜨린다.

눈에 띄지 않지만, 전신을 공격하는 염증
김 원장은 “만성 염증은 자각하기 어려워 방치되기 쉽고, 결국에는 질병의 형태로 드러난다”고 지적한다. 이 염증은 혈관을 따라 온몸을 순환하며 세포의 노화와 변형을 촉진하고, 면역계를 과도하게 자극해 면역 교란을 일으킨다.
그 결과 비만, 당뇨병 같은 대사 질환부터, 류마티스 관절염, 천식 같은 자가면역 질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만성질환의 원인이 된다. 서울대병원 건강증진센터의 연구에 따르면 만성 염증 수치가 높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암 발생 위험이 남성은 38%, 여성은 29%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만성 염증은 뇌세포까지 손상시켜 우울증, 알츠하이머, 치매 등 신경계 질환도 유발할 수 있다.
지방과 당, 염증의 연료가 되다
김 원장은 특히 복부 내장지방의 위험성을 강조했다. 내장지방은 리포카인이라는 염증 유발 물질을 분비하고, 이로 인해 신진대사가 방해받으며 지방이 더욱 축적된다. 이는 염증과 지방의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또한 고열량 음식에 포함된 지방 성분은 혈관을 손상시키고 염증 반응을 유도한다. 액상과당은 혈액 내 단백질과 결합해 최종당화산물을 생성하는데, 이는 염증 유발 물질의 핵심으로 작용한다. 김 원장은 "부드러운 빵, 과자, 패스트푸드, 육가공 제품, 술이 대표적인 원인 식품"이라고 지적한다.
약보다 음식, 염증을 다스리는 식탁 위 해법
만성 염증을 줄이는 해법은 약이 아닌 식단에서 찾을 수 있다. 김 원장은 냉장고 안에 답이 있다고 말한다. 그는 항염 효과가 높은 대표적인 식품으로 다음을 제시한다.
- 채소류: 양파, 마늘, 토마토, 당근, 양배추, 시금치, 버섯 등
- 향신 채소 및 허브: 강황, 계피, 박하, 바질, 민트
- 과일: 사과, 수박, 귤, 딸기 등
- 견과류 및 씨앗류
- 오메가3가 풍부한 식품: 등푸른 생선, 아마씨, 들깨
- 커피와 녹차
이 가운데 토마토는 가장 강력한 항염 식품 중 하나로 꼽힌다. 토마토에는 라이코펜이라는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다. 활성산소를 제거해 세포를 보호하며, 만성 염증 제거는 물론 전립선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특히 라이코펜은 알코올 분해 과정에서 생기는 독성 물질을 해독하는 데 관여하기 때문에, 술안주로 토마토 요리를 먹거나, 음주 후 토마토 주스를 섭취하는 것이 간 건강과 숙취 해소에 효과적이다.

토마토를 제대로 먹는 법
라이코펜은 지용성 성분이므로 기름과 함께 섭취해야 흡수율이 높아진다. 또한 생보다 익힌 토마토에 라이코펜 함량이 더 높아지기 때문에, 데치거나 볶는 방식의 조리가 권장된다. 여기에 올리브오일이나 들기름을 곁들이면 흡수에 도움이 된다. 단, 들기름은 산패 위험이 있으므로 조리 후에 첨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토마토 껍질에는 과육보다 더 많은 라이코펜이 함유돼 있어 껍질째 섭취하는 것이 좋다. 껍질 식감이 부담된다면 잘게 갈아 먹는 것도 대안이다.
김 원장은 방울토마토를 더욱 추천한다. 방울토마토는 껍질 비율이 높고, 완전히 익은 상태에서 수확되기 때문에 라이코펜 함량이 더 높다. 또한 계절에 관계없이 안정적으로 구할 수 있고, 일반 토마토보다 저렴하다. 반면 파란 토마토는 독성 물질인 솔라닌이 있어 섭취해서는 안 된다. 이 성분은 285도 이상에서만 분해되며, 일반적인 조리 온도로는 제거되지 않는다.

채소와 과일, 항산화 효과의 보고
김 원장은 다양한 채소와 과일이 모두 항산화 효과를 갖고 있으며, 이는 ORAC(오라크) 지수로 측정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 지수는 식품의 항산화 능력을 수치화한 것이다.
채소 중에서는 비트가 가장 높은 ORAC 지수를 기록했고, 시금치, 브로콜리, 양배추, 당근, 피망 등이 뒤를 이었다. 과일에서는 크랜베리, 배, 포도, 사과, 체리, 딸기 순이었다. 토마토, 당근, 브로콜리는 익히면 항산화 성분이 더 풍부해지므로 조리해서 먹는 것이 효과적이며, 이때 소량의 기름과 함께 섭취하면 흡수가 촉진된다. 다만 시금치는 신장결석 위험이 있으므로 살짝 데쳐 먹는 것이 좋다.
과일은 비타민 C와 효소의 흡수를 위해 생으로 섭취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만성 염증은 눈에 띄지 않게 진행되지만, 결국엔 각종 질병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약물보다는 일상 속 식단과 생활습관의 개선이 더 효과적이다. 김진목 원장은 음식이 곧 약이며, 그중에서도 토마토는 만성 염증을 줄이는 대표적인 식품이라고 강조했다. 적절한 조리법과 섭취 방식만 지킨다면, 누구나 식탁 위에서 건강을 지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