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한강 책 안 판다” 선언한 ‘이 서점’…이유 있었네
교보문고 한시적 판매 중단
지역 서점에 물량 공급 나서
앞서 업계 독식 강한 비판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의 책을 팔지 않겠다고 선언한 서점이 있어 이목이 쏠렸다. 해당 서점은 신용호 창업주가 설립한 교보문고로 알려졌다.
22일 도서·출판 업계에 따르면 교보문고는 22일부터 이달 말(31일)까지 오프라인 판매를 한시적으로 중단하고, 지역 서점에 책을 공급할 예정으로 전해진다. 이는 한강 작가의 책이 지역 서점에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다는 업계 지적에 따른 조치다.
교보문고는 22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교보문고에 설치한 현판을 통해 도서 판매 제한을 밝혔다. 이에 대해 교보문고는 “지역 서점과의 상생을 위하여 한강 작가의 도서 판매를 한시적으로 제한한다”라고 고시했다.
이어 “11월 1일부터 판매를 재개할 예정이다”라며 “이 기간에 한강 작가의 도서 구매는 가까운 지역 서점을 이용해 달라”라고 부연했다. 도서·출판 업계는 전국에 지점을 둔 대형서점인 교보문고를 지적해 왔다.
앞서 한국서점조합연합회는 “교보문고가 지난 14일 한강 작가의 도서 1종당 하루 10부로 제한해 주문이 가능하다는 공지를 올렸지만, 17일 한강 작가의 책 판매량이 백만 부를 넘어설 때까지도 교보문고로부터 해당 책을 받은 지역 서점은 단 한 곳도 존재하지 않았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국서점조합연합회는 “(교보문고는) 자사 이익을 위해 한강 작가의 책을 지역 서점에 공급하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교보문고는 지역 서점과 경쟁하는 소매업체인 동시에 여러 서점에 책을 공급하는 공급업체로, 지역 서점에 책을 공급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따라 한시적 도서 판매를 중지했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현재 회사는 하루 평균 1만 7,000부를 공급받고 있었으나, 이 중 지역 서점에 1만 5,000부를 분배할 계획이다. 하루 평균 2,900부로 교보문고 대비 소량의 책을 공급받은 지역 서점들은 해당 물량을 나눠 받을 것으로 전해졌다. 공지 기간 교보문고는 광화문 본점을 포함해 전국 8개 지점에서 하루 2,000부만 판매할 방침이다.
한편,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에 한강 작가의 연세대 재학시절이 재조명받고 있다.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89학번인 한강 작가는 재학 시절에도 눈에 띄는 인물이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연세대 국문과 84학번인 유성호 문학평론가(한양대 국문과 교수)는 “(한강은) 언제나 글을 쓰기 위해 존재하는 것 같았다”라며 “자신이 말해야 하는 것을 소리 높여 주장하지 않고 오로지 내면의 깊이를 통해서만 은은하게 표현하는 기막힌 절제력을 가졌다”라고 설명했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한국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높은 관심을 보인다. 중국 한메이 북경외국어대 아시아학원 교수는 지난 20일 주간지 차이신에 쓴 평론을 통해 한강 작가를 언급했다.
이에 대해 한메이 교수는 “한강이 노벨상을 받은 첫 아시아 여성 작가가 되자 많은 사람이 뜻밖이라고 했다”라며 “노벨문학상이 변화 중임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다”라고 했다. 이어 그는 “그러나 자세히 보면 한강 작가의 수상은 결코 완전한 우연이 아니다”라며 “한강 작가의 문학 창작 기간은 벌써 30년이 됐고, 성과 또한 그에 못지않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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