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 잃고 더 예뻐진 '더 뉴 카니발'의 SUV 도전기

지난 11월 8일 기아는 ‘더 뉴 카니발’의 사전 계약을 시작했어요. 2024 더 뉴 카니발은 2020년 등장한 4세대 카니발의 부분변경 모델이에요. 사실상 대체재가 없는 차종이라 공개 한참 전부터 많은 기대를 모았죠.

미니밴이었던 카니발은 어느 순간부터 'SUV스러운' 디자인과 사양으로 출시되고 있어요. 미니밴의 초심은 잃었지만 판매량은 여전히 높은데요. 이번에는 SUV 라인업에만 적용됐던 '그래비티' 트림까지 추가됐다고 해요.

오늘 첫차연구소에서는 SUV라고 해도 무방할 2024 더 뉴 카니발의 주요 특징과 함께, 특히 가격에 대해서도 심층적으로 분석해 볼게요.


미니밴의 왕
SUV마저 정복하다

1984년 등장한 닷지 캐러밴과 플리머스 보이저는 최초로 등장한 현대적인 개념의 미니밴이었어요. 70년대 이후 미국에서는 가족을 태우고 여행을 떠날 수 있으면서도 차고에 주차할 수 있는 적당한 크기의 차를 찾는 수요가 늘었는데요. 이에 기존의 대형 밴과 세단의 장점을 결합한 것이 미니밴의 시초였죠.

비슷한 시기 유럽에서도 르노 에스파스 등의 미니밴이 등장했지만, 미국의 미니밴들은 차체를 키우며 넉넉한 배기량의 V6 엔진과 슬라이딩 도어를 달아 여유로운 감각을 더했어요. 기아는 이를 벤치마킹해 1998년 초 카니발을 출시했고, 좋은 반응을 얻었죠.

국내에서도 RV 붐이 이어지며 다양한 RV 차량이 출시되었지만 카니발의 인기는 압도적이었어요. 카니발은 1세대 모델만20만대 넘게 팔리며 IMF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던 기아에게 큰 힘이 되어주었죠. 이후 꾸준히 신모델을 내놓으며 기아의 핵심 차종이 되었고요.

하지만 세계적으로 미니밴 시장은 점차 위축되어 갔어요. 바로 다재다능한 SUV의 등장 때문인데요. 세계 최대 미니밴 시장인 미국에서 미니밴 판매량은 2014년 55만 대를 넘겼지만, 2021년에는 무려 31만 대 수준으로 줄어들었어요. 미니밴을 대체한 것은 7~8인승의 중대형 SUV였죠. SUV로 변화되는 패러다임에 맞춰 카니발도 SUV에 가까운 디자인을 선보이며 변화를 시도했어요. 특히 4세대 모델부터 그 움직임이 두드러졌죠.

우선 보닛을 길게 디자인해 상용차 같은 느낌을 덜어냈어요. 보닛이 짧으면 적재 공간을 우선시한 밴의 느낌이 강하니까요. 여기에 차체 하단을 무광 플라스틱으로 마감하고, 앞뒤 범퍼에는 은빛 스키드 플레이트를 덧대 견고한 이미지를 더했어요. C필러의 독특한 장식 역시 팰리세이드나 트래버스 같은 3열 SUV에서 차용한 것이라고 해요.

현재 사실상 유일한 국산 미니밴이 된 카니발은 현대 팰리세이드와 같은 대형 SUV와도 경쟁하는 상황이 되었어요. 하지만 판매량은 웬만한 SUV들보다 훨씬 많은데요. 미니밴 시장이 침체되고 단종된 미니밴들도 여럿 있지만 적어도 카니발만큼은 미니밴의 매력을 인정받는 것 같아요.


하이브리드와 그래비티 트림 등장
2024 카니발 F/L

더 뉴 카니발의 외관은 기아의 새로운 디자인 철학 ‘오퍼짓 유나이티드’를 기반으로 더 세련되고 강인한 분위기를 더했어요. ‘스타맵 시그니처’ 램프와 함께 웅장한 디자인의 그릴이 적용되었고, 트렁크 손잡이도 깔끔하게 정돈했죠. 범퍼로 분리되어 있던 후면 방향지시등이 테일램프에 통합된 것도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어요.

더 뉴 카니발은 ‘그래비티’ 트림이 추가된 것도 특징이에요. 그래비티는 레이부터 셀토스, 스포티지, 쏘렌토까지 기아의 SUV에 적용되는 디자인 특화 트림인데요.

전용 그릴과 휠이 적용되고, 범퍼와 C필러 가니쉬를 다크 메탈 색상으로 변경해 고급스러움을 더했다는 것이 기아의 설명이에요. 특히 이 그래비티를 적용하면 미니밴보다는 아주 도시적인 SUV 스타일로 변하기 때문에, 이번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며 한층 더 변화를 꾀한 점이라고 보여져요.

그래비티 트림을 구입하면 더 높은 탁송료를 지불해야 하는 문제가 있는데요. 최근 이러한 현상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고 있어 구입을 고려하고 있다면 추가 비용에 대한 정보를 꼼꼼히 찾아보는 것이 필요해요. 

실내에서는 평온함과 안락함을 강조하고 있어요. 12.3인치 디스플레이 두 개를 나란히 연결한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적용하고, 하단에는 미디어-공조 전환 조작계를 더해 간결하게 정리했어요. 운전석 에르고 모션 시트와 2열 다이나믹 마사지 시트는 장거리 주행 시 편안함을 더해줄 것으로 기대되네요. 기존에 없던 HUD를 추가하고 엠비언트 라이트의 적용 범위를 확대한 것도 긍정적인 부분이죠.

기아에 따르면 더 뉴 카니발은 서스펜션을 변경해 승차감을 개선하고 흡/차음재를 추가해 더 조용한 실내를 구현했어요. 2열 시트 안전벨트 버클에 조명을 더하고 보닛 지지대를 유압식으로 바꾸는 등 구석구석 다양한 부분에서 변경이 있었어요. 11인승이 단종된 것도 특징인데, 비좁은 4열 시트는 승합차로 분류되기 위한 꼼수에 가까웠었죠. 실제 판매량도 적었던 만큼 자연스레 단종된 것으로 보여요.

가장 큰 변화는 카니발 하이브리드가 추가되었다는 점이에요. 기존의 카니발은 3.5 가솔린과 2.2 디젤 중에 선택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가솔린은 자동차세와 연료비가 부담스럽고, 디젤은 진동과 소음이 있어 하이브리드를 기다리시는 분들이 많았죠.

1.6 터보 하이브리드는 쏘렌토, K8과 같은 엔진이지만 모터 출력을 높여 최고출력 245마력, 최대토크 37. 4kgf.m을 기록해요. 복합 연비는 18인치 휠 기준 14.0km/l로 덩치에 비해 뛰어난 편이죠. 여기에 전기모터를 제어해 승차감과 주행성능을 향상시키는 E-핸들링과 E-라이드, E-EHA도 적용되었어요. 


아버지차
어찌 그렇게 비싸졌나요..?

2024 더 뉴 카니발은 가격이 상당히 많이 인상되었어요. 3.5 가솔린 기준 시작 가격이 3,470만 원으로 기존보다 290만 원 인상되었고, 트림에 따라 233만 원(시그니처)~295만 원(노블레스)이 인상되었어요. 새로 추가된 1.6 터보 하이브리드는 여기에 455만 원이 추가되고, 카니발 하이리무진은 호화로운 편의사양을 추가하면서 4인승 풀옵션 모델이 무려 1억 원을 넘기게 되었어요.

하이브리드와 하이리무진의 가격은 상당히 비싸지만, 기본 모델의 가격표를 살펴보니 생각만큼 많이 오르진 않은 것 같아요. 기존에는 내비게이션이 옵션이었고, 추가하려면 190만 원을 내야 했지만 더 뉴 카니발에서는 기본 적용되었어요. 앞좌석 통풍 시트와 뒷좌석 열선, 고속도로 주행 보조(HDA)까지도 기본이죠. 이번 2024 더 뉴 카니발은 ‘깡통’이라도 충분한 편의사양을 갖추고 있어요.

하지만 아무리 깡통의 가성비가 강력하더라도, 110만 원의 컨비니언스 패키지는 꼭 추가하는 것을 추천해요. E-하이패스나 무선충전 패드는 없어도 괜찮지만 ‘전동식 슬라이딩 도어’의 만족감은 매우 큰 것으로 평이 자자하니까요. 이렇게 구입했을 때가 가장 가성비가 뛰어나 보이는데, 이때 가격은 9인승 기준 가솔린 3,580만 원, 디젤 3,775만 원, 하이브리드는 4,035만 원이에요.

첫차 에디터라면 노블레스 트림을 구입할 것 같아요. 카니발을 산다면 대부분 뒷좌석 승객의 편리함을 위해서일 텐데, 노블레스부터 기본적용되는 2,3열 도어 커튼과 2열 이중접합 차음 유리가 그러한 부분에서 매력적인 조건으로 보여요. 옵션 선택권도 늘어나고, 실내 인테리어 색상도 노블레스부터 선택할 수 있으니 1석 2조가 되는 거죠.

컴포트(140만 원)를 추가하면 뒷좌석 통풍 시트와 전동 리클라이닝, 확장형 센터 콘솔과 3열 USB 단자 등이 추가되어 뒷좌석 편의성이 개선돼요. 모니터링 팩(120만 원)에는 서라운드 뷰와 함께 스마트키로 차를 앞뒤로 이동할 수 있는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가 포함되어 있는데, 카니발처럼 큰 차에는 아주 유용할 것 같아요. 이렇게 구입하면 차량가는 가솔린 4,170만 원, 디젤 4,365만 원, 하이브리드 4,625만 원이 되네요.


더 뉴 카니발의 특징과 옵션에 따른 가격에 대해 알아봤어요. 늘 그랬듯 신형 카니발은 이번에도 많은 인기를 얻을 것으로 예상돼요. 가격 인상폭이 크지만 달라진 부분과 옵션 구성을 보면 가격도 적절한 것 같고요. 다음 달부터 생산될 카니발 하이브리드의 대기 수요가 엄청나다고 하는데, 곧 도로에서 쉽게 만나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여러분은 이번 카니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미지 출처 - 제조사 홈페이지, netcarshow, 카이즈유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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