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삶을 위협하는 당뇨병 : 보험을 활용한 효과적인 관리 전략

당뇨병은 만성질환으로 불린다. 혈당 불균형 문제를 중심으로 다양한 합병증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고혈당 상태가 지속되면 대사 질환이나 신체 전반에 다양한 영향을 준다.
작은 혈관이 손상돼 신경에 영양을 공급하는데 문제가 발생하는 신경합병증, 눈의 혈관이 손상되는 안과합병증, 고혈당과 지방대사 이상으로 심장에 부담을 주는 심혈관질환, 혈당 불균형에 따른 신장의 여과 기능 손상으로 인한 신장 질환 등이다.

때문에 초기에 적절한 관리와 치료로 합병증을 예방하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현대사회라는 게 그리 녹록하지 않다. 불규칙한 식습관, 고도의 스트레스, 떨어지는 신체 활동량 등 만성질환에 악영향을 미치는 요소만 가득하다. 정기적인 검진과 건강관리만이 살길인데, 특히 젊은 세대가 당뇨에 대한 심각성을 느끼긴 어렵다. 하지만 숫자로 보는 당뇨는 전혀 다른 결과를 보여준다.

당뇨병 팩트시트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성인 6명 중 1명(16.7%)이 당뇨병을 가지고 있다. 특히 30세 이상 당뇨병 유병률은 2018년 13.8%에서 지속 오르는 추세다. 65세 이상 성인에겐 어떨까. 무려 10명 중 3명(30.1%)일 정도로 흔한 상황이 된다.

명백한 위험이 존재하는 곳에 보험이 있다. 보험은 위험을 대신해서 먹고 사는 산업이기 때문이다. 보험은 질병의 발생을 막아주지 못하지만 금전적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목적을 가진다. 단순히 진료비용에 대한 보전뿐만 아니라 치료 및 관리에 대한 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보험을 활용해 보는 것이 좋다.

생활 습관부터 보험으로 바꿔보자

만성질환은 완치보다는 장기간 지속되는 병리적 상태다. 몸의 다른 부분이 당뇨로 인해 취약해질 가능성이 높다. 단순한 약물 처방이나 일시적 치료로는 충분치 않다. 장기간에 걸친 관리와 의료전문가의 협력이 필요하다.

보험사의 흥미로운 시도가 있다. 우리나라 최대 손해보험사인 S사는 지난 2018년 400만명이 넘는 자사 실손의료보험 가입자에게 무료로 당뇨 관리가 가능한 헬스케어서비스를 제공한 적 있다. 망막병증, 족부절단, 급성 뇌졸중, 심혈관질환 등 각종 심각한 합병증을 수반하는 만큼 당뇨를 관리하게 하면 고액의 보험금 지급을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였다. 현재는 자사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제공 대상을 더 넓혔다.

이 애플리케이션에서는 사용자의 혈당, 식사, 운동 등 생활 습관을 기록한다. 간호사나 영양사 등은 이를 토대로 맞춤형 메시지를 보내준다. 혈당 체크와 알람 메시지만으로도 당화혈색소가 개선되는 효과가 있었다는 임상 연구를 바탕으로 한 서비스다.

당시 S사가 K 병원과 당뇨로 약물치료를 받고 있는 고객 160명을 대상으로 6개월간 진행한 임상 연구 결과도 놀랍다. 서비스를 제공한 그룹과 당뇨 관리 교육만 진행한 그룹을 나눠 6개월간 운영한 결과 서비스를 제공한 그룹의 당화혈색소가 0.6% 내려갔다.

당화혈색소가 1% 정도 차이를 보일 때 당뇨병 신약 허가가 나올 정도다. 자주 혈당을 체크하고 문자메시지로 건강관리를 독려하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당뇨 개선 효과를 낸 것이다. 메시지를 보내는 전문 상담사는 식사 기록에서 혈당이 높아지는 음식을 자제하도록 하거나 활동량이 떨어지는 주말에 산책을 권유하기도 했다.

실상 보험사의 헬스케어서비스가 모든 분야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보여준 적은 없다. 이들이 추구하는 헬스케어서비스의 형태는 대부분 건강관리에 대한 보조적 수단이다. 많이 걷도록, 건강하게 먹도록 하는 등에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뇨만큼은 보조적 수단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당뇨와 관련된 보험상품이 필요하다면, 보험사에서 제공하는 헬스케어서비스를 활용해 생활 습관을 바꿔보는 것부터 시작해도 충분히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S사의 경험이 힌트가 된다. 혈당 기록을 열심히 하지 않은 임상실험 참가자도 당화혈색소 감소 효과를 보였다. 열심히 메시지를 열람하고 메시지대로 행동하니 자기도 모르게 식생활 등 생활 습관이 개선됐다는 것이다.

당뇨를 위한 필수 담보를 알아두자!

먼저 자신이 가입한 보험에서 당뇨 대비를 위해 체크해 봐야 할 담보가 있다. 바로 ‘질병후유장해’다. 질병후유장해 담보는 우리 몸을 13개 부위로 나눠 부위별 장해 정도에 따라 처음 약속했던 보험금의 범위 내에서 보상해 준다.

질병후유장해는 신체에 영구적으로 남은 육체의 기능 상실 및 손상 상태를 의미한다. 장해 정도에 따라 약관서 정한 후유장해 등급을 구분하는데 다른 담보와 달리 여러 번 반복해 지급한다는 특징이 있다. 이에 만성질환자의 합병증을 대비하는 데 유용할 수 있다.

당뇨합병증의 대표 질환인 평생투석은 75%, 한쪽 눈 실명은 50%, 손가락 전체나 발가락 전체 절단은 각각 55%와 30%가 적용된다. 만약 질병후유장해 5,000만원에 가입해 한쪽 눈이 실명했다면 2,500만원의 보험금이 지급된다는 의미다.

일명 3대 질병이라 불리는 암, 뇌혈관질환, 심혈관질환 담보도 다시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특히 심·뇌혈관질환의 보장 금액과 범위를 살펴보면 좋다. 해당 질환은 당뇨 합병증을 원인으로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순환계질환 진단비가 따로 있지만 대부분 보장 금액이 크지 않다. 뇌혈관질환과 심혈관질환은 보장 범위에 따라 급성심근경색만을 보장하거나 뇌출혈, 뇌졸중 등 혈관질환 전체를 보장하지 않는 담보만 가지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10년 전만 해도 소위 3대 질병에 대한 진단비 담보 상품들은 혈관질환에 대한 보장범위가 그리 넓지 않았다.

당뇨, 고혈압 등의 만성질환을 앓고 있더라도 보험 가입에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최근 유병자도 가입할 수 있는 간편심사보험이 보험사마다 판매되고 있다. 인수심사(언더라이팅) 단계를 단순화한 상품이라 간편심사라 불린다.

간편심사보험은 3가지 질문만 피하면 가입할 수 있다. 통상적으로 3개월 내 추가검사 필요 소견, 2년 내 입원과 수술 이력, 5년 내 암 등 주요 질환 등이다.

‘3·2·5’ 고지로 불리는데, ‘3·3·3’, ‘3·5·5’ 등 기간에 따라 가입할 수 있는 유병자의 형태도 다양해졌다. 질문의 개수도 한 개 또는 두 개에만 해당하지 않으면 가입할 수 있는 상품도 있다. 대신 질문의 양이 적어질수록 보험료가 비싸진다.


박영준 보험전문 기자(대한금융신문)
※ 머니플러스 2023년 1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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