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레옹' 꿈꾸다 폭망했지만... 넷플릭스 공개되며 15년 만에 역주행 중인 이 영화

<푸른소금>

2011년 개봉 당시에는 흥행의 쓴맛을 봤던 영화 <푸른소금>이 15년 만에 OTT에서 새로운 생명력을 얻고 있다. 최근 넷플릭스에 공개된 <푸른소금>은 28일 기준 ‘오늘 대한민국의 TOP 10 영화’ 7위에 오르며 뒤늦은 역주행을 이어가고 있다. 극장에서는 외면받았지만, 시간이 흐른 지금은 “다시 보니 의외로 괜찮은 작품”이라는 재평가와 함께 시청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는 것이다.

<푸른소금>은 조직 세계를 떠나 평범한 삶을 꿈꾸는 전직 보스 윤두헌(송강호)과 그를 감시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접근한 전직 사격선수 조세빈(신세경)의 이야기를 그린 감성 누아르다. 조직의 명령과 자신의 감정 사이에서 갈등하는 세빈, 그리고 그녀를 의심하면서도 끝내 연민을 거두지 못하는 두헌의 관계가 영화의 중심축을 이룬다.

줄거리 자체는 다르지만, 중년의 남성과 어린 여성 사이에 형성되는 미묘한 정서와 킬러라는 소재 때문에 많은 관객들은 자연스럽게 뤽 베송 감독의 영화 <레옹>을 떠올렸다. 다만 <레옹>이 긴장감 넘치는 서사와 캐릭터의 성장으로 호평을 받았다면, <푸른소금>은 감정선에 지나치게 집중한 나머지 장르적 재미를 충분히 살리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무엇보다 이 작품이 지금 다시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배우들의 필모그래피다. 당시 스물한 살이던 신세경은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으로 구축한 청순한 이미지를 벗고 짧은 울프컷과 스모키 메이크업, 냉혹한 저격수 조세빈으로 파격적인 변신에 도전했다. 지금 보면 배우 신세경이 다양한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가던 출발점 같은 작품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여기에 지금은 독보적인 개성을 가진 배우로 자리 잡은 이솜의 풋풋한 신인 시절 모습도 만나볼 수 있다. 당시에는 비교적 작은 비중이었지만, 현재의 필모그래피를 떠올리며 영화를 다시 보면 반가움을 느끼는 관객이 적지 않다. 송강호, 천정명, 이종혁, 김민준, 윤여정, 이경영, 김뢰하, 오달수, 장영남 등 화려한 출연진 역시 세월이 흐른 지금 더욱 눈길을 끄는 요소다.

연출을 맡은 이현승 감독은 <그대 안의 블루> <시월애> 등을 통해 감각적인 영상미를 인정받은 연출자답게 이번 작품에서도 독특한 미장센을 선보였다. 푸른 염전과 바다, 차가운 도시의 색감을 활용한 화면 구성은 누아르라기보다 한 편의 감성 화보를 보는 듯한 인상을 남긴다. 절제된 음악과 여백을 살린 연출 역시 시간이 지나도 촌스럽지 않은 장점으로 꼽힌다.

반면 흥행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2011년 8월 개봉한 <푸른소금>은 전국 77만여 명의 관객을 모으는 데 그쳤다. 배우들의 연기와 영상미는 호평을 받았지만, 상투적인 이야기 전개와 평면적인 캐릭터, 감성에 치우친 서사가 몰입을 방해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특히 아름다운 화면에 지나치게 집중한 나머지 인물 간 갈등과 긴장감이 희석됐다는 평가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OTT에서는 분위기가 조금 다르다. 극장에서는 흥행 여부가 가장 중요한 기준이었다면, 스트리밍 환경에서는 개성 있는 장르 영화나 배우들의 초기 작품을 찾아보는 시청자들이 늘어나면서 <푸른소금>도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과거에는 호불호가 갈렸던 느린 호흡과 감성적인 연출 역시 집에서 차분히 감상하기에는 오히려 장점으로 받아들여진다는 반응이다.

결국 <푸른소금>은 흥행작은 아니었지만, 시간이 흐르며 다시 발견되는 영화가 됐다. 송강호의 묵직한 존재감, 신세경의 과감한 변신, 이솜의 신인 시절, 그리고 이현승 감독 특유의 아름다운 영상미까지. 개봉 당시에는 빛을 보지 못했던 요소들이 넷플릭스를 통해 다시 관객들과 만나며 늦은 재평가를 받고 있다. 15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지금, <푸른소금>은 실패한 흥행작이 아니라 한 시대 배우들의 젊은 얼굴과 감성 누아르의 흔적을 담아낸 작품으로 다시 한번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푸른소금
감독
출연
윤여정,이경영,김뢰하,오달수,이솜,진양혜,장영남,김종구,김강우,조영진,조덕제,최덕문,양기원,이종필,이언정,손상현,박지훈,김율리,이현승,안수현,이현승,김성민,이동수,김병서,유상헌,배경민,신수원,김병서,신경만,이하준,김상범,김재범,유성엽,김정훈,박진영,홍예영,성지영,이병하,최세연,김서영,전재욱,오유진,정두홍,정도안,이창만,홍신애
평점

나우무비 에디터 김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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