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교육부 "無관여"…숙대, '김건희 논문 검증' 총장 재표결 강행하나
숙명학원, 돌연 '신임총장 선출 재표결' 검토
선임 절차 질의 받은 교육부는 무관여 입장
"숙명여대 정관에 따라 이사회에서 결정할 일"
숙명학원, 30일 예정대로 이사회 개최
재표결 강행되나…"결과 예단 어렵다" 목소리도
김건희 여사 논문표절 의혹 관련 진상 파악에 적극적인 의사를 피력한 숙명여자대학교(숙명여대) 문시연 신임 총장에 대해 학교 측이 선출 재표결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교육부는 "대학 정관에 따라 (학교법인) 이사회에서 결정할 일"이라는 입장인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교육부 답변을 참고해 재표결 여부를 결정짓겠다는 게 숙명여대를 운영 중인 학교법인 숙명학원 이사회 측의 입장이었던 만큼, 이런 무관여 의견을 명분 삼아 오는 30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재표결이 강행될 경우 파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학교 쪽에선 "(재표결 시) 결과는 예단하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고, 학생들의 반발 조짐도 조기에 감지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날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숙명여대 총장 선임 건은 숙명여대 정관에 따라서 이사회에서 결정할 일"이라며 "사립대학 총장 선임 등에 대해선 (교육부가) 일체 관여하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입장을 숙명여대 쪽에 답변 형식으로 보내는 것 자체도 검토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신임 총장 재표결 여부는 숙명학원 이사회의 자체 판단에 의해 결정될 전망이다. 숙명학원 측은 문 신임 총장 선임 과정에서 절차상 하자가 있다는 일각의 문제 제기에 근거해 교육부에 선임 절차 관련 질의를 해 둔 상태였다. 숙명학원이 오는 30일 이사회를 소집하면서 심의 안건을 '신임 총장 선출 재표결(필요시)'로 표기한 것도 교육부의 의견을 참고해 필요하다면 재표결을 추진한다는 의미였다는 게 학교 측 설명이었다.
같은 날 숙명여대 관계자는 "30일 이사회는 예정대로 열릴 예정"이라며 "교육부에서 답변이 오지 않을 경우에는 이사회에서 자체적으로 판단해 재표결 안건 진행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어쨌든 총장 선임은 이사회에서 결정하는 것"이라며 "교육부에 문의를 한 건 분쟁이나 문제가 생기는 걸 방지하기 위해 진행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교육부가 특별히 제동을 걸지 않은 만큼 재표결이 강행될 가능성이 작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앞서 또 다른 학교 측 인사는 "(재표결 시) 결과는 예단하기 어려운 것 아니냐"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달 20일 숙명학원 이사회는 새 총장으로 문시연 프랑스언어·문화학과 교수를 선임했다. 장윤금 현 총장도 경쟁 후보였지만, 당일 이사회에서 후보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총 8명의 이사 가운데 6명이 단독 후보였던 문 교수의 총장 선임 건 찬반 투표에 참여해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장 총장도 이사 자격을 지녔지만 투표에 불참했고, 나머지 이사 1명도 개인 사정으로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 때 문 교수는 참석 이사 과반수인 4인의 찬성을 받아 신임 총장으로 선임돼 오는 9월 1일부터 임기를 시작할 예정이었는데, 학교 내 일부 관계자가 선임 절차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재표결 건이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다. 원칙상 8인의 과반수인 5인의 찬성을 받았어야 했다는 것이다.
문 교수는 차기 총장으로 선임되기 전 지난달 5일 열린 총장 후보자 정책토론회에서 김 여사 논문 검증 문제와 관련해 "총장이 된다면 진상 파악부터 해보고, 규정과 절차에 따라 정리하겠다"고 언급해 주목 받은 인물이다. 그는 이 자리에서 "표절 여부 판단은 독립적인 위원회가 자율적으로 판단하겠지만,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라고 언급했다. 숙명여대는 2022년 2월 김 여사의 석사 논문 표절 여부를 가리는 예비 조사위를 꾸렸지만 아직 결론을 내지 못했다.
한편 숙명여대 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 '설원'은 지난 25일 이사회의 재표결 추진 기류와 관련해 "투표권자에 대한 명백한 기만행위"라는 대자보를 게시하며 반발했다. 비대위는 "숙명의 변화를 기대하던 우리는 또다시 무력감에 휩싸였다"며 "그럼에도 주저하지 않고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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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나채영 기자 nana@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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