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봄학교' 확대에 고용불안한 방과후학교 강사들

108명 실태조사 77.8% "부정적"… 수입 감소·수업 혼선·폐강 등

방과후학교 강사들이 늘봄학교 도입으로 인해 고용불안에 떨고 있다. 사진은 늘봄학교로 운영되는 한 교실. /경인일보DB

올해 모든 초등학교로 확대되는 '늘봄학교'가 일선 교사들뿐 아니라 방과후학교 강사들에게도 '졸속 운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미 학교와 방과후 계약을 마친 상태에서 갑자기 늘봄학교가 도입돼 수업이 폐강하는 등 강사들의 고용불안을 유발했다는 목소리가 크다.

늘봄학교는 초등학교 정규 수업 전후로 맞벌이 가정 자녀 등에게 돌봄 서비스를 제공해 돌봄 공백을 해소하려는 정부 정책이다. 교육부는 올해 모든 초등학교로 늘봄학교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인천은 늘봄학교가 60개 학교에서 운영 중이고, 2학기부터는 전면(265개 학교) 시행될 예정이다.

애초 교육부는 늘봄학교를 통해 방과후 프로그램이 다양해지는 등 강사들의 고용도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인천지부(이하 인천지부)가 지난 4월 29일부터 지난달 13일까지 인천지역 방과후학교 강사 108명을 대상으로 '늘봄학교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는 달랐다. 늘봄학교 도입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답한 강사는 77.8%(84명)에 달했다. 긍정적으로 평가한 강사는 0.9%(1명)뿐이었다.

강사들이 경험한 부정적인 영향(복수응답)은 '방과후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이 줄거나 강사료 체계가 바뀌어서 수입이 감소했다'(81.5%)가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수업 시간이나 장소 변경 등 혼선이 생겼다'(25.9%), '기존 과목이 폐강하거나 재계약이 안 돼서 수업을 그만뒀다'(25.0%), '학교 담당자의 업무 지시나 소통이 매끄럽지 못하다'(13.9%) 등의 순이었다.

특히 늘봄학교의 핵심인 '맞춤형 프로그램'(오후 1~3시 초등학교 1학년에게 무상 제공되는 수업)은 강사들에게 무용지물이었다.

응답자 중 맞춤형 프로그램을 맡은 강사는 8.3%(9명)에 불과했다. 기존 수업과 시간이 겹치거나 할 수 있는 과목이 없어서였다.

인천지부는 교육부에 '강사료 시간당 6만원 이상 책정' '맞춤형 프로그램에 기존 강사들의 참여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인천지부 관계자는 "2학기 늘봄학교가 전면 도입되기 전에 방과후학교 강사들의 의견을 반영한 정책 보완이 필요하다"며 "늘봄학교 프로그램이 중복되지 않도록 계획을 세워 수요자의 선택권을 보장하고, 프로그램 다양화로 수업의 질을 높일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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