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과 딴판" 비판받은 일본판 '우영우'…연기력 부족일까, 표현의 차이일까

한국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일본 리메이크판인 '미나미는 미나미다'가 공개되면서 주연 배우 아시다 마나의 자폐 스펙트럼 연기와 현지화 연출을 둘러싼 논쟁이 한일 양국에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한국판 원작에서 배우 박은빈이 구축한 독창적이고 섬세한 캐릭터에 비해 '미나미는 미나미다' 주인공을 맡은 아시다 마나의 연기력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한편, 자폐의 다채로운 증상을 반영한 또 다른 해석이라는 반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가장 큰 논란이 불거진 대목은 한국판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상징적 장면인 '회전문 통과' 신이다. 원작에서는 우영우가 쿵짝짝 박자에 맞춰 회전문을 리드미컬하게 통과하며 인물의 내면적 성장과 신체적 감각을 시각적으로 표현해 호평받았다.
반면 일본판 '미나미는 미나미다'에서는 해당 장면의 호흡이 지나치게 단조롭고 아시다 마나의 동작이 수동적으로 연출되어, 자폐성 장애가 가진 고유한 감각적 특성과 인물의 매력을 충분히 살리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법정 시뮬레이션 및 변론 장면에서의 음성 톤과 시선 처리 역시 주요 비판 대상이 됐다. 박은빈은 빠른 두뇌 회전을 표현하기 위해 특유의 억양과 빠르지만 명확한 발성, 불안정한 시선 처리를 고도로 계산된 연기로 선보인 바 있다.
그러나 '미나미는 미나미다'의 주연 아시다 마나는 정형화된 말투만을 반복하거나 시선 고정을 어색하게 처리해, 캐릭터의 지적 능력과 장애적 특성 사이의 균형을 놓쳤다는 지적이 국내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됐다.
일본 현지 반응도 엇갈리고 있다. 일본 최대 포털 '야후 재팬(Yahoo! Japan)'의 시청자 리뷰와 X(구 트위터) 등 소셜 미디어에는 "한국판 박은빈의 압도적인 연기와 비교했을 때 아시다 마나의 연기는 몰입도가 떨어진다", "원작 우영우라는 캐릭터가 가진 귀여움과 천재성이 '미나미는 미나미다'에서는 다소 평범하게 약화됐다"는 비판글이 다수 게재됐다.
반면 "일본 특유의 잔잔한 감성과 매끄럽게 어우러진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시청자도 적지 않다.

연기력 논란을 반박하는 측에서는 자폐가 개별자마다 완전히 다르게 나타나는 '스펙트럼' 장애라는 점에 주목한다. 일론 머스크나 아스퍼거 증후군을 지닌 실존 인물들처럼 겉으로 전형적인 행동 특성이 잘 드러나지 않는 케이스도 존재하는 만큼, 특정 연기 패턴만을 정답으로 규정하는 것은 편견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속 박은빈의 연기를 절대적인 기준선으로 삼기보다 아시다 마나가 보여준 '미나미는 미나미다'만의 또 다른 증상적 표현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는다.
대중문화 평론가들과 전문가들 역시 단순 비교를 경계하는 목소리를 낸다. 한 대중문화 평론가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연기 방식에 하나의 가이드라인만 강요하는 것은 장애에 대한 이해를 오히려 제한할 수 있다"며, "'미나미는 미나미다' 속 아시다 마나의 연기 톤은 자폐의 또 다른 스펙트럼을 현실적으로 반영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논란의 배경에는 한일 양국의 드라마 제작 환경 차이도 크게 작용했다. 한국판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회당 60~70분 분량의 16부작으로 기획되어 인물의 서사와 장애에 대한 묘사를 밀도 있게 다룰 수 있었다.
반면 '미나미는 미나미다'는 일본 방송계의 표준적인 회차 구조인 10부작, 회당 45분 남짓의 짧은 분량과 상대적으로 적은 제작비 규모로 제작되어 캐릭터의 서사를 깊이 있게 풀어낼 시간이 부족했다는 한계가 지적된다.
또한 일본 법정물 특유의 연출 방식과 현지 정서로의 변환 과정도 영향을 미쳤다. 일본 드라마는 과장된 감정 표현보다는 정적인 분위기와 교훈적인 메시지를 강조하는 경향이 강하다. 따라서 한국판 원작의 드라마틱한 요소와 통쾌한 법정 공방이 '미나미는 미나미다'의 현지화 과정을 거치며 다소 밋밋하게 각색되었고, 이것이 아시다 마나의 연기력 부족이라는 시청자들의 오해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현지 언론인 오리콘 뉴스(Oricon News)와 모델프레스(Modelpress) 등은 리메이크작 '미나미는 미나미다'가 원작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세계적인 성공에 따른 높은 기대감 속에서 제작된 점을 짚었다.
현지 매체들은 검증된 K-드라마 IP를 가져와 재해석하는 과정에서 원작 팬들의 까다로운 눈높이를 맞추는 것이 글로벌 리메이크 시장의 새로운 숙제이자 도전 과제로 떠올랐다고 보도했다.
결국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일본 리메이크판 '미나미는 미나미다'를 둘러싼 논쟁은 단순한 연기력 평가를 넘어 글로벌 콘텐츠 현지화의 한계와 장애를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남아있다.
한국판 원작과의 단순 비교에 치중하기보다는 각국의 제작 환경 및 문화적 맥락을 고려한 포용적 관점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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