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만점 ‘안성’에 가자

홍정기 기자 2026. 5. 3.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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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호수 풍경·맨발산행 즐기며 쌓아가는 ‘봄날의 추억’

숭고한 자연이 주는 선물인 봄은 언제나 설레는 여행을 부른다.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계절, 굳이 멀리 가지 않아도 좋다. 도시의 번잡함을 벗어나 자연과 역사, 감성이 어우러진 곳이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안성은 '한 번 가본 사람은 반드시 다시 찾는다'는 명소들로 가득하다. 노을빛에 물든 호수, 맨발로 오르는 산, 입 안에서 사르르 녹는 디저트, 그리고 하늘과 맞닿은 전망대까지.

이제 안성으로 향하는 이유는 분명해졌다. 여기에 지역을 편하게 둘러볼 수 있는 시티투어도 준비돼 눈길을 끈다. 

이에 기호일보는 관광 시즌을 맞아 안성의 놓칠 수 없는 여행지를 살펴본다.

올해 3월 말 개장한 안성시 원곡면 소재 칠곡호수공원의 AI 음악분수.
# 칠곡호수공원 新(신)조…'노을빛과 음악분수로 누리는 감동'해가 질 무렵, 칠곡호수는 조용히 색을 바꾼다.

잔잔하던 수면 위로 노을이 번지기 시작하면, 방문객들의 발걸음도 자연스레 느려진다. 셀카를 찍는 연인과 인생 사진을 찍기 위해 모인 가족, 자연의 미적 순간을 두 눈에 담는 청년 등 각자의 방식으로 추억을 만든다.

안성시 원곡면 일대에 자리한 칠곡호수는 최근 공원 조성을 통해 완전히 다른 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지난 3월 말 문을 연 이곳은 주차장과 산책로, 쉼터, 보행교, 수변데크, 음악분수까지 고루 갖추며, '머무는 호수'로 변모했다. 개장 이후 연일 시민과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곳의 변화는 단순한 정비 수준을 넘어선다. 금광호수 하늘전망대와 연결되는 '호수관광벨트'의 한 축으로, 칠곡호수는 이제 안성을 대표하는 또 하나의 풍경으로 자리잡고 있다.

'노을빛이 아름다운 호수'라는 테마 아래 농업용 저수지였던 공간은 감성과 체류가 공존하는 장소로 재해석됐다. 밤이 되면 공원의 상징인 음악분수 '기억의 빛'이 물줄기를 쏘아 올리며 이곳의 진짜 이야기가 시작된다.

칠곡 호수공원 안내도.
국내 최초로 3.1운동을 주제로 한 음악분수가 127개의 물줄기와 함께 일제히 하늘로 솟구치며, 색다른 장관을 연출한다. '127'이라는 숫자는 1919년 3.1운동 당시, 전국 3대 실력항쟁지로 꼽힌 안성의 역사적 의미가 숨어있다. 당시 실형을 선고받은 안성의 만세운동 참가자 127명을 기리는 것으로 물줄기 하나하나에 선조들을 향한 감사와 존경이 담겨 있다.

워터스크린 위로는 AI 기술로 구현된 독립운동가의 형상이 떠오르고, 동아방송예술대학교 학생들의 연출이 더해지며 장면은 더욱 입체적으로 살아난다. 여기에 지역 초등학생들이 그린 그림까지 어우러지며 분수는 어느새 가슴에 울리는 이야기가 된다.

서울 노원구에서 온 60대 김모 씨는 "지인의 말을 듣고 방문해봤는데, 탁 트인 호수를 보니 마음이 정화됐고, 음악분수는 왠지 모르게 마음이 먹먹해지는 순간이 됐다"며 "아이들과 함께 역사 이야기도 자연스레 나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음악분수는 매주 월요일을 제외한 평일 저녁 8시, 주말 및 공휴일에는 저녁 8시와 9시 두 차례 펼쳐진다. 노을을 바라보며 하루를 정리하고, 분수와 함께 밤을 맞은 코스는 지금 안성에서 가장 떠오르고 있는 여행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늘에서 내려다 본 안성시 삼죽면 소재 국사봉 전망대.
# 삼죽국사봉서 느끼는 신선놀음…'맨발로 산행하고 구름 바다 감상'

해발 444.5m, 그리 높지도 낮지도 않은 산이 있다. 안성시 삼죽면에 자리한 국사봉은 한남정맥의 인증지로, 전국 등산객들 사이에서 이름이 알려진 보석 같은 곳이다.

이곳은 자연과 물아일체(物我一體)가 될 수 있는 맨발산행으로 유명하다. 등산로 입구에 들어서면 신발장과 세족장이 설치돼 있으며, 잘 닦인 흙길에 발바닥이 닿는 순간, 기분 좋은 산행이 시작된다.

지압인지 해방감인지 모를 묘한 느낌이 발바닥에서 온몸으로 퍼진다. 중간중간 쉬어갈 수 있는 벤치가 놓여 있고, 수국 포토존과 바위 포토존도 마련돼 즐거움을 더한다. 힘들면 쉬고, 예쁘면 찍고, 그러다 보면 어느새 정상이다.

국사봉 등산로는 모두 다섯 개 코스가 구축돼 있다. 가장 많이 찾는 입구는 KGC인삼연구시험장(안성시 삼죽면 배태리 산104-1)쪽이다. 1구간(2km·2시간)부터 5구간(4.85km 4시간) 코스까지 취향에 따라 다양한 선택이 가능하다.

삼죽국 사봉을 방문한 등산객들이 맨발로 산행을 즐기고 있다.
이와 함께 국사봉 정상에 올라서면 드넓은 산과 멋진 풍경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조금 더 이동하면 또 다른 명소인 바위전망대가 기다리고 있다. 특히, 바위전망대는 아름다운 일출은 물론, 산봉우리들이 섬처럼 떠오르는 구름 바다 절경을 볼 수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산행 뒤 주변 관광지도 놓쳐서는 안 된다. 3.8km를 순환하는 덕산호수 둘레길, 무료 개방된 동아방송예술대학교 갤러리와 이경순소리박물관, 메타세쿼이아길이 인상적인 풍산개마을 등 국사봉 등산으로 하루 종일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 안성에서만 즐길 수 있는 인생 디저트 多(다)…"먹어봐야 맛을 알아요!"

여행에 있어 먹거리를 빼면 섭섭하다. 안성은 아름다운 호수와 천혜의 자연을 배경으로 곳곳에 특색 있는 카페들이 자리했고, 저마다 자랑하는 디저트를 선보이며, 주말마다 문전성시를 이루는 곳이 많다. 이른바 '카페 투어'를 즐기려는 연인과 가족, 친구들의 발걸음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안성시 양성면 소재 호수 주변 카페 '목적지 나인' 전경.
안성시는 2024년부터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특화 디저트를 발굴해 관광기념품으로 육성하기 위한 '안성맛춤 디저트 공모전'을 개최하고 있다. 최근 공모전을 통해 안성 쌀, 배, 포도, 한우 등을 활용한 디저트들이 탄생하며, 관광객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안성의 디저트가 도시의 브랜드를 바꾸고 있는 이유다.

지난해 공모전에서 선정된 카페 '십삼월'의 '빵오피어'는 안성  배를 활용한 페이스트리로, 바삭한 겉면을 깨무는 순간, 부드럽게 퍼지는 배의 달콤함이 입안을 채우며 은은한 과일향이 여운처럼 남는다.

카페 '온숲' 디저트는 색다른 조합으로 눈길을 끈다. 안성한우로 만든 라구소스와 치즈가 더해진 소금빵은 물론, 안성 쌀 포도롤, 에이드 등이 부드러움과 청량함으로 균형을 맞춘다.

안성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디저트.
전통을 현대적으로 풀어낸 시도도 돋보인다. '오복시루'의 '두텁맛춤'은 쫀득한 식감과 절제된 단맛으로 떡의 매력을 세련되게 재해석했으며, 단호박 인절미와 흑임자 인절미는 고소함과 깊은 풍미를 자랑한다.

이와 함께 '목적지나인'의 '배찰빵'은 안성 배의 풍미를 쫀득한 찹쌀 식감에 담아내 지역 특산물을 새롭게 풀어냈으며, '풍사니랑'의 '풍사니샌드'는 고소한 쿠키 사이에 감각적인 속 재료를 더해 누구나 즐기기 좋은 디저트로 완성됐다.

'꼬르메움'의 '안성맞춤 쌀 쉬폰케이크'도 섬세한 비주얼과 균형 잡힌 맛으로 디저트의 특별한 확장을 보여준다. 또한, '태이'의 미니설기, 안성맞춤 개성주악은 고삼호수의 풍경과 전통한과에서 영감을 얻어, 눈으로 먼저 즐기고 입으로 완성하는 경험을 선사한다.

이처럼 안성의 디저트는 단순히 '먹는 것'을 넘어 여행의 기억을 새롭게 하는 매개가 되고 있다.

# 명불허전 금광호수 하늘전망대…"사랑·우정·화합이 이뤄지는 곳!"

안성의 랜드마크 중 하나인 금광호수 하늘전망대.
안성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에게 금광호수는 반드시 거쳐가야 할 명소이다. 지난해에는 하늘전망대, 박두진문학길, 수변화원 등이 어우러지며 누적관광객 36만명을 기록했다. 이는 자연스럽게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중요한 토대로도 작용하고 있다.

금광호수 하늘전망대는 이름에서 볼 수 있듯, 정상에 올라서면 마치 하늘 위에 서 있는 듯한 기분을 누릴 수 있다. 발 아래로는 잔잔한 호수가 펼쳐지고, 금북정맥의 능선이 파노라마처럼 이어진다. 탁 트인 시야가 주는 개방감은 그간 쌓였던 스트레스와 피로감을 한순간에 날려버릴 수 있는 순간을 선사한다.

이미 하늘전망대의 인기는 SNS 등 온라인 공간에서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방문객들이 직접 촬영한 사진과 영상이 공유되며 입소문을 탔고, 금광호수는 금세 '핫플레이스'가 됐다. 실제로 한 플랫폼에서는 관련 영상이 144만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강원도 원주에서 방문한 20대 이모 씨는 "처음엔 안성에 가는 김에 들른다는 마음으로 가볍게 생각했는데, 직접 와보니 규모와 분위기에 한껏 매료됐다"며 "이곳은 풍경도 아름답지만 사람과 사람을 더 가깝게 만들어주는 공간 같다"고 말했다.

# 가성비·가심비 모두 잡은 안성시티투어로 알찬 여행

마지막으로 운전 걱정 없이 편하게 여행하고 싶다면, 안성시티투어를 추천한다. 올해 봄 코스는 5월까지 매주 주말에 운행되며, 기존 출발지인 서울을 넘어 대전이 새롭게 추가됐다. 충청권 여행자들도 이제 부담 없이 안성 여행에 합류할 수 있게 됐다.

안성시 시티투어 참가 관광객들이 딸기 수확 체험을 하고 있다.
먼저, 서울 출발 코스는 안성 3·1운동 기념관, 안성팜랜드, 남사당 공연, 수확체험 순으로 이어지며, 대전 코스는 안성맞춤박물관, 안성팜랜드, 남사당 공연, 금광호수하늘전망대 등을 방문한다.

이용요금은 서울출발 3만6천900원, 대전출발 2만9천900원으로 가성비도 좋아 해마다 사전 예약이 조기에 마감되고 있다.

안성의 색다른 밤을 느낄 수 있는 야간 코스도 운영돼 눈길을 끈다. 이는 서울에서 출발해 안성시장, 남사당 공연, 금광호수 하늘전망대, 칠곡호수 음악분수 등을 둘러보며, 참가비는 1만9천900원이다. 

오는 10월에는 남사당 바우덕이축제 개최와 연계해 금광호수와 바우덕이축제장, 팜랜드 등을 묶은 기획코스도 운영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이제 안성은 머물고 싶고, 다시 방문하고 싶은 이유가 분명한 여행지로 변하고 있다"며 "호수와 산, 먹거리에 담긴 이야기를 즐기며, 특별한 경험을 누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안성=홍정기 기자 hjk@kihoilbo.co.kr

사진=<안성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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