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서울지도 펴놓고 “대한민국 명백한 적국…거침없이 물리력 사용”

2024. 10. 18.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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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인민군 제2군단 지휘부 방문 “군단 결심 지지”
남북 육로 폭파에 “서울과 악연·동족의식 털어버린 것”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7일 대한민국을 동족이 아닌 타국이자 적국이라며 주권 침해 시 거침없이 물리력을 사용할 것이라고 위협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8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제2군단 지휘부 지휘소를 방문해 ‘서울’이라고 적힌 대형 지도를 들여다보고 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한민국을 동족이 아닌 타국이자 적국이라고 규정하며 주권 침해 시 거침없이 물리력을 사용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이 전날 인민군 제2군단 지휘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 같이 말했다고 18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 군대는 대한민국이 타국이며 명백한 적국이라는 엄연한 사실을 다시 한번 똑바로 새겨야 한다”면서 “우리는 이틀 전 한국 영토와 연결돼있던 도로와 철길들을 완전히 파괴 단절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것은 단지 물리적 폐쇄만의 의미를 넘어 세기를 이어 끈질기게 이어져온 서울과의 악연을 잘라버리고 부질없는 동족의식과 통일이라는 비현실적인 인식을 깨끗이 털어버린 것”이라며 “철저한 적국인 한국으로부터 우리의 주권이 침해당할 때에는 우리 물리력이 더 이상의 조건여하에 구애됨 없이, 거침없이 사용될 수 있음을 알리는 마지막 선고나 같은 의미”라고 말했다.

또 “우리가 이미 천명한대로 만약이라는 전제조건하에서 우리의 공격력이 사용된다면 그것은 동족이 아닌 적국을 향한 합법적인 보복행동으로 된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전날 남북 경의선·동해선 연결 육로 차단 소식을 전하면서 최근 헌법 개정을 통해 대한민국을 적대국가로 규제했음을 공개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계속해서 “한미동맹의 성격이 변이된 조건과 보다 진화된 적들의 각이한 침략적 성격의 군사행동이 우리 국가의 안전에 주는 영향관계는 국가의 핵억제력 강화의 중요성을 더욱 강조하고 그 정당성을 입증해주고 있다”면서 “진정한 평화를 위해 우리 군대는 분명코 더욱 강해져야 하며 반드시 강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제2군단 지휘부를 찾아 대연합부대 연혁소개실을 둘러본 뒤 지휘소를 찾아 군단장으로부터 적정보고를 받고 전투대기태세로 전환한 관하 여단들의 준비태세를 점검했다.

앞서 인민군 총참모부는 남측 군당국의 무인기가 평양 상공을 침투해 전단을 살포했다고 주장하면서 지난 13일 전방 포병연합부대와 중요 화력임무부대에 완전사격준비태세를 지시한 바 있다.

특히 신문은 김 위원장이 ‘서울’이라고 적힌 대형 지도를 책상 위에 펼쳐놓고 지휘봉으로 이곳저곳을 가리키는 사진을 여러 장 공개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한반도 유사시 2군단의 구체적인 서울 공격 작전계획 등을 논의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뒤따른다.

이와 관련 신문은 김 위원장이 여러 문건들을 검토하고 군단이 각이한 정황에 대비한 군사행동계획을 바로세웠다며 군단의 결심을 지지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 뒤로는 대형 모니터에 군사분계선(MDL) 일대를 파란색으로 표시한 한반도 중부 지역 지도와 서북도서 일대로 추정되는 지도가 띄워져 있기도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7일 대한민국을 동족이 아닌 타국이자 적국이라며 주권 침해 시 거침없이 물리력을 사용할 것이라고 위협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8일 보도했다. 최근 대남 비난 성명을 쏟아내고 있는 김여정 당 부부장이 밖에서 회의장 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이런 가운데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같은 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북한이 남북 경의선·동해선 연결 육로 폭파 소식을 전하면서 합동참모본부의 촬영 영상을 무단 도용했다는 지적에 대해 반박했다.

김 부부장은 “멍청이들이 알아들을 수 있게 말해준다면 미국 NBC방송, 폭스뉴스, 영국의 로이터통신과 같은 세계의 각 언론들이 보도한 동영상 중 한 장면을 사진으로 썼다”며 “여기에 무슨 문제가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그러한 각도에서 우리가 찍을 수가 없는 것이고 또 구도상으로나 직관적으로 보기에도 좋고 우리의 의도에 썩 맞더라니 쓴 것”이라며 “한국은 이때까지 우리의 소식을 보도할 때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사진들과 동영상들을 쓰지 않았는가”라고 비판했다.

김 부부장은 그러면서 평양 무인기 침투 사건과 관련 “나라의 안보를 지킨다는 합동참모본부가 직분에도 맞지 않게 사진 따위나 만지작거리면서 망신하지 말고 우리 공화국의 주권과 안전에 엄중한 위해를 끼친 중대 주권침해 도발 사건에 대해 제대로 조사 규명하라”면서 “우리는 대한민국이 우리의 주권을 엄중히 침해했다는 사실을 명백히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들어 연일 대남 비난 성명을 쏟아내고 있는 김 부부장은 김 위원장이 제2군단 지휘소를 방문했을 때 밖에서 밝게 웃는 표정으로 회의장을 들여다보는 모습의 사진이 포착되기도 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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